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인 구출을 위한 카드 만들기 현장

서울 성동구 용답동 영어 홈스테이 시설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에서 지역 어린이들이 트리를 장식할 카드를 만들고 있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 영어 홈스테이 시설 성동글로벌영어하우스에서 지역 어린이들이 트리를 장식할 카드를 만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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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청춘만세의 김인선입니다. 한해의 마지막, 2014년 12월도 어느덧 반이 지나가고 있네요. 여러분은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이곳 남한에서는 다양한 연말모임을 갖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임이 아닌 조금 특별한 자리가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 13일 토요일, 조금 특별한 모임이 있다고 저를 초대한 친구가 있었는데요, 청춘만세를 통해 종종 만났던 철남 씨였습니다. 탈북인 구출을 위한 카드 만들기 현장이라고 하는데요, 그곳에서는 무엇을 하는지 왜 저를 그곳으로 초대했는지 저와 함께 가보시죠.

(현장 소리) 길거리에서 듣게 되는 구세군 소리

내레이션 : 남한에서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모금활동을 합니다. 길가에 모금함을 놓고 성금을 걷는데요, 남한 전 지역에서 동시에 이루어지고 모금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봉사자입니다. 모아진 성금으로는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관계 복지시설에 기부해서 소외된 우리 이웃들에게 힘을 줍니다. 남한에서도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요. 거리에 울려 퍼지는 이 구세군 종소리를 들으며 철남 씨가 초대한 장소로 향했는데요, 도착해서 보니 6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 바쁘게 작업을 하고 있더라고요.

진행자 : 안녕하세요? 지금 뭐하고 있는 건가요?

봉사자 : 카드 포장하고 있어요.

진행자 : 먼저 어디서 온 누구예요?

봉사자 : 우면초등학교에 다니는 4학년 김다인이에요.

진행자 : 주말이라 놀고 싶었을 텐데 여기는 어떻게 오게 됐나요?

봉사자 : 할머니가 같이 가자고해서 왔어요.

내레이션 : 11살 다인이는 제가 말을 걸어도 쉴 새 없이 손을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진행자 : 할머니가 여기 뭐라고 하면서 오자고 했나요?

봉사자 : 선물 포장하러 가자고 했어요. 저는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고 붙이기만 해서 그다지 어렵지 않았어요. 그냥 재밌고 좋았어요.

내레이션 : 분주한 손놀림을 하는 사람들. 60여명의 사람들은 각자 앞에 놓인 산더미 같은 종이를 집어넣고 포장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요, 그들 속에 저를 이곳으로 초대해준 철남 씨의 모습이 보입니다.

진행자 : 오늘 어떤 좋은 자리기에 저를 초대해 주셨나요?

최철남 : 일단은 탈북인 구출 크리스마스카드라고, 크리스마스 때 주고받는 편지 같은 그런 카드를 만드는 건데 이것을 팔아서 그 수익금으로 중국내 탈북인을 구출해 오는 거예요. 제가 기자님을 초청하게 된 계기는 작년, 재작년까지만 해도 저희 나우 회원끼리 했어요. 만들어서 판매하고 그 수익금으로 구출해오고, 되게 좋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나우 회원으로 한정돼 있다는 아쉬움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일반 남한 중학생들, 초등학생, 직장인들까지 60여명이 와서 같이 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탈북인들을 위해서 같이 봉사해 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요. 특히 아무것도 모르는 초등학생들이 와서 같이 봉사하고 북한 주민들을 돕겠다고 한 장이라도 포장하고 이러니까 기특하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것을 북한 청취자분들에게 알렸으면 좋겠고, 남한에 있는 분들에게도 알렸으면 좋을 것 같아서 초대하게 됐습니다.

내레이션 : 여러분에게는 크리스마스가 생소하겠지만, 전 세계적인 명절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예수의 탄생을 기념하는 날로 기독교인들에게는 축제의 날에 해당되지만 종교에 상관없이 누구나 크리스마스를 즐기곤 합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편지와 같은 카드를 주고받기 때문에 판매를 해서 수익금을 만들 수 있는데요, 그 수익금으로 탈북자를 지원한다고 하네요. 오늘 봉사현장의 책임자에게 직접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무국장 : 안녕하세요. 나우의 사무국장 김동현입니다.

진행자 : 오늘 행사에 대해 알고 싶어요. 어떤 행사인가요?

사무국장 : 나우가 하는 활동 중에서 북한인권 개선활동으로 중국내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2011년부터 시작해서 지금 구출과정에 있는 사람까지 합치면 누적인원으로 75명을 중국에서 구출해 왔는데요, 그 일을 하는데 있어서 돈이 필요해요. 한 사람 구출하는데 200만원을 사용하는데 그 기금마련으로 연말을 맞이해서 크리스마스카드를 만들어서 판매를 하고 그 수익금으로 구출자금을 마련하는 그런 활동인데 오늘은 카드를 포장하는 작업을 봉사자분들과 함께 했습니다.

진행자 : 탈북 하는 분들 경로가 여러 경로가 있을 텐데 중국을 통해서 오시는 분들을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나요?

사무국장 : 이 땅에 온 탈북자들이야 정부로부터 지원이 나오고 얼마든지 우리가 계속 도와줄 수 있는데, 한 생명을 살리는 일은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생명을 살리는 일을 하자해서 한명을 구출하고 그 이후로 돈이 생길 때마다 구출을 해 온 것이 중국내 탈북자 구출하기의 시작이었습니다. 저희가 중국내 탈북자로 한정을 지은 이유는 북한 도강을 하고 데리고 오는 과정은 위험하기도 하고 생명이 소중하고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요. 도강을 하는 과정에서도 돈이 굉장히 많이 들어요. 지금은 한 800만 원 정도 든다고 들었는데 돈도 너무 많이 들고 북한 내부에 연결고리가 없어서 손을 못 대고 있어요. 중국 내에도 저희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이 많으니까 구출을 해오고 있죠. 크리스마스카드의 경우에는 4년 정도 됐는데 처음에는 500세트로 시작했고, 작년에 2000세트, 지금은 5000 세트를 같이 모여서 포장했습니다. 카드가 1세트에 5천원입니다. 5000 세트를 포장했는데, 12명 정도 구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내레이션 : 카드 한 장 당 가격이 4.5달러 정도 됩니다. 탈북인 한명을 구출하는데 사용되는 비용은 1814달러 정도 되고요. 5000세트를 판매하면 22,500달러, 이 돈으로 12명의 탈북자를 구출할 수 있기 때문에 크리스마스카드를 열심히 판매해야 합니다.

진행자 : 어떤 경로로 판매를 하나요?

사무국장 : 인터넷으로 나우 홈페이지를 통해서 판매를 하고 있고, 교회 등 기타 단체에서 이야기를 해주시면 저희가 가서 판매를 하죠.

진행자 : 해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느끼는 점이 있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사무국장 : 신문기사나 언론을 통해 접하는 것은 사람들이 이웃에게 관심도 없고 흉흉한 소식만 들리고, 또 북한인권 활동을 하다보면 대중들의 무관심한 모습을 보게 되죠. 그런데 이런 활동을 할 때 많은 분들은 아니지만 소수의 분들이 오셔서 마음을 다해서 저희와 같이 활동을 해주시거든요. 그런 분들을 보면서 그래도 이 사회가 잘 굴러가고 있구나 싶어요. 그리고 북한인권문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 없어 보이지만 마음이 있는 소수의 분들이 이런 활동을 해주고 계셔서 ‘아직 희망이 있구나’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가능하면 저희는 다 도와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도움이 필요한 분들은 연락해주세요. 날씨가 상당히 추운데 꼭 한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얼마 멀지않은 이 남녘땅에서도 북쪽에 있는 우리 형제분들을 위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눈물 흘리고 있고 행동하고 있고 헌신하고 있으니까 힘내시고 조만간에 웃는 얼굴로 봤으면 좋겠습니다.

내레이션 : “얼마 멀지않은 이곳 남녘땅에서 여러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는 김동현 사무국장의 말을 잊지 말아주세요. 사실 남한에서도 따뜻한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눈길을 돌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사람들은 본인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힘겨운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탈북인 구출을 위해 이렇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속에는 앞으로 ‘청춘만세’에 새롭게 합류하게 될 민경 씨의 모습도 보였는데요, 봉사현장에서의 첫 만남이라 더 설레고 모습 또한 예뻐 보이더라고요.

진행자 : 오늘 와서 민경 씨의 주 업무는 뭐였나요? 그리고 다 끝내고 난 후의 소감도 전해주세요.

이민경 : 항상 느끼는 것인데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들이 여러 명이 모이고 마음 적으로 같이 모였을 때 기적 아닌 기적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저도 이렇게 빨리 끝날 줄 몰랐고, 이 작업량 앞에 보면 언제 다 하나 이런 생각부터 드는데, 얘기도 나누면서 하니까 빨리 끝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돼요. 할머니부터 한 가족이 온 분도 계셨는데요, 그런 모습이 보기 좋더라고요. 처음에는 북한에 대한 큰 대의가 있어서 온 것은 아니었지만 가족끼리 봉사를 한번 해보자 하고 오셔서 북한 탈북자분들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를 듣게 되고 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사명의식을 갖고 일하셔서 그런지 힘든 내색도 안하시고 다들 열심히 일하시더라고요.

(현장 소리)

일단 여기서 카드 세 개를 조합해서 중간분이 스티커 모으시면 끝에서 봉투 합쳐서 비닐 안에 넣을게요.

이 카드사면 북한에 있는 언니, 오빠를 도와줄 수 있데.

카드주세요. / 여기 있어요. 고맙습니다.

내레이션 : 크리스마스가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북쪽에 있는 여러분들에게는 낯선 모습이겠지만 남한에서는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는데요, 그 음악 속에서 여러분을 향한 마음이 있다는 것만 기억해주세요. 탈북인 구출 기금마련을 위한 카드 만들기 현장에 5살짜리 제 딸아이를 데리고 갔었는데요, 이 꼬맹이가 이번 크리스마스카드를 가장 먼저 구매했답니다. 카드에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아요’라고 쓰더라고요. 청취자 여러분에게 제 딸아이의 마음도 함께 전해졌기를 바라면서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청춘만세 김인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