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녀-연하남 커플(2) 이런 점은 힘들어!

사진은 그룹 '유키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동호의 결혼식 모습.
사진은 그룹 '유키스' 출신의 가수 겸 배우 동호의 결혼식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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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insert. 샤이니- 누난 너무 예뻐

샤이니의 '누난 너무 예뻐' 흐르고 있는데요.

누나를 좋아하는 연하남들의 마음을 대변해주는 노래로 남한에서 인기가 많았죠. <청춘 만세> 지난 시간부터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북한에서도 늘고 있다고 하죠? 우리 청년들 중에도 클레이튼과 예은 씨는 현재 연상녀-연하남 커플이라고 하고, 광성 군도 연상녀를 만날 때 더 편하다고 하는데요. 남한에서도 이렇게 몇 년 사이 많이 늘었고,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나름의 어려움도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그 얘기를 들어볼까요?

진행자 : 사회 통념이라는 게 있으니까 분명히 부딪히는 부분이 있을 거예요. 데이트 비용은 어떻게 하나요?

예은 : 누나가 맛있는 거 더 많이 사주지 않아요?

광성 : 제가 오히려 더 많이 내는 편이에요. 연상녀를 만나는 이유가 데이트 비용을 적게 내기 위해서라는 말을 듣기 싫어서 일부러 더 내려고 해요.

진행자 : 클레이튼은 어때요? 클레이튼 : 반반씩 내요. 예를 들어 내가 밥 사면, 맥주는 여자친구가 내요.

진행자 : 여자친구가 '내가 누나고 돈 더 많이 버니까 낼게!'라고 하지는 않아요(웃음)?

클레이튼 : 절대로 '누나니까 낼게'라고 말하지는 않아요.

진행자 : 그렇게 표현하지는 않지만 더 내려고 하지는 않아요?

클레이튼 :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계산할 때 서로 내려고 해요.

진행자 : 한국은 연인 관계를 떠나서 항상 나이 더 많은 사람이 돈을 내려고 하잖아요. 미국은 안 그렇죠?

클레이튼 : 미국은 더치페이라고 각자 먹은 것을 계산해요. 하지만 예전 신사 같은 느낌 내려는 사람들은 남자가 다 계산하기도 하죠. 그런데 남녀 둘 다 일을 한다면 그럴 필요 없을 것 같아요.

예은 : 저는 연애 초반에는 제가 좀 많이 냈어요. 왠지 제 마음이 불편해서. 그런데 지금은 남자친구가 돈을 더 잘 벌어서 역전됐어요. 처음에는 마음이 좀 불편했는데, 제가 뿌린 게 있기 때문에 괜찮아요(웃음).

진행자 : 호칭은 어떻게 하나요?

클레이튼 : 군대 아니잖아요.

진행자 : 하지만 일반 사회나 학교에서는 나보다 나이 많은 여자한테 누나, 선배라고 부르잖아요. 남한에서는 미국처럼 서로 이름을 부르는 게 아니라 한 살만 많으면 서열 정리를 하니까.

광성 : 확실히 누나라고는 안 해요. 처음에는 '~씨'라고 해요.

클레이튼 : '~씨'보다 누나가 낫지 않아요(웃음)?

광성 : 연상녀들이 그러는데 누나라고 하는 순간 이성적인 매력이 없어진대요. 그래서 저는 절대로 누나라고 하지 않고, 사귀면서는 편하게 이름을 불렀어요.

예은 : 그 여성분은?

광성 : 제 이름 부르죠.

예은 : '야'라고는 안 해요?

광성 : 제가 실수로 '야'라고 했다가 혼났어요(웃음).

예은 : 저 같은 경우는 남동생이 있잖아요.

남동생이 있을 경우 '누나'라는 말을 듣는 순간 '아, 얘는 동생이구나!' 생각돼요. 그래서 절대로 누나라고 부르지 말라고 해요. 저 같은 경우는 처음에는 이름을 부르다가 지금은 '자기야' 같은 애칭을 쓰죠.

진행자 : 그 친구도 '예은'이라고 불렀어요?

예은 : 네.

진행자 : 남자친구가 외국인이라서 좀 수월해요. 우리가 그냥 클레이튼이라고 부르는 것처럼.

예은 : 민감한 부분이 있어요, 호칭에서도.

진행자 : 그러게요, 좀 애매하더라고요. 누나 입장에서 이 친구가 이름을 부르는 이유는 알겠는데 '이게 어디?'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웃음).

진행자 : 그럼 연하남, 연상녀와 사귈 때 단점은 뭘까요?

예은 : 죄송한 말이지만 여자들이 원래 정신연령이 높다고 하잖아요. 3~4살 정도. 그럼 저는 거의 6~7살 차이가 나는 거잖아요. 가끔 그런 부분에서 힘들고, 주변의 반응이 불편할 때가 있어요.

진행자 : 부모님은 뭐라고 하세요?

예은 : 일단 러시아인이라는 것에 충격을 받으셔서(웃음).

광성 : 정신연령이 높다 보니까 뭔가 계속 따지는 면이 있어요, 그냥 넘어갈 수 있는데.

진행자 : 네가 어려서 아직 모르는데!

광성 : 네, 그런 식으로(웃음).

예은 : 주변에 연하를 사귀는 친구가 있었는데 저희의 공통적인 고민이 장래에 대해 남자친구와 얘기를 하고 싶은데, 말은 할 수 있지만 별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서 굳이 말을 안 하게 되는 거예요. 저에게는 중요한 일이라서 공유하고 싶은데 어차피 얘는 어려서 이해를 못 할 것 같으니까 늘 친구들하고만 얘기하게 되는 거예요.

진행자 : 두 남성이 연상녀를 사귀는 이유가 어떻게 보면 연상녀에게는 불만인 부분이네요. 이 친구들은 누나와 대화가 통해서 좋다고 하지만, 정작 누나는 대화가 안 통해서 아쉽다고 하잖아요(웃음). 클레이튼이 생각하는 단점은 뭐예요?

클레이튼 : 단점 별로 없어요. 한 가지, 시간과의 싸움. 어쨌든 저보다 나이 많으니까 결혼이나 출산의 문제.

진행자 : 중요한 문제죠. 지금 클레이튼이 30대 초반이니까 여자친구는 30대 중반이고. 그래서 결혼을 서두를 수도 있고. 반면 클레이튼은 천천히 하고 싶고.

클레이튼 : 결혼은 상관없는데 아이는 좀 늦게 낳고 싶어요. 결혼생활 먼저 즐기고, 돈도 좀 더 저축하고.

광성 : 맞아요, 그 부분이 정말 부담스러워요. 얼마 전에 소개팅을 했는데, 5~6살 더 많은 분이었어요.

진행자 : 그런 만남에도 선뜻 나가요?

광성 : 처음에는 몰랐어요. 소개해준 분이 여성의 나이를 착각한 거예요. 일단 만나서 재밌게 얘기는 나눴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했을 때 이 분은 빨리 결혼해야 하고 저는 2~3년 정도는 결혼 생각이 없으니까.

진행자 : 연상녀를 만날 때 그 부분이 크죠. 그냥 연애만 한다면 상관없지만 좀 진지하게 만난다면 30대 안팎의 경우 고려해야죠. 방금도 사회적인 통념과 부딪히는 게 여러분이 지금까지 연상녀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막상 누가 소개해준다고 했을 때 서른 살 안팎인데 여자가 3~5살 위라고 하면 선뜻 만나기가...

광성 : 저는 좀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클레이튼 : 비슷하죠. 예전에 5살 연상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가면 갈수록 나는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는데 나 때문에 그 여성이 더 늦게 결혼하게 될까봐.

진행자 : 반면 누가 예은 씨에게 3~5살 많은 남자를 소개해준다면?

예은 : 저는 괜찮아요. 사실 저희 부모님도 연하남을 별로 안 좋아하세요. 일단 연하 신랑감은 경제적으로 기반이 안 잡혀 있잖아요. 저도 그렇다 보니까 남자라도 직장이 있거나 경제적으로 안정이 돼야 한다고. 주변에서 선이 많이 들어오는데 대부분 3~5살 많더라고요.

진행자 :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장점을 설문조사한 자료가 있는데요. 1위가 '연하남으로 인해 더 젊고 활력 있는 생활이 가능해진다' 2위가 '연상녀의 성숙함으로 인한 안정감' 3위는 너무 현실적이네요. '두 사람의 맞아떨어지는 예상 수명'. 연상녀-연하남 커플의 단점을 물은 설문조사에서는 바로 1위에 있네요. '정신연령 차이로 인한 갈등', 여자가 느끼는 거겠죠? 또 있습니다. '연하남이 바람피울 가능성이 높다' 여러분이 얘기한 것도 나오네요. '여성의 나이로 인한 출산과 육아의 어려움' 그 다음 순위에 '주변의 시선과 반대' 등도 얘기되네요.

북한도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많아지는 추세예요?

광성 : 그렇죠, 북한의 연상연하 커플 문화를 주도했던 건 김정일이죠. 성혜림. 1970년대에 연상이었고, 결혼해서 아이까지 있는 여자를 좋아했으니까. 저희 부모님도 어머니가 1살 더 많아요. 당시에는 친가 쪽에서 나이 때문에 반대가 심했대요. 그런데 저희 세대에서는 연상녀가 많아져서 제 주변에도 몇 커플 있었어요. 신기했지만 잘 만나니까 괜찮다 싶더라고요.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안 좋게 생각하는 면이 있죠.

진행자 : 남한과 비교하면?

광성 : 북쪽이 심하죠.

북한에서는 연상녀-연하남 커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북한에서도 남한에서도 과거에 비해 연상녀-연하남 커플이 많아진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텐데요. 다음 시간에는 그 얘기를 해볼까요?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