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을 유혹하는 ‘성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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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청춘만세에 김인선입니다. 남한의 젊음의 거리라 할 수 있는 지역, 예를 들어 명동과 신촌, 강남 일대가 되겠는데요, 그곳에 가면 마스크를 착용한 젊은 여성들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그들은 ‘성형’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관광객들인데요, 그중에 상당수가 중국인입니다. 중국의 국경절이 있는 10월 초에는 ‘성형’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남한에서는 학생들의 방학기간인 12월, 1월에 성형외과가 가장 바쁘다고 하는데요, ‘성형’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주영, 최철남 씨와 ‘성형’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진행자 : 오늘 주제는 남북의 청년들이 모두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성형!’ 두 분에게 그걸 먼저 물어볼게요. ‘성형’에 대한 본인들이 느끼는 관점에 대해 표현해주세요.

이주영 : 저는 ‘성형수술’에 대해서 저도 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하는 사람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돼요. 예뻐질 수 있다면 어떤 여자가 안 받고 싶겠어요. 그래서 받는 마음이 이해가 가고, 저도 되게 하고 싶었던 적이 있어요. 저의 단점 같은 부분을 약간씩 고치면 예뻐지지 않을까 해서요. 그래서 이해가 가지만 ‘성형수술’을 받기 시작하면 욕심이 끝이 없어서 계속 수술을 받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 ‘성형’은 욕심 부리지 말고 적당히 해야 하는 것이에요.

최철남 : 저는 ‘성형’은 질색하는 사람이에요. 제 몸에 칼을 대는 것을 싫어해요. 그렇다고 제가 잘생겼다고 자신하는 것은 아니고요, 돈을 주고 하라고 해도 싫을 것 같아요. 차라리 그 돈으로 다른 곳에 사용하겠어요. 대한민국 남자들 대부분이 ‘성형’하면 예쁘긴 하겠지만 내 여자만큼은 ‘성형’을 안했으면 좋겠다하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요즘은 워낙 ‘성형수술’이 많다보니까 주사 맞고 코 세우는 것은 ‘성형’도 아니다보니까 괜찮긴 한데, 지극히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성형수술’을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성형’하는 여성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해요. 하지만 일부는 충분히 예쁜데도 불구하고 수술하는 경우가 있어서 안타까워요. 이런 것을 보면 자제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사람의 미모라는 것은 기껏해야 10년 안가잖아요. 나중에 미래를 위해서 많이 조심했으면 좋겠고, 외모의 아름다움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많이 부각시켰으면 좋겠어요.

나레이션 : ‘성형’에 대한 관점을 묻는 질문에 주영 씨와 철남 씨 모두 이해는 하지만 권장하는 분야가 아니라고 합니다. 두 사람 모두 비슷한 의견이었는데요, ‘성형’에 대한 문화적인 차이는 존재했습니다.

진행자 : ‘성형’은 여성들이 굉장히 관심 가져하는 분야잖아요. 남한에서는 남성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북한의 ‘성형’과 남한의 ‘성형’의 차이를 느끼셨나요?

최철남 : 네. 차이가 엄청나게 많죠. 남한에서 ‘성형’하면 얼굴을 싹 갈아엎는 사람도 있잖아요. 아예 모르게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는데, 북한은 제가 알기로는 그렇게 하기가 불가능해요. 왜냐하면 마취와 같은 장비도 없고 ‘성형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기 때문이에요. 남한은 성형수술을 할 의사가 있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그런 게 많이 없다보니까 북한에서의 ‘성형’이라고 해봐야 쌍꺼풀이라던가, 눈썹 문신하는 정도에요. 남한처럼 턱을 깎는다거나 양악수술같이 얼굴형을 바꾸는 이런 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니까 다른 것 같아요. 북한은 손톱만큼 한다면 남한은 큰 산만큼 하는 게 ‘성형수술’인 것 같아요.

이주영 : 제가 보기에는 철남 씨가 놀란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네요. 제가 보기에도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남한에 오시면 그렇게 놀라실 것 같아요. 왜냐면 상상할 수 있는 그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기 때문에요. 그렇지만 안하는 사람이 더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그래요. 철남 씨 이야기만 듣고 자칫 남한에서는 ‘성형’이 누구나 쉽게 편안하게 하는 것으로 오해를 하실 수 있는 것 같은데, ‘성형수술’이 과거에 비해서 많이 대중화되고는 있지만 그래도 아직은 조심스러워하는 부분이 있죠?

이주영 : 나이에 따라서 좀 다른 것 같아요. 어린 친구들은 훨씬 더 쉽게 받아들이는데요, 제 또래만 하더라도 ‘성형수술’을 한 사람이 아주 많아요. 쌍꺼풀은 이제 수술로도 안쳐주는 것 같아요. 쌍꺼풀 했다고 그러면, ‘성형’을 한 것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것 같아요. 코를 높이거나 턱 수술도 많이 하고 가슴을 키우는 수술도 많이 해요. 요즘에는 이마도 볼록하게 넣거나 볼에 귀엽게 보이게 하기도 하고, 웃는 인상을 만들기 위해서 심지어 입 꼬리를 찢는 수술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북한 분들이 굉장히 놀라워하시고 무서워하실 것 같은데 저도 놀라웠던 점이 있어요. 남한에 온 여자 탈북자분들이 ‘성형수술’을 굉장히 많이 하시더라고요. 비율로 따지면 제가 볼 때에, 일반 남한 여자들이 하는 것보다 탈북자분들이 ‘성형수술’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은 것 같아요.

진행자 : 탈북자들이 ‘성형수술’을 선호하는 이유는 ‘본인의 얼굴을 바꿔서 신변의 보호를 원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들었어요.

이주영 : 그것보다는 젊고 어린 친구들 중에서는 예뻐지고 싶어서 ‘성형수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최철남 : 네, 맞아요.

진행자 : 철남 씨가 눈썹 문신 얘기를 했어요.

이주영 : 그거는 ‘성형’이 아니죠.

최철남 : 요즘은 쌍꺼풀은 수술이 아니라고 하던데요.

이주영 : 그것은 시술이라고.(웃음) 볼을 빵빵하게 하는 주사를 맞는 것도 ‘성형’이 아니라고 봐요. ‘성형’이라고 하면 칼을 이용해서 자르거나 해서 큰 변화를 주는 것을 말하지요. 쌍꺼풀 수술은 그래도 자르기 때문에 수술이고, 주사 맞는 것은 수술이라 안 하는 것 같아요. 그것은 그냥 시술이라고 부르죠.

나레이션 : ‘성형수술’이란 외과적인 방법으로 외모를 바꿔주는 수술 또는 시술을 통틀어 말합니다. ‘성형수술’은 상해나 선천적 기형으로 인한 흉한 신체의 부분을 교정하는 ‘재건성형’과 외모 개선을 목적으로 시행하는 ‘미용성형’으로 구분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성형수술’하면 ‘미용성형’만을 떠올리곤 합니다. 주영 씨와 철남 씨의 대화 속에서도 ‘성형’에 대한 초점은 ‘미용성형’이었는데요, 북한의 ‘성형’문화가 남한보다 덜 발달됐을 뿐입니다.

최철남 : 일단, 북한에서는 쌍꺼풀이나 이런 것들은 친구끼리 하는 것도 있어요.

진행자 : 전문가의 손길을 빌리지 않고요?

최철남 : 네. 집는 기계가 있더라고요. 집어서 자르는 게 있어서 그런 것을 하기도 하고 면도칼로 째기도 하고요.

이주영 : 그러다가 잘못되지 않아요?

최철남 : 그러니까 그게 일반인인데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손재주가 있는 사람이.

진행자 : 불법시술이네요?

최철남 : 그렇죠. 북한에서는 ‘성형수술’이 불법일 거예요. 그래서 못하게 할 거예요. 장비도 없고 하니까. 제가 들은 건데요, 쌍꺼풀을 잘하는 사람이 있대요. 그러면 갈 때 돈을 얼마 준다거나 식량을 갖다 준다거나 이런 식으로 대가가 있어야 좀 잘해준다고 들었거든요. 그래서 암암리에 거래되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진행자 : ‘성형’에 대한 관심도는 어떤가요? 남북의 입장차이 혹은 문화적인 차이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최철남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분들은 예뻐지는 것을 엄청나게 원하는 것 같아요. 북한 여성분들도 예외일 수 없고요. 그러다보니까 외모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북한에서는 ‘성형수술’을 많이 할 수는 없지만 어떻게 해서든 하려고해요. 예를 들면, 문신이나 쌍꺼풀 이런 것은 많이 하고 코도 못생겼으면 하려고해요. 하지만 쉽지가 않으니까 남한에 와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남한에 오는 탈북자 분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아서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북한에 사시는 분들도 남한 사람들만큼은 아니더라도, 남한 사람들의 절반 정도만큼은 ‘성형수술’을 통해서 외모가 바뀌는 것을 원하는 것 같아요.

이주영 : 남한은 ‘성형수술’이 마음만 먹으면 가능하기 때문에 훨씬 더 유혹이 큰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는 ‘성형’을 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거부감도 적은 것 같고요. 그런데 할 사람은 정말 많이 하고요, 여태까지 안한 사람은 안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북한 분들이 성형에 대해서 남한보다 적어도,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의 범주 안에 없기 때문에 생각을 못하는 것이라 봐요. 그러니까 남한에 오시면 정말 많이들 하는 것 같더라고요. 남한에서는 외모가 단순히 예쁘고 이런 것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호감 가는 인상이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에 단순히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예뻐지려고 성형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좀 더 취업이 잘되게 하기위해서 성형을 받고, 그것은 여자뿐만이 아니라 요즘은 남자들도 많이 받는 걸로 알고 있어요.

나레이션 : ‘2014 통계로 본 서울 남성의 삶’ 자료에 따르면 15~19세 남성청소년 중 49.4%가 ‘외모를 가꾸기 위해 성형수술을 할 수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곱상하게 예뻐지기 위한 ‘성형’이 아니라 호감 있는 인상으로 원하는 곳에 취업을 하기 위함입니다. 관상학적으로 ‘성형’을 접근하고 있는 셈인데요, 시술과 수술과 같은 방법 외에 웃는 얼굴 만들기와 같은 개인의 노력으로도 외적변화를 만들어냅니다. 현대 사회에서 외모 가꾸기는 더 이상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죠.

진행자 : 남한에서는 ‘성형’에 대한 관심도, 호감, 필요성 이런 것들이 남성에게도 많이 전달되고 있어요. 그렇죠?

이주영 : 제가 생각하기에는 여성의 권리 신장과도 연관된 것 같아요. 남자 분들이 예쁜 여자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자들이 외모에 관심이 많았듯이, 이제는 여자들이 남자들과 동등하거나 더 힘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여자들에게 외모로 잘 보이고자 하는 남자들이 많아진 거죠. 그래서 남자들도 외모에 관심이 많고 ‘성형’까지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행자 : 남성이 성형수술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철남 씨는 어떤 생각을 가졌었나요?

최철남 : 원래는 제가, 남자는 성형수술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남자는 미를 가꾸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사회가 꽃미남을 원하니까요. 예쁘장하게 생긴 사람들을 좋아하다보니까 ‘성형’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남자들이 ‘성형수술’을 해서 외모가 바뀌게 되면 좋아하는 여자들도 많다보니까 예전에는 남자는 하면 안 된다 하는 게 ‘성형수술’이었는데, 요즘은 ‘아, 남자들도 할 수 있구나’하는 생각으로 바뀐 것 같아요.

진행자 : 남한에서 생활을 하시면서 ‘남성성형’에 대한 관점이 바뀌었군요.

최철남 : 네. 그렇지만, 아직까지는 나하고는 거리가 먼 일이에요.

진행자 : 그 문화를 받아들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내가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군요.

나레이션 : ‘성형’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성형’을 고백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 듯 안한 듯한 ‘성형’으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성형사실을 몰랐으면 하기도 하니까요. ‘성형’에 대한 얘기로 자칫 오해가 생길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염려되기도 하는데요, 주영 씨는 이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하네요.

이주영 : 그래도 남한에 안 고친 사람이 더 많고요. ‘성형’을 해서 예뻐지려고 해도 본판이 어느 정도 돼야 예뻐지더라고요. 정말 못생겼던 남한여자가 ‘성형’을 해서 절세미인이 됐다는 식으로 생각하시면 안 될 것 같아요. 어느 정도 예뻤던 사람이 조금의 결점을 보완해서 정말 예뻐지는 거예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도 굉장히 ‘성형’을 많이 하고 한국의사들의 손기술이 좋기 때문에 ‘성형수술’을 받으러 오는 관광도 굉장히 발전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성형수술’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고 북한에서 오신 분들도 굉장히 많이 하기 때문에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최철남 : 솔직히 남한 사회가 자유주의잖아요. 자기개성을 드러내고 다양성을 보여주는 나라인데 너무 폐쇄적으로 가지 않나 싶어요. 하나의 미인기준을 세워놓고 그쪽으로 다 따라가니까 마음의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아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성형’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에요. 제가 보기에 남한의 수많은 여성들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성형’을 통해서 인생이 바뀐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성형’을 통해서 얼굴이 예뻐지면 취직도 잘되고 전부를 얻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걸 볼 때마다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고 봐요. 북한도 경험하고 남한도 겪어봤지만 솔직히 한국민족의 여자들이 다 예뻐요. 못생긴 여자들이 없어요.

나레이션 : 남한의 ‘성형’기술이 발달한 이유는 외상환자의 치료 때문이었습니다. 동양인들의 피부에서는 흉터가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세심한 손길이 필요했던 것이죠. 이런 의료진에 의한 기술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좋은 인상을 주려는 노력이 더해지면서 ‘성형’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예뻐지기 위한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자신감을 얻는 수단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로 ‘성형’인 것입니다. 간혹 자신감을 위해 선택한 ‘성형’이 횟수가 반복되기도 하면서 본질적인 ‘성형’의 목적이 ‘미’를 추구하는 것으로 왜곡되기도 합니다. 예뻐진다고 해서 자신감이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성형’을 통한 자신감 회복보다는 내면의 자신감 회복이 더 우선시 되어야겠습니다. ‘성형’에 유혹되는 청춘이 되지 않고 자신의 아름다움을 찾는 청춘이 되길 바라며 인사드립니다. 청춘만세,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