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 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세요, 미국 켄터키 주에서 온 클레이튼입니다. 한국에 거주한 지 7년 됐고, 한국 회사에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강예은 : 안녕하세요, 강예은이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제가 살아갈 세상과 통일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많은 이야기를 통해 서로 이해를 넓혀갔으면 좋겠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서울에서 회사 다니고 있는 정광성입니다. 고향은 함경북도 회령시고, 남한에 온 지 11년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 좋은 소식 전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새해가 되면 새 것으로 바꾸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달력이죠. <청춘 만세> 지난 시간부터 달력에 대해 얘기 나누고 있습니다. 남한에서는 12월이 되면 은행이나 상점 등에서 무료로 달력을 주는 곳이 많고요. 그럼에도 1년 동안 사용할 거라서 돈을 주고 사거나 자기만의 달력을 제작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특이한 달력도 참 많은데요. 우리 청년들은 어떤 달력을 좋아하는지 계속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진행자 : 남한에서도 과거에는 지금처럼 달력이 다양하지 않았어요. 어렸을 때 달력 기억하고 있나요?
예은 : 은행에서 받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예쁘다는 생각은 못했고, 다 비슷비슷했어요. 할머니 집이나 우리 집이나 다른 집 가도 그렇고.
진행자 : 저희 집은 성당에서 받았던 달력. 거기에는 성화가 그려져 있고 천주교의 각종 중요한 일정이 기록돼 있죠. 아니면 아빠 회사에서 받은 달력.
클레이튼 : 저희 가족은 달력을 잘 안 써서 한두 개 있었는데 예쁘지는 않고 날짜만 있었어요. 그런데 상점에서 봤던 달력은 다양했어요. 가수들, 애완동물, 자동차, 스포츠, 만화 등 정말 많았는데 요즘은 없어요. 휴대전화 달력 때문에 망한 것 같아요(웃음).
광성 : 저는 기본 달력, 종이 한 장에 12개 달이 기록된 달력만 계속 있었어요. 12월이 되면 그 달력을 인민반장이 나눠 주는데, 다른 달력은 못 봤던 것 같아요.
진행자 : 그럼 특별히 좋아하는 달력 있나요? 클레이튼은 숫자 큰 거(웃음)?
클레이튼 : 맞아요, 실용적인 달력.
진행자 : 저는 여행사에서 주는 달력이 참 좋더라고요. 세계의 유명 여행지를 예쁘게 편집해둬서 보기에 좋잖아요.
광성 : 저는 무한도전 달력이라고, 유명한 텔레비전 오락 방송의 주요 장면으로 달력을 만든 거예요.
진행자 : 그건 돈 내고 사는 거죠?
광성 : 네, 10달러 좀 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예은 :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 단체로 무한도전 달력을 주문한 적이 있어요. 그 방송을 즐겨보는 사람들은 '올 한 해 이런 웃음을 줬었지!' 함께 돌아볼 수 있거든요.
진행자 : 북한에도 이 방송이 들어가고 있는지 모르겠는데 매주 토요일 저녁 방송되는 인기 오락 프로그램이에요. 10년이 넘었어요. 남한의 유명한 희극인들이 나오는데 제목처럼 뭐든 도전하는 프로그램이라 흔히 골수팬이라고 해서 이 방송을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죠. 그 사람들을 위해 만든 달력이 판매까지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대중적으로 판매되는 달력은 줄어든 반면 이렇게 골수팬을 대상으로 하는 달력 판매는 증가한 것 같아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이색 달력 또 있을까요?
예은 : 최근에 봤는데 몸짱 소방관들을 모델로 한 달력이 있더라고요. 그 달력을 만든 취지가 화상 환자들에게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기 위해서라고 해요. 달력도 단순한 배포에 그치지 않고 기부나 다른 용도로 많이 제작되고 있어요.
광성 : 무한도전 달력도 수익금을 힘든 사람들에게 기부해요. 달력 자체도 재밌고 취지도 좋으니까 사람들이 많이 사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진행자 :소방관 달력은 2012년부터 제작됐는데, 남한에서는 소방관들의 처우가 하는 일에 비해 좋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죠. 그런데 소방관들은 워낙 몸을 움직이고 운동을 하니까 몸매가 좋잖아요. 남한에서는 몸 만들기에 관심이 많고요. 그래서 훌륭한 근육이 장착된(웃음) 소방관들을 모델로 달력을 만들었는데 반응도 좋고, 소방관에 대한 생각도 다시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해요. 미국에도 있다고 들었어요.
클레이튼 : 있긴 한데 제가 남자라서 전혀 관심 없습니다(웃음). 예전부터 기부하기 위해 만든 달력은 많아요. 소방관 달력도 있고, 경찰관 달력도 있고.
진행자 : 남자 몸짱들 외에 여자 몸짱들이 모델인 달력도 많잖아요.
클레이튼 : 많은데, 그건 기부 아니고 돈 벌기 위해 하는 거예요(웃음).
진행자 : 그렇죠, 남자가 모델이 된 건 최근이고 예전에는 주로 예쁘고 날씬한 여성이 모델을 많이 했죠.
예은 : 달력 중에 메모지를 붙일 수 있는 달력도 있고, 어떤 달력은 날마다 내 기분을 기록할 수도 있어요. 취업 달력이라고 해서 기업 채용일이나 공무원 시험일이 기록된 달력도 있고요. 학교 내에서는 학사 일정이 적힌 달력도 있고, 손 없는 날이라고 이사 가기 좋은 날을 적어 놓은 이사달력도 있어요.
진행자 : 낚시달력도 있고, 농촌달력도 있죠.
광성 : 어디서 만드느냐에 따라 기능이 다른 것 같아요.
클레이튼 : 혹시 남한에 365장으로 돼서 하루하루 뜯어내는 달력도 있나요?
진행자 : 있어요. 그런 달력은 종이가 좀 얇죠.
클레이튼 : 옛날에 미국에서 많이 썼어요. 날마다 농담이 적혀 있었어요.
진행자 : 그런 달력은 날짜 가는 걸 실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한 장 한 장 뜯어내니까.
예은 : 그런 건 국군장병에게 선물해야 할 것 같아요. 전역을 기다리거든요. 실제로 군인들은 자기 달력에 하루가 지날 때마다 'X'표시를 하잖아요(웃음).
진행자 : 인기 배우나 가수들이 모델로 나오는 달력도 있죠?
클레이튼 : 네, 그런데 그런 달력은 오래 전부터 있어서 이색달력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진행자 : 북한 청취자 여러분에게는 색다를 수 있어요.
광성 : 네, 가수들이 나오는 것은 본 적이 있지만 흔하지는 않아서 신기할 것 같아요.
클레이튼 : 미국도 인기 드라마나 영화로 달력 만들기도 해요.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그런 달력은 있었으니까 신기하지 않아요.
진행자 : 클레이튼이 북한 달력을 보면 신기하겠군요?
클레이튼 : 미국 사람들은 북한에 달력이 한 가지만 있다고 생각할 거예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사진 나오는. 그런데 아까 다양하다고 해서 놀랐어요.
광성 : 김 씨 일가를 모델로 한 달력도 있어요. 예를 들어 김일성이 백두산에 올라서서 사진 찍은 것도 있고. 보통 달력은 1년 쓰고 버리는데, 그런 달력은 못 버리죠. 버리면 큰 일 나고, 걸어두고 계속 봐요.
예은 : 종이 없으면 예전에는 달력 찢어서 쓰기도 했다는데 그 달력으로는 못 하겠네요.
클레이튼 : 만약 미국에 대통령 달력 있다고 해도 1년 끝나면 아무 생각 없이 버릴 거예요(웃음).
광성 : 북한에서는 신문을 불쏘시개 등 여러 용도로 사용하는데, 달력뿐만 아니라 신문에 김 씨 일가 사진이 나와도 따로 오려서 보관해야 해요.
진행자 : 클레이튼이나 예은 씨는 북한 달력 봤어요?
클레이튼, 예은 : 한 번도 못 봤어요.
진행자 : 사무실에 있는 북한 달력인데, 어떤가요?
예은 : 60~70년대 모습 같아요. 그런데 모델은 예쁘네요. 또 신기한 게 북한에서는 영어를 안 쓸 줄 알았는데 'Happy new year'라고 적혀 있어요. 심지어 '위대한 김일성 동지' 이런 말도 영어로 적혀 있네요.
광성 : 왜냐면 이걸 수출할 수도 있거든요.
진행자 : 수출...
예은 : 누가 살까요(웃음)?
광성 : 누가 살지 여부는 모르겠는데, 중국에 수출하거나 북한과 관련된 나라에 주거나.
진행자 : 달력을 보고 처음 드는 생각은 좀 촌스럽다... 만약 이걸 돈 주고 사야 한다면?
광성, 예은 : 안 사죠(웃음).
예은 : 실용적이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진행자 : 달력을 보면서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올해의 공휴일을 확인하는 건데, 남한은 어떤가요?
예은 : 남한의 올해 공휴일은 68일이에요. 그런데 작년과 달리 공휴일이 주말에 있지 않아서 쉬는 날이 많게 느껴져요.
진행자 : 올해 남한의 공휴일이 12년 만에 가장 길다고 해요.
예은 : 특히 10월이 절정인데요. 추석 등이 있어서 길게는 열흘을 쉴 수 있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벌써부터 여행을 계획하고 있어요.
진행자 : 이걸 징검다리 휴일이라고 하는데, 화요일이나 목요일에 휴일이 있으면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휴가를 내서 토일월화, 목금토일을 쉬는 거죠. 이런 징검다리 휴일이 올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여행갈 계획을 많이 세운다고 하더라고요.
북한은 어떤가요?
광성 : 북한은 작년까지 68일이었는데 올해 71일로 늘었어요.
진행자 : 남한보다 더 기네요.
광성 : 그런데 남한에서는 토요일도 쉬니까.
진행자 : 미국은 어떤가요?
클레이튼 : 미국은 생각보다 짧네요. 토일 빼고 딱 열흘이더라고요.
진행자 : 일요일까지 하면 남한과 비슷할 것 같은데요? 토요일과 일요일 빼고 각 나라에서 가장 특이한 휴일이 있을까요?
예은 : 한글날?
클레이튼 : 미국에는 '콜럼버스의 날' 있는데...
--------------------------
한글날? 콜럼버스의 날? 청취자 여러분이 듣기에는 이름도 낯설 북한과는 다른 남한과 미국의 공휴일... 이 얘기는 다음 시간에 이어가 볼까요? 공휴일에 우리 청년들이 무엇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 나눠보겠습니다.남한에서는 음력설을 쇠서 27일부터 30일까지 연휴인데요. 북한에서도 음력설 쇠는 분들 잘 지내시기 바라면서 다 함께 인사드리겠습니다.
다 함께 : 청취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청춘 만세>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