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017년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올 한 해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 사이에서는 어떤 뉴스가 가장 화제였는지 청년들이 뽑은 10대 뉴스 함께 하고 계시는데요.
지난 시간에 법의 심판에 따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밀려난 남한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남한 방문, 그리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북한 병사 귀순 소식까지 전해드렸습니다. 그런가하면 2016년 7월 대한민국에 사드, 그러니까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이후 올해 중국의 한류 금지령으로 남한에서는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어떤 내용인지 청년들의 얘기 계속해서 들어보시죠.
진행자 : 분단된 남북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서 한반도에는 끊임없이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네 번째 뉴스 얘기해 볼까요? 북한이 미사일을 계속 발사하고 있는데 점점 사거리가 늘어나고 있어요.
광성 : 그래서 미사일을 요격하거나 방어하기 위해서 사드라는 무기를 들여오게 됐어요. 사드가 들어오면 미사일이 날아가는 걸 잡기 위해서 레이더를 돌려요. 그걸 통해 모든 정보가 잡히는데, 그 범위가 중국까지 잡힌다고 해서 중국에서 반발을 하는 거죠. 그래서 한한령이라고 한류가 중국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어요.
진행자 : 한국 드라마나 한국 연예인들이 나오는 광고를 금지하고, 특히 올해는 한국으로 오는 단체관광을 막았죠.
광성 : 명동이나 유명한 장소에는 중국인이 정말 많았는데 중국 당국에서 한국 여행을 금지하면서 올해는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줄었어요.
클레이튼 : 저도 많이 느꼈어요. 김포공항에서 좀 가까운 곳에 사는데, 집 근처에 한 호텔 있거든요. 그동안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대형 버스에 중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았는데 사드 보복 이후 몇 개월 정도 한 번도 못 봤어요. 계속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 그 호텔 망할 것 같아요.
광성 : 다행인 게 중국에서 한한령을 조금씩 풀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예은 : 한국 경제가 중국에 너무 의존하다 보니 사실상 중국이 보복 조치를 한 거잖아요. 그래서 남한 여론이 중국이 강대국으로 들어섰는데도 강대국다운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얘기가 많았어요.
클레이튼 : 재밌는 건 미국의 경우 정부가 중국에 가지 말라고 해도 개인이 가고 싶으면 갈 텐데 중국은 공산주의 나라여서 당에서 지시하면 따르는 것 같아요.
광성 : 남한도 마찬가지죠. 누가 가지 말라고 해도 가고 싶으면 가는데 중국은 공산국가라서 정부의 힘이 센 거죠.
진행자 : 그런가하면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의 한류가 막혔는데도 올 한 해 가장 빛난 그룹이 있었습니다. 다섯 번째 뉴스가 되겠네요.
예은 : 방탄소년단이라고 남성 7인조 그룹입니다. 이 그룹이 중국이나 아시아뿐만 아니라 빌보드 뮤직 어워드라는 미국의 유명한 음악 시상식에서 상도 받고,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라는 시상식에서 공연도 했어요. 아시아의 남자 그룹으로는 최초래요. 미국 전역을 뒤흔들고 있다는 기사도 많이 나와요. 신기한 게 유럽이나 미국은 한류 열풍이라고 해도 소수만 좋아했는데, 지금은 거의 주류 문화로 올라왔다고 하더라고요.
진행자 : 방탄소년단은 기록소년단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수십 가지의 기록을 가지고 있대요. 아시아권에서는 한류 인기가 대단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영어로 노래해야 진입할 수 있으니까 문이 좁았는데 방탄소년단은 노래를 내놓을 때마다 미국 언론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대요.
예은 : 노래도 그렇지만 춤의 영향도 커요. 7명이 하나가 된 것 마냥 춤을 딱딱 맞춰서 춘다고 해서 칼군무라고 하거든요.
클레이튼 : 1990년대 미국에서도 보이밴드나 걸그룹의 인기가 많았는데 그때는 딱 미국인만 나왔고, 지금과 비교해보면 90년대 춤은 아무것도 아니에요(웃음). 한국 그룹은 훨씬 수준이 높고 그래서 미국 사람들한테 방탄소년단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광성 : 외국에서는 영어로 된 노래가 아니니까 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한글을 많이 배운다고 해요. 재밌는 건 한류가 북한에도 열풍이라는 거죠. 물론 그룹의 춤이나 노래를 따라 할 수는 없지만 드라마나 영화가 들어가서 인기니까. 한류가 대단한 것 같아요.
예은 : 북한은 같은 언어를 쓰지만 미국이나 유럽은 문화가 완전히 다른데 어떻게 한류를 수용하는지 궁금해요. 방탄소년단이 인기를 얻은 이유가 인터넷에 동영상을 올려요. 춤추는 영상을 영화처럼 만들어서 올리는데 그걸 보고 해외에 있는 사람들이 반응을 영상으로 또 올리는 거예요. 그 영상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460만 개래요. 얼마나 관심이 많고 그 영상을 많이 본다는 얘긴지.
진행자 : 인터넷을 잘 활용해서 세계에 홍보를 하는 거죠. 최근에 발표된 어떤 노래는 지금까지 우리가 미국, 영국, 아시아 얘기했습니다만 스웨덴, 슬로베니아, 사우디아라비아, 엘살바도르, 아랍에미리트 등 10개 나라에서 음악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대요.
예은 : 정말 신기해요. 그리고 영어로 바꿔서 부르는 게 아니에요. 한국어로 불러요. 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가사의 의미를 안 뒤에 따라 불러요. '떼창'이라고 가수와 호흡을 맞춰 부르는 거예요.
진행자 : 청년들이 생각하는 올 한 해 남한에서의 10대 뉴스 함께 하고 있는데요. 지금 들려드릴 내용은 큰 충격이었죠.
예은 : 네, 포항에서 지진이 일어났는데 규모는 5.4정도였고, 뉴스를 보니까 포항에서는 건물 외벽이 무너지고 학생들이 대피한 경우도 있었어요.
진행자 : 11월 15일 오후 2시 30분쯤이었는데, 경상북도 포항입니다. 포항에서 서울이 직전 거리로 270km인데, 서울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지진을 느꼈어요. 작년 경주에 이어서 또 한 번 지진이 일어난 데다 특히 이번에는...
예은 : 수능, 대학 입시를 위해 치르는 시험을 하루 앞두고 일어났어요. 진행자 : 남한의 전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한꺼번에 시험을 보는 건데 하루 전날 지진이 발생해서 저녁 8시 이후에 국가 차원에서 수능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발표한 거죠.
예은 : 사상 처음이에요. 왜냐면 수능은 절대로 미룰 수 없는 국가적인 시험이거든요. 그때는 비행기도 안 떠요.
광성 : 수능을 연기한 게 여진 때문이라고 할 수 있죠. 큰 지진이 오고 나서 뒤로 또 다른 지진이 있을까봐. 시험을 보다 혹시라도 피해가 있을까봐 수능을 미룬 건데 수능을 예정대로 치러야 수험생들이 대학마다 있는 면접 등 이후 입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데 수능을 일주일 연기하면 모든 걸 연기해야 해서 대혼란이 일어나는데도...
진행자 : 천재지변이라서, 사람의 목숨이 가장 중요하니까 미뤄진 거예요.
예은 : 수능을 연기한 게 학생들에게는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국민들은 80% 이상이 '수능 연기는 잘한 것이다'라고 평가했대요. 안전을 더 우선시 하는 국가 정책에 대해 신뢰하고, 좋은 대처였다고 평가한 거죠.
진행자 : 실제로 원래 예정됐던 16일에 16차례의 여진이 있었다고 해요. 시험이 미뤄진 게 다행이죠. 그리고 수능은 일주일 연기돼서 잘 치러졌지만 한반도가 지진에 안전하지 않다는 것은 이번에 한 번 더 입증이 됐죠. 좀 더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고요. 지진과 함께 올 한 해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건들이 많았죠. 일곱 번째 뉴스도 얘기해 볼까요?
예은 : 계란에 살충제가 있다고 발표돼서 난리도 아니었어요.
광성 : 닭에 있는 진드기 등을 잡기 위해 뿌리는 살충제의 일부가 닭 몸에 들어가서 달걀에 함유된 거죠.
예은 :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등 건강에 해로우니까 국민들이 분노한 거죠.
진행자 : 달걀은 날마다 먹는다고 할 수 있죠, 여러 가지 음식으로.
예은 : 살충제 달걀이 나오는 농장의 고유번호가 달걀에 찍혀 있어요. 그걸 정부가 공개해서 사람들이 집에 있는 달걀을 확인하기도 했어요.
광성 : 살충제를 쓰는지 안 쓰는지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관리 감독을 잘 해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잘 안 된 문제죠.
진행자 : 그런가하면 여성들 사이에서는 달걀 못지않게 또 큰 일이 벌어졌습니다.
예은 : 여성들은 월경을 하면 일회용 생리대를 쓰는데. 남한에서는 월경을 생리라고 해서 생리대라고 하거든요. 일회용 생리대를 많이 사용하는데.
진행자 : 한 번 쓰고 버리는 거예요, 북한에는 생리대가 없어서.
광성 : 천을 빨아서 쓰는데 위생적으로 굉장히 안 좋다고 해요.
예은 : 어떻게 살까요...
진행자 : 상상은 잘 안 됩니다. 남한에서는 다들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합니다. 개당 500원, 0.5달러 정도니까 싸지 않아요. 2~3시간마다 교체해야 하거든요, 위생을 위해서. 여성들이 달마다 쓰는 유명한 회사의 생리대에서 몸에 안 좋은 성분이 검출된 거예요.
예은 : 인터넷 카페라는 게 있어요. 사람들이 모여서 제품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인데 거기에 어떤 사람이 '이 생리대를 쓴 뒤에 월경의 양이 줄어드는 등 이상하다'고 글을 썼는데,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반응을 한 거예요. 그래서 그 상품이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조사를 한 거죠. 정부 차원에서도 조사하고.
진행자 : 사실 먹는 거, 생활하면서 쓰는 것에서 유해 성분이 나오는 일은 비단 남한만은 아닙니다.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죠. 왜냐면 다들 편리한 물건을 만들면서도 단가를 낮춰서 이익을 추구하려는 업체에서 만들다 보니 알게 모르게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걸 광성 군이 얘기한 것처럼 관리 감독하는 기관에서 철저히 검증을 해줘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하느냐.
예은 :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거의 독점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여서 소비자가 뭐라고 해도 꿈쩍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다양해졌어요. 예를 들어 해외에서도 사올 수 있고, 자기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법도 다양하고. 그러다 보니까 소비자들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시위하고, 단체 소송하고, 인터넷을 통해 서로 의견을 취합해서 서명운동도 하니까 기업도 어쩔 수 없는 거죠.
네, 소비자들이 해당 기업의 물건을 사지 않는 불매운동도 하거든요. 100% 안전한 상품이라면 가장 좋겠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사회적으로 공개해서 개선하려는 모습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이 뽑은 2017년 10대뉴스, 또 어떤 소식들이 있을까요. 나머지 뉴스는 다음 시간에 계속 알아보겠습니다.
<청춘 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지금까지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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