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의 리더십 ‘명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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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쪽에는 ‘명량’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기업인들 사이에서도, 그리고 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명량’은 요즈음 상영되고 있는 남쪽 영화 제목입니다.

영화 ‘명량’은 해만 뜨면 신기록을 세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지난 18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누적 관객 수 1462만 명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2014년 5월 기준, 대한민국 국민은 5121만 명인데요, 3명 가운데 1명꼴로 영화 ‘명량’을 관람한 셈입니다.

(뉴스보도) 영화 명량이 관객 1,300만을 넘기며 한국영화의 흥행기록을 다시 써 나가고 있습니다. / 명량이 역대 최고 흥행 영화로 등극했습니다. 1,024 억 원의 매출을 올려 한국 영화로는 처음으로 매출 천억 원도 돌파했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영화 명량이...

‘명량’은 1597년 임진왜란 6년, 이순신 장군이 12척의 배로 330척에 달하는 왜군의 공격에 맞서 싸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전쟁 ‘명량대첩’을 그린 정통 사극입니다. 개봉 첫날부터 68만 명이라는 역대 최고 관객 수를 기록했고 하루 관객 수가 125만으로 역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는데요. 앞으로도 기록 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열풍에 맞춰 오늘은 이순신 리더십을 담고 있는 영화 ‘명량’ 에 대해서 이야기 나누어볼게요.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재동, 김강남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정민, 김재동, 김강남 : 네. 안녕하세요.

진행자 : 어떻게들 지내셨어요? 건강 하시죠, 다들?

이정민 : 네. 그럼요.

진행자 : 왜 남한에서는 ‘명량’ 이라는 이 영화가 화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이정민 : 저는 보지는 않았는데요, 본 사람들의 인터넷 댓글을 보면 애국심이 솟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영화의 주제나 내용들이 현실과 대비해서 대리 만족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충분히 잘 주는 것 같아요. 정부의 실망스러웠던 부분이나 이런 것들을 이순신 역할을 통해서 통쾌감을 느끼는 것 같아서 그래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재동 씨. 남쪽 청년들은 어때요? 이 영화에 대해서?

김재동 : 저도 봤고, 본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을 이야기 해보자면 국민들이 보고 싶어 하는 부분, 그런 부분이 조금 시원하게 나타났다는 점이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또 우리나라가 북한이나 남한 가릴 것 없이 일본에 대해서 민감한 국가잖아요. 역사적으로 우리가 대승을 거뒀던 사건인데 12척만으로 정말 저렇게 대승을 거뒀을까? 거북선이 없었는데 어떻게 이겼을까? 궁금한 점이 많았거든요. 어쨌든 시원했고 통쾌함도 있으면서 볼거리는 어느 정도 갖추었다고 생각합니다.

내레이션 : 영화 ‘명량’은 일분 수군과 조선 수군의 전시 상황을 담고 있습니다. 1592년에서 1598년 사이의 조선은 선조 임금 시대로 일본의 잦은 침략을 받게 됩니다. 당시 일본은 시국이 불안정했고 내부적인 결속을 다지기 위해 조선을 침략한 것인데요, 이때 조선의 바다를 지키던 수장이 바로 이순신이었습니다.

진행자 : 북쪽에서도 역사 교과서라고 해야 할까요? 교육적으로 계속 알려주고 있나요?

김강남 : 역사가 좀 달라요. 한국에 오자마자 공부를 하기 위해 중학교 교과서를 봤어요. 한국사를 보긴 했었는데 역사가 다르더라고요. 북한에서는 이성계를 나쁘게 보아요. 나쁘게 보는 이유가 고구려를 망하게 한 역적이라고 말하거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엄청 자랑하더라고요. 거기서 혼란이 왔었어요. 그리고 한국에서는 이순신을 왜적을 물리친 장군이라고 교육하잖아요. 100을 가르친다고 했을 때 북한에서는 가르치기는 가르치는데 하나를 가르친다는 차이가 있어요. 북한에서 말하는 장군은 차이가 달라요.

이정민 : 장군이라는 표현보다는 장수라고 많이 하죠. 오래 사는 사람을 장수한다고 하는데 장군들을 장수라고도 해요.

김강남 : 네. 칼을 찬 장수라고 생각하고요. 김일성, 김정일을 장군님이라고 하는 것은 아예 다른 관념으로 생각해요. 하늘과 같은 장군님 이렇게 상상을 하고 그 사람들은 그냥 칼을 차고 힘이 세고 사람을 남보다 많이 죽이고 그런 사람으로 생각하는 차이가 있어요.

내레이션 : 장군이라는 용어에 대한 남과 북의 차이가 느껴집니다. 북에서 말하는 장수의 개념으로 본다면 이순신은 ‘명장’ 이라 할 수 있겠는데요, 그를 장수중의 장수! 장군 중의 장군이라 하는 이유는 바로 영화 ‘명량’ 속에 있습니다.

<영화 현장 소리>

이순신 - 아직 신에게는 12척의 배가 있사옵니다. / 이순신 부하 - 이 싸움은 불가합니다!! / 이순신 - 만일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말이다. 더 이상 살 곳도 물러설 곳도 없다. 전군! 출정하라! / 이순신 아들 - 아버님은 왜 싸우시는 겁니까? / 이순신 - 의리다! / 이순신 아들 -저토록 무렴치한 임금한테 말입니까? / 이순신 - 무릇,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을 쫒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 / 이순신 아들 - 임금이 아니고 말입니까? /이순신 - 백성이 있어야 나라가 있고 나라가 있어야 임금이 있는 법이지.

내레이션 : 영화 속 시대적 배경은 1597년 정유년인데요, 당시 이순신 장군은 선조 임금의 눈 밖에 나 있습니다. 백성들은 임금인 선조를 섬기고 따르는 것이 아니라 이순신을 더 따르고 있으니 심기가 불편했고요. 선조의 아들 광해가 무과시험을 치르겠다며 수군들을 올려 보낼 것을 명하자 ‘전시 상황이라며 본인이 직접 무과 시험을 치르겠다’ 하고 답했으니 바로 역적이 된 것이죠. 이런 이유로 이순신은 백의종군, 그러니까 벼슬이 없는 말단 군인으로 신분이 강등되고 원균 장군이 수장이 되어 부산에서 ‘칠천량 전투’가 치러집니다.

원균 장군은 이 전투에서 160여 척의 수군 중 148척이 완파당하며 대패하고 맙니다. 겨우 12척만 후퇴에 성공한 것이죠. 이러한 상황에서 선조는, 이순신을 경상·전라·충청도 등 3도의 수군을 지휘 통솔하는 수군 총사령관으로 다시 불러들입니다. 그리고 이순신은 남아 있던 12척의 배를 가지고 330척의 일본 수군을 상대합니다. 누구도 이길 것이라 생각지 못했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지요.

진행자 : 왜 지금 남한에서 이 영화가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김재동 : 아무래도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이순신 장군 그만이 가지고 있는 힘! 요즘 용어로 말하자면 카리스마라고 할 수 있겠죠? 리더십! 그런 지도력을 보고 국민들이 느끼는 통쾌함, 대리만족 그런 것도 느낄 수 있는 것 같고요. 대통령이나 국회의원들한테 실망하는 부분을 이순신 장군을 통해서 찾고 싶어 하는 그런 마음도 섞여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북쪽에서는 리더십을 뭐라고 표현하죠?

김강남 : 지도력이요.

진행자 : 그렇다면 이 영화가 북한에 있는 동포들에게 상영이 된다면 볼 수 있을까요?

김강남 : 재미있을 것 같아요. 남이나 북이나 일본의 통치를 받았잖아요. 그런 원한이 있어서인지 이 영화는 북한에 가서도 흥행의 손색이 없을 것 같아요. 배경 자체가 조선 시대 배경이다 보니까요. 한국의 일반적인 생활을 배경으로 하게 되면 잘 사는 경제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안 되지만 조선시대 배경을 그대로 썼기 때문에 흥행할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겠나 싶어요.

내레이션 : 영화 ‘명량’이 남쪽에서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실존 인물 이순신 장군을 통해 리더십을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 애민정신을 밑바탕으로 원칙을 내세우되 솔선수범을 보여 신뢰를 얻은 지도자 이순신! 어쩌면 지금 우리가 바라고 원하는 지도자의 모습이기에 문화와 경제, 사회, 정치 분야 전반에 걸쳐 이순신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백성을 향하는 이순신의 마음은 죽은 군졸들 제사 지낼 때 쓴 글로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하들을 위로하고 사랑하는 일, 나에게는 그런 덕이 모자랐노라. 그대들의 넋들을 한 자리에 부르노니 여기에 차린 제물을 받으시라.”

이정민 : 들어보니까 열심히 밑에서 따라 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 가능했던 것 같아서 우리도 누가 이끌면 따라가는 거라도 잘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김강남 : 영화를 보면 독불장군이 없다고, 이순신 장군도 현명하지만 백성들도 따라줘요. 이순신 장군이 위험에 처했을 때 백성들이 구해줘요. 백성들이 따라주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백성들하고 이순신 장군의 호흡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이순신 장군이 위험할 때는 백성들이 이순신 장군을 구해주고 백성들이 위험할 때는 이순신 장군이 그들을 이끌어서 살려주고. 우리가 원했던 내용이고 좋았어요.

이정민 : 저는 듣다보니까 배를 100척을 물리치는 장군이 아니고 지금 현세에 나온다면 남북을 통일할 수 있는 능력을 주는 그런 사람을 줬으면 좋겠네요.

시민컷 : 안보면 안 되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고. 말이 필요 없습니다. 소름이 많이 돋아가지고. 애국심이 더 생기는 것 같고. 괜히 울컥울컥하고 심장이 요동쳐서 주체할 수 없었는데 아직도 그 감동이 남아 있는 것 같고. 요즘 들어 최고의 걸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너무 멋진 영화였습니다. 정말 감동적이었고 지난 역사에 대해서 다시 되새겨 보는 영화였습니다.

내레이션 : 영화 ‘명량’을 본 많은 사람들은 말합니다. 위기의 순간에 절실한 리더십! 강한 지도력을 갈구하는 열망이 표출된 것이라고요. 패배의 어두운 그림자, 죽음의 공포가 가득한 가운데에서도 이순신은 ‘12척 밖에 없다’가 아니라 ‘아직도 12척이 있다’고, 죽을힘을 다하면 ‘오히려’ 해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160 여척의 일본 수군을 보고 두려움에 떨고 있는 조선 수군에게 “군법에 죽고 싶으냐! 물러나 도망가면 살 것 같으냐!” 라며 원칙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이처럼 영화 ‘명량’을 통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이순신의 지도력’은 원칙주의입니다. 두려워서 나서지 못하는 수군들에게 솔선수범을 보이며 전투에 참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그의 원칙 속에는 신뢰가 녹아 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이 바라는 지도자는 어떤 모습인가요? 남한의 시내 한복판, 광화문 도로 위에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기념사진 찍으면서 오늘 이야기 나눈 영화 ‘명량’에 대해서 대화할 수 있는 그날을 상상해 봅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