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1) 남한의 편리한 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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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번 주말부터 추석 연휴를 준비하는 분들이 계실 텐데 특히 이번에 길게는 열흘 연휴라서 많은 사람이 이동할 거예요. 클레이튼도 친구 만나러 전주에 갈 테고, 광성 군은 집이 대구잖아요. 광성 : 명절 때마다 걱정이에요. 사람이 너무 몰려서 기차표를 구할 수가 없어요. 추석 당일에도 사람이 많거든요.

진행자 : 한 달여 전부터 추석 기차표 예매가 시작됐는데 그때 사기는 거의 힘들죠.

광성 : 그때 보면 기차표 사려고 역에서 자면서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요.

예은 : 요즘은 인터넷에서 예매할 수 있는데 그것도 전쟁이에요. 6분 만에 거의 매진된대요.

클레이튼 : 사람이 너무 몰려서 인터넷 홈페이지가 먹통이 돼요.

예은 : 자동차로 가기에는 너무 오래 걸리고.

진행자 : 명절만 되면 남한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기사가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이잖아요. 북한에서도 똑같은 명절이고, 이런 기사를 간접적으로나마 접하실 수 있을 텐데 '민족 대이동'이 피부에 와닿는 표현인가요?

광성 : 좀 의아하실 거예요. 북한에서는 추석에 길어야 이틀 쉬는 데다 어디로 이동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 거예요. 북한에서는 예를 들어 회령시라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대부분 회령에서만 살거든요. 성묘도 같은 시 안에서 해결되고, 어디로 가고 오는 게 없어요.

진행자 : 같은 시에 있는 친척 댁에만 찾아가는 정도네요. 남한에서는 대학이나 직장 때문에 다른 도시, 특히 수도권으로 많이 오니까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이 명절만 되면 고향에 가느라 민족 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거든요. 클레이튼은 한국에 오기 전에 이런 모습을 알았어요?

클레이튼 : 아니요, 전혀 상상 못했어요. 미국에서도 명절 되면 많이 이동하는데 한국이랑 비교가 안 돼요. 명절에 서울은 아무도 없는 유령도시 같잖아요. 그런데 미국은 뉴욕이나 LA 등 대도시에 명절 때도 사람 많고 다른 도시로 많이 이동하지도 않아요. 이런 민족 대이동은 처음 봤습니다.

진행자 : 2016년 추석 연휴 기간 도로를 이용한 하루 평균 교통량이 440만 대였다고 해요. 연휴가 사흘이라면 그 전후로 이동한 사람들도 있고, 이건 도로만 이용한 수치잖아요. 기차나 비행기, 배로 이동한 사람들도 있으니까 이동량이 어마어마한 거죠. 그리고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주요 간선도로를 대상으로 교통량을 조사했는데 하루 평균 교통량이 만4500여 대라고 해요. 그러니까 연휴 때뿐만 아니라 항상 붐비는 거예요.

여러분 해외에도 자주 나가고, 미국에서, 북한에서 온 사람도 있으니까 대한민국의 여러 가지를 비교하게 되잖아요. 개인적으로는 다른 건 몰라도 대중교통, 교통망이나 교통수단은 남한이 참 잘돼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요?

광성 : 잘돼 있죠. 북한에서 살다 왔을 때 일단 버스나 지하철이 아주 잘돼 있으니까 어디나 쉽게 이동할 수 있었어요. 남한에서 10년을 살면서 이런 것들에 익숙해졌는데 2014년에 미국에 갔더니 교통이 편리하지 않아서 너무 불편하더라고요.

진행자 : 미국 어디로 갔나요?

광성 : 텍사스요.

진행자 : 어려운 데로 갔네요(웃음).

광성 : 많은 도시에 지하철은 있는데 남한처럼 체계적이고, 노선도 많은 곳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남한이 대중교통은 잘돼 있다고 느꼈죠.

클레이튼 : 그리고 한국보다 비싸죠. 제가 한국에 온 지 오래됐잖아요. 사람들이 남한의 어떤 게 가장 좋으냐고 물어볼 때가 있는데 항상 대중교통을 얘기합니다. 제 고향인 켄터키주에도 버스는 있는데 타본 적이 없습니다(웃음). 남한이 훨씬 잘돼 있어요. 싸고, 배차 간격이 짧아서 자주 다니고. 제가 시골에서도 자전거 많이 타고 등산도 했는데 사람이 잘 다니지 않는 시골에서도 버스를 탈 수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편하죠.

진행자 : 가격이 보통 1200원, 1달러 정도니까 굉장히 저렴한 편이고 환승이 무료잖아요.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탈 때나 이 버스에서 다른 버스로 갈아탈 때 무료니까 그런 점은 참 좋더라고요.

클레이튼 : 제가 처음에는 그걸 몰랐어요. 버스에서 내려서 지하철 타면 무조건 요금이 또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1년간 지하철역까지 자전거를 타고 이동했는데 어느 날 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탔는데 요금이 더 안 나오더라고요. 신났어요(웃음). 그리고 지하철로 이동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어요.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2~3천 원에 이동할 수 있어요.

진행자 : 지금 서울은 지하철이 1호선부터 9호선까지 있고, 클레이튼이 말한 것처럼 서울에서 강원도로 연결되는 경춘선도 있고, 분당선, 신분당선처럼 다른 도시로 이동하는 것도 있고, 인천이나 수원으로도 지하철로 갈 수 있죠.

수도권뿐만 아니라 명절이 되면 지방에 가야 하고, 일 때문에 멀리 출장을 갈 수도 있잖아요. 좀 더 광역적인 교통수단은 어떤가요?

예은 : 대표적으로 기차가 있고, 기차에서 더 발전한 게 고속기차라고 KTX가 있어요. 최근에는 저희 집 경기도 동탄을 지나는 SRT도 생겼어요. 일반 열차를 타면 서울에서 부산까지 5시간 정도 걸리는데 이런 고속기차를 타면 2시간~2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어요.

진행자 : 시속 300킬로미터거든요. 저는 해외여행 가서 TGV라는 프랑스 고속열차, ICE라는 독일 고속열차를 타면서 진짜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도 고속열차가 생겼다는 거예요. 시속 300킬로미터니까 얼마나 빠른 거예요. 이 고속열차가 생기면서 반나절 만에 부산에 갔다 다시 서울로 와서 오후 업무를 이어가는 게 가능해졌죠. 엄청난 발전이에요. KTX는 2004년에 개통해서 누적 이용객이 5억8천만 명이라고 해요. 인구 1명당 평균 11번씩은 이용한 셈이죠. 연간 이용객이 6천만 명, 하루에 7만 명에서 18만 명 정도 이용한대요.

광성 : 보통 두 달에 한 번 이용하는데 거의 꽉 차 있고,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요. 입석이라고 서서 가기도 해요.

진행자 : 일로도 타고 놀러가면서도 타는 거죠.

클레이튼 : 지난주에 출장 때문에 전남 광주에 갔는데 프리미엄 버스라는 걸 처음으로 타봤어요. 버스가 여러 급이 있어요. 시외버스, 일반 고속버스, 우등버스 등이 있는데 이 프리미엄 버스는 일반 버스보다 훨씬 더 고급스럽고, 뒤로 누울 수도 있고, 좌석마다 개인용 모니터도 있어서 텔레비전도 볼 수 있고, 휴대전화와 연결해서 동영상도 볼 수 있어요. 그래서 내리기 싫더라고요, 정말 좋았습니다.

진행자 : 가격이 어느 정도예요?

클레이튼 : 가격은 광주까지 33900원, 30달러 정도였어요. 일반 버스는 만7천 원, 두 배 정도 싸죠. 우등 버스는 2만6천 원, KTX는 3만8천 원이고요.

진행자 : 빠삭하네요(웃음). 비행기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서울에서 전남 광주까지 이동하는 데도 이렇게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는 거죠. 예은 씨도 집이 서울이 아니라 경기도잖아요. 광역버스라고 서울과 경기도를 연결하는 버스가 있어서 편리하게 다닐 수 있는 거고.

예은 : 네, 버스가 정말 많아요. 서울에 인구가 워낙 많다 보니까 외곽 지역으로 개발을 많이 해요. 거기에서 살면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니까 대중교통이 많이 필요하죠. 빨리 이동할 수 있도록 전용도로가 있어요, 버스전용차선이라고.

진행자 : 광성 군은 인상 깊었던 교통수단이 어떤 걸까요?

광성 : 비행기죠. 북한에서도 기차나 자동차, 배는 좋지는 않지만 타봤는데 비행기는 타 보지를 못해서. 처음 비행기를 탄 게 남한에 올 때였는데 엄청 신기했어요. 사람들이 비행기 탈 때 신발 벗어야 한다고 해서 정말 신발 벗으려고 했어요(웃음).

예은 : 저는 제주도 가는 비행기 처음 탔을 때 '아, 국내에서도 비행기를 탈 수 있구나!' 신기했어요.

진행자 : 제주도는 남한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이들 찾는 인기 여행지잖아요. 제주도를 비행기가 아닌 다른 교통수단으로 간다면 전남의 끝인 목포까지 가서 배를 타거나 아예 인천에서 배를 타고 가야겠죠.

클레이튼 : 엄청 오래 걸리지 않을까요.

광성 : 제가 5월에 아침 6시에 김포공항을 출발해서 제주도에 갔다 오전 중에 또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어요. 그런데 그 일정을 다 소화했어요. 놀랍더라고요. 만약에 비행기가 없고 배로 가야 한다면 절대 불가능한 일정이요.

진행자 : 국내선이라고 하죠. 서울을 중심으로 제주, 남해안, 강원도 등 먼 거리에는 비행기가 운영되는데 처음에는 비싼 항공편만 있었어요. 제주도까지 10만 원, 그러니까 100달러, 왕복으로 200달러 정도는 들었어요.

예은 : 요즘은 싸요.

광성 : 평일에는 70달러 정도.

진행자 : 저는 왕복 100달러에 다녀온 적도 있어요.

예은 : 저가항공이 많아서 가끔 특가로 10달러에 나오기도 해요.

진행자 : 물론 가격이 저렴하니까 안락함이나 서비스라고 봉사 정도가 좀 덜하죠.

예은 : 저가항공 처음 나왔을 때는 무서웠어요. 혹시 기체에 결함이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 그런데 해외 여행할 때 몇 번 이용해 봤는데 서비스 부분이 일반 항공에 비해 조금 부족할 뿐 다른 불편함은 없더라고요.

진행자 : 광성 군이 18살 때까지 북한에 있었는데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봤나요?

광성 : 일단 자전거가 많죠. 기차는 한 번 밖에 못 타봤어요. 이동할 수가 없으니까.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면 다른 도시에 사는 친척 집에라도 갈 텐데 불가능하니까.

진행자 : 회령에 지하철은 없을 테고, 시내버스나 택시는 있어요?

광성 : 제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택시는 없었고요. 시내버스는 아예 없어요. 시내는 그냥 보통 걸어 다니거나 자전거로.

진행자 : 예은 씨와 광성 씨는 나이가 한 살 차이인데 예은 씨는 2007년 전에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해 봤나요?

예은 : 저는 지금과 비슷해요. 지하철, 버스, 택시. 그때 제가 중학생이었으니까 혼자 그런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했던 것 같아요.

나이는 비슷한데 광성 군과 예은 양이 어린 시절 이용했던 교통수단이 상당히 다르죠? 우리 청년들이 남한은 물론 세계 곳곳에서 경험해본 교통수단 중에 가장 신기했던 것은 어떤 걸까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 이어가겠습니다.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