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 기초노령연금?

서울역에서 열린 '노후를 지키기 위한 국민연금 1045운동' 전국캠페인 선포식에서 참가자들이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서울역에서 열린 '노후를 지키기 위한 국민연금 1045운동' 전국캠페인 선포식에서 참가자들이 카드섹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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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 태극기 달아야지" 아침 일찍부터 어린 조카가 달려와 태극기를 달라고 아우성입니다. 그 때서야 떠올랐죠. '아! 오늘이 광복절이구나' 남쪽은 광복절 날 집 앞에 태극기 답니다. 어떻게 이 날을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인지... 나라를 찾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들어서 그 분들의 이름을 한 분 한 분 불러왔습니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구, 김좌진, 윤동주, 이봉창, 권기옥 등...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으로부터 나라의 주권을 되찾은 날입니다. 68년 전 이날의 기쁨을 남과 북이 함께 손잡고 누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늘 하루만큼은 "대한 독립 만세"를 목 놓아 외치고 싶은 곳,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강남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정민, 김강남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우리가 한 달에 한 번 씩 토론을 하는데요. 오늘이 그 날입니다. 정민 씨가 보통 말솜씨가 좋은 게 아닌데 우리 강남 씨는 또 돌직구를 날리거든요. 오늘 토론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오늘 주제는 박근혜 정부의 핵심 공약이었던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인지 아세요?

이정민 : 노인 연금이요?

진행자 : 북한에는 노인 연금 같은 제도가 있나요?

이정민 : 북한의 사회보장제도라고 먼저 시행이 됐습니다. 무조건 단계별로 국가에서 나오는 돈이 정해져 있는데 지금은 받는다고 해도 생황에 도움이 하나도 안 되죠.

진행자 : 있으나마나한 제도가 된 거네요.

김강남 : 저희 할머니도 연금을 받으시던데 그걸 가지고 사탕 하나도 못 사드시더라고요.

남한의 기초노령연금은 만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70%에게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주는 제돕니다. 격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국가와 자녀들에게 헌신해 온 지금의 노인들은 대부분 노후 대비를 제대로 할 수가 없었는데요. 노인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자녀들의 부양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복지 제도입니다.

진행자 : 네. 65세 모든 노인들에게 월 20만원, 200달러씩 지급하겠다고 복지 공약을 세웠었죠. 그런데 지금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복지 분야에 일들이 많다보니까 노인들에게 그만큼 줄 돈이 없는 거죠. 그래서 소득하위 70%이하만 주겠다고 바꿨습니다. 약속을 꼭 지켜야한다고 생각하시면 오른 손을 들어주시고요. 아니다 현실에 맞게 공약을 고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면 왼손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정민 씨는 오른손을, 강남 씨는 왼손을 들었습니다.

진행자 : 정민 씨는 반드시 지켜야한다. 강남 씨는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강남 씨부터 의견을 말씀해보시죠.

김강남 : 다리 뻗을 자리를 보고 다리를 펴라는 말이 있듯이 국가의 잔고가 없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후대들을 위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중에 젊은이들이 그만큼 고생을 한다는 것이죠.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약속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융통성 있게 바꿀 수도 있다는 생각이네요. 정민 씨는요?

이정민 : 저는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약을 하기 전에 지킬 수 없는 약속이면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하고 했으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강남 씨의 말처럼 나라의 살림살이가 걱정되면 안 할 수도 있겠지만 탈세한 분들도 많은데 그런 분들의 돈을 꼭 받아서라도 지켜야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는 것은 다 60대 ,70대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저도 늙으면 그 돈을 받을 거잖아요? 약속은 지켜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우리 정민 씨는 단호하시네요.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게 해드리고 싶을 정돕니다.(웃음) 그런데 이 공약이 처음 세워질 때부터 65세 모든 노인들에게 준다고 하면 부유한 노인들한테까지 줘야하느냐... 그래서 나는 처음부터 그 공약 자체에 반대했다는 주장을 갖고 계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정민 : 대한민국은 소득을 한 눈에 볼 수 있잖아요. 소득을 정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게 하면 노인들이 대부분이 포함된다고 생각해요.

진행자 : 정말 돈 많은 소수의 몇 명만 빼고는 다 줘야한다는 거네요. 강남 씨는요?

김강남 : 지금 저희한테는 전문적인 통계 자료가 없으니까 그건 전문가들의 몫이고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 거예요. 그 공약을 해서 대통령이 됐다고 할지라도 현실에 맞게 하는 것이지 안 지키는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최근엔 복지 공약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세제개편안까지 새로 나왔습니다. 새로 짜여 진 세제 개편안에 따르면 연 소득 5천5백만원, 약 5만 달러 이상을 받는 근로 소득자들은 앞으로 세금을 더 내게 되는데요. 거리에서 만난 남쪽 시민들의 의견을 잠시 듣고 오시죠.

INS - 그러면 중산층부터 더 내야하는 건데 물가도 계속 오르고 살기 힘들어요.

INS - 어쨌든 복지에 쓰는 거잖아요. 다 나중에 나도 받게 되는 건데 엄청나게 오르는 것도 아니고 그 정도는 낼 수 있는 거 아닌가요?

INS - 복지를 반대할 이유가 없죠. 그런데 일방적으로 해라가 아니라 홍보도 하고 국민들을 납득시켜 줬으면 좋겠어요.

복지 증대와 함께 세금도 더 부담해야 하는 것에 대해 찬반 의견이 팽팽한데요. 이 부분에서도 정민 씨와 강남 씨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진행자 : 듣다보면 두 분 생각이 이런 점에서도 갈리는 것 같아요. 정민 씨는 약속을 지키는 것이 젊은이들에게도 이익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고 강남 씨는 그 사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젊은 사람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거든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이정민 : 제가 학교에서 배웠는데요. 대표적인 복지 국가인 스웨덴은 세금율이 50%이랍니다. 200만원을 월급으로 받으면 100만원을 세금으로 낸다는 것이죠. 하지만 젊은이들이 뭐라고 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그 세금이 걷어져서 본인들이 이익 될 수 있는 부분에만 쓰인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대한민국은 세금이 완전히 투명하게 쓰이지 않잖아요. 오히려 그런 부분을 조정할 필요가 있지 복지는 사회에 활력을 불어 넣어 준다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앞으로 대한민국이 발전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강남 : 저는 무조건 약속을 지키면 그것이 독이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그 이유는 한 달에 월급을 200만원 탔다고 하면 생활비 나가는 것은 한정돼 있잖아요? 그만큼 세금을 많이 내야하니까 생활에 타격을 줄 수 있고요. 약속은 지켜야하는 것은 맞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봐줘야 한다는 것이죠.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이런 거는 이해를 해줘야 선진국이라고 생각해요.

이정민 : 그러면 강남 씨는 나이 들어 부양할 사람이 없어요. 그래서 본인이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김강남 : 저는 제 생각을 말했을 뿐이고요. 지금 경제 상황이 힘드니까 우리가 함께 짊어져야한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는 정부에서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중적으로 지원을 했으면 좋겠고 그런 사람들이 대상이 된다면 저는 아깝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조정하는 것은 정부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진행자 : 정민 씨는 아주 부유한 소수만 빼고 다 줘야한다. 강남 씨는 아주 어려운 분들에게만 집중적으로 줘야한다는 건데 정민 씨 생각이 바뀌지 않나요?

이정민 : 아뇨. 전혀 안 바뀝니다. 저는 제일 중요하게 봤던 공약 중에 하나거든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그래서 무척 아쉽습니다.

진행자 : 그러면 발언의 기회를 드립니다. 내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을 만났다면 이 사안을 어떻게 풀어가셨으면 좋겠는지 대통령께 고합니다!

이정민 : 떨리고요. (웃음) 북한에서 김정은에게 고합니다... 이렇게 했으면 바로 정치범 수용소에 갔을텐데 이런 날까지 온다는 게 뜻 깊고요. 박근혜 대통령을 뵙는다면 살기 좋은 대한민국은 가슴 아픈 사람이 없는 나라여야 한다는 거죠. 가난을 구제해 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은 보장된 나라여야하고 그 기본 중의 하나가 노인 연금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준다고 해서 나라의 예산이 많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 20만원을 노인들이 어디에 쓰겠어요. 모으지는 못한단 말이죠. 다시 물건을 구입하는데 쓰일 것이고 내수 경제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진행자 : 제가 아는 할머니들은 쌈짓돈으로 만들던데요. (웃음)

이정민 : 그런 경우라도 그 분들이 돌아가시면 또 국가에 돌아오고 그런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세금이 새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국가의 현실이 어려워서 단번에 실행을 못 하시더라도 임기 끝나기 전에 단계적으로 실행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김강남 : 다 사람 사는 세상이니까 다 좋은 날만 있을 수도 없고 이해라는 것이 존재하는데 상황이 좋아지면 공약을 현실화 시켜서 국민들에게 지켜 주시면 좋겠고요. 저는 대통령이 시장에 나가서 상인들과 손잡고, 그런 모습이 좋거든요. 행동도 중요하지만 국민들 앞에 공약을 못 지키는 이유를 자세히 말해주고 투명하게 다가서 주십시오.

진행자 : 우리가 노인이 됐을 때는 이런 공약들이 다 지켜지고 노인과 젊은이들이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위치에서 다 열심히 살아야겠죠.

모두 함께 : 청춘만세!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 수만 가지 생각들이 존재하는 남쪽입니다. 조금씩 더 타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타인의 손을 잡아 주면서 남쪽의 민주주의는 그렇게 성숙해지고 있는 거겠죠?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까집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