우리말과 글에서는 쉼표를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그 말과 글의 의미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아빠가 방에 들어가신다' 라는 말을 할 때 아빠가 (쉬고) 방에 들어가신다, 아빠 (쉬고) 가 방에 들어가신다...
어때요? 같은 말인데 어디서 쉬어 주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조금 다르게 들리죠? 그래서 방송을 하는 사람들에게 쉼표는 참 중요합니다.
우리 삶에서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쉬어 줄 때가 언제인지를 알고 잘 쉬어 주는 것! 다시 힘을 내 인생의 길을 달려 나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겠죠?
여기는 여러분의 쉼표 같은 방송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오늘은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강남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정민, 김강남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안 본 사이에 두 분 모두 멋있어지고 예뻐지셨어요. 더운 여름 보양식들도 많이 챙겨 먹던데 두 분은 어떠세요? 보양식은 드셨어요?
이정민 : 저는 밥이 요즘 참 맛있으니까요. 보양식을 따로 챙겨 먹지는 않습니다. 여기서 일상식으로 먹는 것이 북한에서는 보양식입니다.
김강남 : 며칠 전에 삼계탕을 먹는 날이 있었잖아요.
진행자 : 복날이요.
김강남 : 네. 처음엔 이유를 모르고 먹었어요. 이런 날이면 이런 것도 먹어줘야 하는구나. 어렵지 않게 먹을 수 있는 것이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오늘은 제가 기사를 하나 봤는데요. 한국인들이 매운 음식을 좋아하잖아요. 그런데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모험을 좋아하고 운동도 격한 운동을 좋아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교 연구단은 사람의 성격 유형과 매운 음식에 대한 선호도 연관성을 오랜 기간 조사했습니다. 18~45세의 185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위험과 격한 자극에 대한 욕구 정도를 측정했는데 그 결과 '모험을 추구하고 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모험을 추구하고 도전적이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이라면 한번 쯤 솔깃하게 듣게 될 연구 결과죠?
진행자 : 두 분 매운 거 좋아하세요?
이정민 : 청양 고추가 맵잖아요. 그런데 그런 것을 매 끼라고 하기는 그렇지만 매일 먹는 것 같아요.
진행자 : 강남 씨는요?
김강남 : 저도 정말 좋아해요.
진행자 : 보통 남자들이 매운 거 못 드시는 분들도 많던데.. .
김강남 : 저는 무척 좋아합니다. 주제를 말씀하시자마자 공감한 것이 제가 격한 운동을 무척 좋아하거든요.
진행자 : 그렇다면 저는 예외인가요? 저는 매운 음식을 무척 좋아하고 잘 먹어요. 그런데 저는 모험을 싫어해요. 저는 안정적인 것이 좋습니다.
이정민 : 아니에요. 제가 보기엔 모험을 좋아하세요.
진행자 : 그런가요? (웃음) 정민 씨는요?
이정민 : 저도 모험심이 좀 있는 것 같아요. 성격은 뒤도 돌아보고 그런 성격인데 마음만은 남들이 안하는 일, 새로운 일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김강남 : 저도 남들이 안하는 것을 하면 짜릿하고 좋아요.
도전 정신은 다 있지만 도전을 하고 싶은 분야는 두 사람이 조금씩 다릅니다. 정민 씨는 일에 있어서 도전 정신이 강한 편이고 강남 씨는 각 종 운동이 도전 정신을 불러온답니다.
이정민 : 강남 씨는 배에 왕 자도 새겨져 있어요.
김강남 : 북한에서 산에서 나무도 하고 그랬거든요. 거기서부터 노동이 운동이 되다 보니까 자연히 그런 왕 자가 생겨서 남쪽에 왔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우리 셋 다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모험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는데 왜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매운 음식을 잘 먹고 좋아할까요?
흔히 어떤 일에 있어서 도전을 할 때 '한국인의 매운 맛을 보여 주겠어' 라고 표현할 만큼 한식 하면 매운 맛이 특징이죠.
이정민 : 아마도 김치를 많이 먹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우리 땅은 고추가 자라기에 좋은 지대이고요. 그런 매운 고춧가루가 김치에 많이 들어가잖아요.
진행자 : 그래서 매운 것을 많이 먹다보니 모험심이 강해지고 그리 된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각자 알고 있는 아주 매운 음식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이정민 : 저는 청양 고추를 생으로 먹어요. 그리고 불 닭발이나 매운 짬뽕도 좋아하고요. 볶음 채소를 만들 때도 청양 고추를 썰어 넣거든요. 다른 사람들은 매워서 못 먹겠다고 하는데 저는 매운 맛이 중독이 되는 것 같아요. 먹고 속이 아프다가도 며칠 지나면 또 생각이 나거든요.
김강남 : 한국에는 그런 음식이 있나 모르겠어요. 청양 고추를 삶아서 간장에서 졸인 것이 있어요. 그거 진짜 좋아해요.
진행자 : 남쪽에도 비슷한 거 있어요.
김강남 : 우리가 한 민족이라는 것이 분명한 것 같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청양고추 졸인 것 말고 잘 먹는 매운 요리는 없어요?
김강남 : 제가 남새로 하는 음식을 잘 만드는데요.
진행자 : 와! 직접 만든다고요?
김강남 : 네. 그 중에서도 가지 반찬을 잘 만들어요. 누나가 하는 것을 따라하는데 저는 청양 고추를 가로 썰기 해서 같이 넣어요. 그렇게 먹으면 정말 맛있어요.
진행자 : 본인이 그렇게 응용하신 거예요?
김강남 : 청양 고추를 제 입맛에 맞춰서 하나 둘 넣다보니 5: 5비율로 가지와 고추를 넣게 되더라고요.
진행자 : 저는 몸이 좀 안 좋으면 밥 보다 면을 먹는데요. 마늘을 정말 많이 넣어요. 그래서 눈물 콧물 쏙 빼고 먹으면 개운해 집니다.
이정민 : 마늘과 고추에 있는 성분이 같은 건가요?
권지연 : 캡사이신?
'캡사이신'은 고추의 매운맛을 내는 성분입니다. 약용과 향료로 이용되고 진통제로도 쓰이고 비만 예방에도 도움을 주죠. 반면 마늘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은 '알리신'이라고 하는데 피로나 스트레스 회복에 도움을 줍니다. 둘 다 우리 몸에 좋은 음식임은 틀림이 없는 것 같죠?
권지연 : 남쪽에서는 감기 걸리면 소주에 고춧가루 넣어서 마시라고 하기도 합니다.
이정민 : 제가 생각할 때는 그렇게 하면 속을 버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지연 : 그건 검증이 안 된 말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매운 음식을 먹으면 정신이 번쩍 나죠.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알코올과 캡사이신의 영향으로 혈액순환이 활발해져 땀구멍이 열리고 땀이 잘 나서 감기가 완화되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데요. 실제로 열이 내려가거나 바이러스가 죽지는 않습니다. 잘못된 민간요법이지만 남한 사람들이 얼마나 매운 음식을 선호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진행자 : 북에 계신 분들도 매운 음식 좋아하나요?
이정민 : 좋아하죠. 그런데 고추 생산량이 적어요. 고춧가루가 귀해서 약처럼 먹을 정도로 그랬습니다. 거기는 워낙 없어서 못 먹으니까요. 전에 제가 아는 아저씨가 저희 집에 놀러왔는데 냉수에 고춧가루를 풀어서 먹는 거예요. 과연 속이 괜찮을까? 싶은데 괜찮더라고요. 없으니까 생겼을 때 많이 먹자는 생각이었던 것 같습니다.
진행자 : 그런데 매운 음식을 너무 많이 먹으면 위가 탈이 날 수도 있으니까 매운 음식 적당히 드시고 다음에 더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민, 김강남 : 감사합니다.
더운 여름입니다. 지치고 무기력해지는 날씬데요.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모험심 많은 우리들입니다. '이 정도 더위쯤이야!' 하는 맘으로 오늘 하루도 무언가에 도전하며 열정적으로 열어가기를 기대합니다. <청춘만세> 여기서 마칩니다.
진행에 권지연 이었고요. '나우'의 이정민, 김강남 씨와 함께 했습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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