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2) 흡연이 얼마나 해롭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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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북한에서도 담배 많이들 피우시죠? <청춘 만세> 지난 시간부터 흡연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는데요. 요즘은 여성들의 흡연율도 상당히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사회와 문화에 따라 여성 흡연에 대해서는 남성과는 또 다른 시선으로 보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이 얘기부터 시작해볼까요?

진행자 : 2015년 기준으로 남한의 20세 이상 흡연율을 보면 남자가 39%, 여자가 5.5% 정도예요. 미국은 남자가 17%, 여자가 14% 정도니까 여성 흡연율이 좀 높죠.

클레이튼 : 남녀 차이가 클 줄 알았는데, (미국에서) 여성들이 생각보다 많이 피우네요.

광성 : 북한은 남자는 43.9%인데 여자는 0%예요. 본인이 담배를 피워도 안 피운다고 해요. 왜냐면 사회적인 분위기가 '여자가 담배를 피워?' 이런 인식이 있어서. 저도 북한에서 담배를 피웠지만 남한에서 여자들이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안 좋게 생각했어요. 북한에서 안 좋게 생각했으니까. 여자는 담배와 술을 하면 안 된다고.

예은 : 왜요?

광성 : 가부장적인 사회니까 그렇겠죠.

진행자 : 예은 씨 주변은 안 그래요?

예은 : 물론 그런 면은 있어요. 남자친구들한테 물어보면 담배 피우는 여자는 별로라고. 그래도 요즘은 인식이 많이 바뀌어서 여자도 담배 피울 수 있다, 그 사람의 자유다, 개방적인 사람들은 같이 피우는 걸 좋아하기도 해요.

광성 : 저도 많이 바뀌었어요. 여자도 담배 피울 수 있고, 내가 뭐라고 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행자 : 예은 씨 주변에 담배 피우는 여자친구들도 있을 거 아니에요. 당당하게 피우나요?

예은 : 네, 당당하게 피워요.

진행자 : 미국에서 온 클레이튼이 봤을 때는 어때요?

클레이튼 : 정말 상관없어요. 남자가 담배 피우는 여자를 보고 놀란 적 없어요. 재밌는 건 한국 친구 중에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자가 있어요.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는데 담배 피우면 어때?'라고 물어봤더니 절대로 안 된대요(웃음). 자기는 매일 엄청나게 피우면서. 그래서 한국은 아직...

진행자 : 나는 되고 너는 안 돼, 남자는 되고 여자는 안 돼(웃음)... 그래서 여대에서는 일부러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진보적이라는 걸 보여주려고.

예은 : 저는 여고를 나왔는데, 고등학교 때도 담배 피우는 애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여자들이 담배 피우는 것이 낯설지는 않아요.

진행자 : 담배를 어떻게 샀대요?

예은 : 그건 나름의 경로가(웃음).

진행자 : 지금 남한의 중고등학생, 그러니까 14살에서 19살까지 흡연율이 남자는 9.6%, 여자는 2.7% 정도 된대요. 꾸준히 피우는 건 아니더라도 경험이 있다는 거겠죠. 그 중에는 13~14살 정도에 담배를 처음 경험한대요. 굉장히 빨라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은 : 그게 다 호기심, 아니면 친구가 권유해서. 저도 청소년 때 권유를 받아본 적도 있고. 그런데 요즘은 금연 캠페인, 운동이 많아서 청소년들에게도 관련 강의를 하거나 해서 흡연율이 조금은 떨어졌다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 예은 씨가 금연 캠페인, 그러니까 '담배를 끊자'는 운동이 사회적으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는데 북한이 남한보다 흡연율이 높고 평균 수명은 짧잖아요. 북한에도 이런 움직임이 있을까요?

광성 : 금연운동 있어요. 텔레비전을 통해 담배를 피우지 말자는 일종의 광고를 하는데, 효과가 없는 게 김정은 위원장이 담배를 쥐고 텔레비전에 나오는데 누가 금연을 하겠어요. 김정일 때는 그런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았는데, 김정은은 담배를 쥐고 지휘하는 모습 등이 심심찮게 등장하더라고요.

진행자 : 북한에서는 담배를 어떻게 공급해요?

광성 : 수입담배도 있고 북한에서 생산하는 담배도 있는데, 그런 건 비싸요. 북한 돈으로 천 원, 0.2~0.3달러 정도고. 물론 더 비싼 것도 있죠.

진행자 : 북한 물가에 비해서는 비싼 편이네요?

광성 : 비싸죠, 그래서 일반 사람들은 사서 피울 수 없는 거죠.

진행자 : 공급되는 게 아니라 사는 거예요?

광성 : 제가 어릴 때만 해도 공급됐어요. 어릴 때만 해도 명절 선물로 포장된 담배가 나왔는데, 공장이 멈추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선물 품목이 하나둘 빠질 때 담배가 가장 먼저 빠졌죠. 그러면 어떻게 피우느냐. 담배를 개인이 재배해요, 농촌에서는 기본적으로 기르고. 어릴 때 할아버지 댁에 가면 앞뜰, 뒤뜰에 담배를 심어서 할아버지가 직접 따서 말려서 피우셨어요.

예은 : 그럼 그건 건강에 그렇게 나쁜 건 아니지 않아요?

진행자 : 캠페인을 해도 이렇게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웃음).

광성 : 더 나쁘죠. 왜냐면 시중에 파는 담배는 필터가 있어서 잘 걸러내는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더 걸러주는 면이 있어요. 그런데 북한에서는 가공 안 된 담배를 신문지나 인쇄지에 말아서 피우니까 더 해롭죠.

진행자 : 사실 담배를 피우면서도 해롭다는 건 알고 있거든요. 북한에서도 얼마나 해로운지, 정확하게 제시하는 게 있을까요?

광성 : 그런 건 없어요. 공식적인 게 있다면 담뱃갑에 '흡연이 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문이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없었는데 최근에 생겼대요.

진행자 : 남한에서는 흡연이 왜 나쁜지 인터넷으로 찾아볼 수도 있고, 여러 공익 광고도 나오거든요. 흡연이 막연하게 나쁘다고만 알고 계시는 북한 청취자들을 위해 흡연의 나쁜 점을 소개해 볼까요?

예은 : 흡연자들은 직접적으로 폐에 나쁜 화학성분이 들어가서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높아요. 폐암뿐만 아니라 이 성분들이 호흡기, 혈관 등을 통해 이동하니까 심장병 등 각종 질병의 원인이 돼요. 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에게도 간접흡연으로 나쁜 영향을 주고요. 간접흡연이 더 나쁘다는 얘기도 있어요.

클레이튼 : 미국에서 광고 봤는데 오랫동안 담배 피운 사람이 나왔어요. 이 사람은 구강암 걸려서 후두를 잃었어요. 그래서 목소리 엄청 이상했어요. 담배 피우면 폐암 걸릴 수 있다고만 알았는데, 다른 여러 암에도 걸릴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광성 : 담배가 입을 통해 목구멍으로 들어가니까 치아, 후두, 폐 등에 여러 질환을 일으켜요. 담배 연기가 자동차 배기가스와 맞먹는다고 해요.

진행자 : 담배로 인해서 1년에 세계적으로 600만 명이 숨지고 있다고 해요. 담배 연기에 타르 같은 발암물질이 43가지나 있대요. 발암물질이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이잖아요. 게다가 400가지의 독성물질이 있고, 4000가지가 넘는 화학성분을 포함하고 있대요. 폐암 환자의 90%는 흡연이 원인이고, 각종 암과 관련이 있고, 웬만한 성인병 때문에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담배는 꼭 끊으라고 하는 게 심장이나 혈액순환에 영향을 미쳐서 관상동맥이나 심장질환, 뇌졸중 등에 큰 연관이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광성 군은 이 모든 걸 알면서도 왜 못 끊어요?

광성 : 중독이 된 것 같아요. 아직까지 끊을 마음이 없기도 하고.

진행자 : 담배를 피우면서 겪는 불편함보다는 끊었을 때의 허전한 마음이 더 큰 거죠(웃음)? 예은 : 손이 떨려요?

광성 : 그 정도는 아닌데(웃음), 담배를 피우면서 뭔가 해소해야 하는데 금연하면 허전하고 불안해요.

진행자 : 클레이튼 주변 사람들은 담배를 왜 못 끊는 것 같아요?

클레이튼 : 마찬가지로 중독이죠. 특히 사관학교 때 많이 봤는데 스트레스, 중압감이나 부담감을 느낄 때 꼭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진행자 : 담배 니코틴이 혈관을 통해 뇌에 도달하는데 도파민이라는 성분을 생성한대요. 그 성분이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데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행복하잖아요. 그때는 행복감을 느끼는 화학작용이 일어나기까지 30분이 걸리는데 담배는 7초 만에 가능하대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거나 기분 나쁘고 피곤하면 담배를 피우는 거죠. 즉각적으로 나타나니까. 심각한 건 광성 군도 청소년 때 담배를 시작했잖아요. 청소년들은 담배를 피운 지 하루 이틀 만에 흡연에 대한 자제력을 잃는다고 해요. 그러니까 더 쉽게 중독되겠죠.

담배를 피우는 사람의 권리가 분명히 있지만, 그 담배로 인해 비흡연자들은 피해를 받으니까 아무래도 비흡연자들 위주로 정책이 생기는 것 같아요. 어쨌든 남한의 성인 남자 40%는 담배를 피우는데 무작정 금연 구역만 지정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광성 : 어떻게 보면 이런 현상이 인식의 변화고 문명의 발전이라고 생각해요. 어르신들 얘기를 들어보면 예전에는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웠는데 그때는 아무 말 않고 이제 와서 갑자기.

진행자 : 갑자기 왜 이럴까요? 갑자기 왜 금연을 강조하는 걸까요?

클레이튼 : 일단 과거에는 담배가 건강에 얼마나 해로운지 몰랐으니까.

예은 : 흡연과 건강과의 상관관계가 연구되고. 남한만 그런 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금연을 장려하고 있어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나라마다 흡연율이 어떻게 되고, 금연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 조사하기도 한대요.

진행자 : 맞아요, 옛날에는 옆에 갓난아이 있어도 할아버지들이 담배 피웠어요. '옛날에는 그랬는데 지금은 왜 못하게 해'가 아니라 옛날에는 몰라서 그랬던 거죠. 이 방송을 생각한 것도 북한에서는 흡연의 심각성을 알 수 있는 통로가 많지 않잖아요. 특히 남한의 탈북민이 3만 명을 넘어섰는데, 많은 탈북자들을 만나보지는 못했지만 제가 만나본 탈북 남성은 100% 담배를 피우고, 많이 피우더라고요. 또 담배를 시작한 나이도 어리고. 광성 군 주변의 탈북 친구들은 어때요?

광성 : 많이 피워요.

진행자 : 북한에 계신 분들, 또 탈북민들은 흡연의 심각성을 알게 됐으면서도 왜 담배를 못 끊을까요?

광성 : 중독, 그리고 습관성. 심심하면 그냥 손이 가요.

그야말로 백해무익한 담배, 그러게요 왜 끊기 힘든 걸까요? 남한에서는 흡연 인구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캠페인, 그러니까 사회적인 운동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계속해서 나눠보겠습니다.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