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에는 '심심풀이 땅콩'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심심한데 땅콩이나 먹는다는 의미겠죠? 하지만 땅콩이 얼마나 영양가 있는 음식인지 알면 깜짝 놀랄 텐데요. 몸 세포의 노화를 늦춰주는 항산화 작용뿐만 아니라 당뇨병, 암 예방 등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땅콩에 대해 알고 나니 '심심풀이 땅콩' 이렇게 말할 수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땅콩처럼 알맹이가 꽉 차고 고소한 방송, 여기는 <청춘만세>고요. 저는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윤미 씨와 함께 합니다. 몇 년 전부터 남쪽에서는 어려보이는 얼굴, 동안 열풍이 불고 있는데 오늘은 이 얘기 나눠봅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지철호, 김윤미 : 안녕하세요.
진행자 : 오늘 주제는 세 명의 공통점에서 찾아봤습니다. 바로 동안열풍입니다. (웃음)
김윤미 : 동안이라고 하면 북에 계신 분들은 무슨 말인지 이해하실까요?
지철호 : 북에서는 애 티 난다고 합니다.
진행자 : 동안이라는 말은 남쪽에서 어려보이는 얼굴을 뜻하는데요. 남쪽에서는 어느 순간부터 예쁜 것보다 어려보이는 것을 선호하게 됐습니다. 왜 그럴까요? 어려보이는 사람이 좋은 것 같아요?
김윤미 : 그럼요. 텔레비전에서 보면 50대 아줌마가 20대처럼 보이고 그러면 부럽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어린 애들은 성숙해 보이려고 애 쓰는 것 같은데 그러다가 20대 후반이 되면 어려보이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제가 제 입으로 말하기 쑥스럽지만 저도 어려보이는 편이잖아요.
김윤미, 지철호 : 인정합니다.
진행자 : 그런데 저는 어려보이는 얼굴이 20대까지는 싫었어요. 이제는 좋지만요. 그때는 사회생활 할 때 어려보이니까 무조건 반말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 것이 기분 나빴어요. 철호 씨가 왠지 할 말이 많아 보이네요.
지철호 : 제가 남쪽에 와서 처음 학교에 갔던 날, 한 아이가 저에게 갑자기 반말을 하는 거예요. 어떤 여자애가 "너 내 옆에 앉아" 이래서 "네" 하고 앉았는데 "너 몇 살이야?" 라고 물어서 "25살인데요..." 했더니 굉장히 미안해하더라고요. (웃음) 대학 가서도 같은 경험이 있습니다.
어려보이는 것이 꼭 다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쪽에선 남녀를 막론하고 어려보이는 얼굴, 동안을 선호하는데요. 20-30대 여성들뿐 아니라 중년 남성들에게도 최대 관심사가 됐습니다. 그럼 남한 사람들이 왜 이렇게 동안을 선호할까요?
일단 젊음을 오래 간직하는 것은 인류가 오랫동안 소망해 온 것이고요. 또 모든 게 빠르게 변하는 현대에선 노인의 성숙함보다 변화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젊은이들의 적응력이 더 높게 평가됩니다.
동그란 얼굴형, 크고 똘망똘망한 눈, 작고 도톰한 입술, 깨끗한 피부... 이런 것들이 모두 동안의 조건으로 꼽히는데요. 그렇다면 동안은 타고 나는 걸까요? 아니면 관리를 통해 얻게 되는 걸까요?
진행자 : 전에 동안 대회에서 상 받은 분이 하는 말을 들었는데요. 그 분은 세수할 때 절대 얼굴에 자극을 주지 않는다고 해요. 그리고 고현정 씨, 남쪽의 대표 동안 배우인데 추워도 온풍기는 틀지 않고 운동하면 힘들어서 찡그리게 되니까 운동도 하지 않는다고 해요.
동안을 위한 세안 법, 음식, 화장술, 옷 입는 방법 등... 동안이 되기 위한 방법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이런 것들을 실천하며 애쓰는 걸 보면 타고 나는 것도 있지만 관리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철호 : 저는 여기 와서 동안이라는 말을 들을 때 행복했어요. 북에서는 엄마, 아빠들이 30, 40대만 되도 여기 60대, 70대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보여요. 항상 힘들게 일만하다보니까 늘 자글자글하고 그랬는데 여기 와서 잘 먹으니까 피부도 좋아지더라고요. 그리고 여기서 남자 화장품도 선전 많이 하잖아요.
진행자 : 윤미 씨는 원래 동안 이었을 것 같은데요?
김윤미 : 저도 어릴 때는 나이 들어 보였어요.
진행자 : 그래요? 믿기지 않아요. 얼굴형 자체가 어려보이는 편이거든요.
김윤미 : 중국에서는 일부러 나이를 깎아서 말했었거든요. 26살인데 20살이라고 속이고 혼자서도 저 스스로한테 주문을 걸고 살았는데 얼굴이 정말 어려지는 것 같았어요. 점차 제가 어려보이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진행자 : 두 분의 공통점이 북에서보다 남쪽에 와서 더 어려진 경우인 것 같습니다.
김윤미 : 먹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제 동생도 피부가 정말 안 좋았는데 여기 와서 잘 먹고 북한처럼 심한 노동을 안하다보니까 피부가 좋아졌어요. 제가 늘 그래요. "너 정말 때 많이 벗었다" (웃음)
진행자 : 먹고 마시는 물, 음식, 환경,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고요. 머리 모양도 중요합니다. 저는 35살 넘으면서 동안이 되기 위해 앞머리를 잘랐습니다.
김윤미 : 저도요. (웃음)
어려지고, 어려보이고 싶은 사람의 마음... 하지만 사람들은 왜 어려 보이려고 애쓰면서 마음의 동안, 동심을 잃는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을까요?
진행자 : 얼굴의 동안도 좋지만 마음의 동안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철호 : 어려운 일이 있어도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면 잊고 웃으려고 노력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김윤미 : 삶이나 생각이 얼굴에 나타나잖아요.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가 있는 것 같더라고요. 낙관적으로 살고 많이 웃고 상황이 안 좋아도 웃으면서 극복하면서 살아하는 습관을 가지면 얼굴도 예뻐지고 웃으면서 살면 오히려 일도 더 잘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맞습니다. 그리고 철호 씨가 이제 한국을 잠시 떠나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갖게 되는데 청취자들에게 인사 한마디 해주시죠.
지철호 : 제가 보상을 원하고 한 것이 아니라서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 8개월 동안 열심히 공부하고 더 멋진 모습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진행자 : 철호 씨의 진심이 담긴 말이 잘 전달 됐으리라 생각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뵙겠습니다. 모두 함께 : 청춘만세!
어린아이는 하루에 500번 이상 웃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어른이 되면 하루에 15~16회 정도밖에 웃지 않는다고 해요.
상황이 조금 안 좋아도 어린아이처럼 천진하게 웃어보세요. 웃음이라는 보약으로 10년은 더 젊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까집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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