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뽑은 2016년 10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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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에서 생활하는 청년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청춘만세>저는 진행자 윤하정입니다.
먼저 이 시간을 함께 꾸며갈 세 청년을 소개할게요.

클레이튼 : 안녕하십니까. 미국에서 온 클레이튼인데 남한에 온 지 6년 됐습니다.
지금 한국 회사 다니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예은 : 안녕하세요. 저는 스물일곱 살이고, 남한에서 태어나 자란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어를 전공했고, 북한과 통일에 관심이 있어 이렇게 함께 하게 됐습니다.

광성 : 안녕하세요, 정광성입니다.
저는 2006년까지 북한에서 살다 탈북해서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북한전략센터라는 곳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연말이면 저마다 한 해를 어떻게 지냈는지 돌아보게 되죠.
언론에서도 각 분야별로 한 해 가장 화제가 됐던 일들을 정리하곤 하는데요.
저희 <청춘만세>에서도 '청년들이 생각하는 2016년 10대 뉴스'를 뽑아봤습니다.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시죠.

진행자 : 안녕하세요.
연말이 되면 방송이나 신문에서 '10대 뉴스', '키워드로 보는 한 해' 등으로
한 해를 돌아보잖아요.
그래서 저희도 '청춘만세가 뽑은 10대 뉴스'를 골라봤는데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스포츠 등 여러 분야를 망라하기는 했습니다만
특별한 기준은 없고 저희는 그냥 청년의 눈에서 2016년 가장 화제가 됐던 것들을 얘기하겠습니다.

첫 번째 뉴스는 저희가 지난주까지 계속 얘기했던 내용이죠?

광성 : 그렇죠, 촛불집회라고 항의나 추모를 위해 평화적인 시위를 하는 건데
남한에서는 대통령의 탄핵과 하야를 외치는 국민들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나와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혹시 지난 방송 못 들으셨던 청취자 여러분을 위해서
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지 짧게 얘기해 줄래요?

광성 : 최순실이라는 대통령의 지인이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을 이용해 대한민국 국정을 농단했다는 것에 국민들이 분노해서 하야를 외치고 있어요.

진행자 : 대통령이 사사로이 권력을 남용했다, 개인적인 일뿐만 아니라 남한의 정치, 경제적인 분야로까지 방대하게 퍼지면서 국민들이 대통령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10월 말부터 계속 촛불을 들고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하고 있는데 그 수가 100만 명은 훌쩍 뛰어넘고 있죠.

예은 : 가장 많이 모인 규모가 220만 명인데, 어떤 기사를 봤더니 전 국민의 3.5% 이상이 평화적인 시위를 하면 그 정권은 무너지게 돼 있다고 해요.
남한 국민을 약 5천만 명이라고 한다면 180만 명만 넘어도 3.5%를 넘거든요.
그러면 성공을 거둔 것과 다름이 없고,
심지어 국회에서는 대통령을 법적으로 물러나게 할 수 있는 탄핵안이 통과됐어요.

광성 : 그런데 이후 헌법재판소에서 이것이 과연 위헌인가를 판가름해야 하죠.

진행자 : 국민들은 스스로 물러나기를 바라는 거죠.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물러나기를 바라는데 강제로 퇴진되는 탄핵 단계로 접어들고 있으니까 어떻게 보면 청년들에게는 가장 즐겁게 보낼 수 있는 크리스마스, 연말인데 개인적인 모임을 뒤로하고 광화문광장으로 나가서 여전히 촛불을 들고 집회를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년에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어요. 하야를 할지, 탄핵이 될지.
대통령 선거 자체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많고요.
어쨌든 올해 남한에서 가장 큰 사건이 아니었나, 온 국민이 하나로 뭉칠 수밖에 없었던.

예은 :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번 일을 통해 시민들의 정치적인 성장,
새로운 의식을 갖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광성 : 그렇죠, 이번 일을 통해 남녀노소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고,
앞으로도 점점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지 않을까 싶어서
어떻게 보면 전환점이 될 것 같아요.

진행자 : 올해 정치에 관심을 가질 일이 세계적으로도 있었죠?

클레이튼 : 네, 미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었는데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됐습니다.
이분이 정치 경험이 없고, 좀 극단적인 말을 말이 해서
어떻게 대통령이 됐을까 생각하는 사람 많습니다.
한 달 전에 당선됐지만 미국 국민들이 많이 걱정하고 있어요.
그래서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우리 대통령 아니다'고
길거리에서 행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민주적인 절차로 당선됐기 때문에 무효로 할 수는 없는 거죠.

진행자 : 그런가하면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라고
영국이 유럽연합에서 탈퇴할 것인가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했는데
탈퇴는 말도 안 된다는 예상과 달리 탈퇴하는 것으로 투표 결과가 나왔죠.
그러니까 미국 대통령 선거도 그렇고, 영국의 브렉시트도 그렇고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면서
전 세계, 특히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던 한 해가 아닐까 싶어요.

예은 : 네, 그 당시 기사나 인기 검색어,
그러니까 인터넷을 보면 사람들이 요즘 어떤 걸 가장 많이 검색했는지 나오는데
그때 대부분 '브렉시트'나 '미국 대선', '트럼프' 등이 많았어요.
그리고 브렉시트나 미국 대선은 그 나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좀 더 관심을 가졌던 것 같아요.

진행자 : 그렇죠, 지금도 관련 정책들이 바뀌고 있고
아마 2017년에도 상황은 비슷하지 않을까.

예은 : 진행 중이죠.

진행자 : 남한에서는 또 엄청난 일이 있었죠?

예은 : 네, 가을이었죠. 날씨는 좋았는데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일이 있었어요.
9월 12일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일어났어요.
저 조차도 집에서 지진을 느꼈거든요.

진행자 : 경북에서 일어난 지진을 경기도에 있는 예은 씨가 느낀 거죠.
사실 3개월 전 일인데도 좀 멀게 느껴지는 감이 있어요.
그런데 당시 5.1, 5.8의 강진이 잇달아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도 여진이 이어지고 있어요.

광성 : 그때 추석 때라서 저도 부모님을 뵈러 대구에 갔는데,
저희 어머니도 집이 흔들려서 무서웠다고 하시더라고요.

클레이튼 :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일본에만 지진이 있는 줄 알았는데
계속 지진이 있으니까 겁이 좀 나요.
10~20년 후에 일본처럼 심한 지진이 생기면 어쩌나.

예은 : 그런 공포가 가장 큰 것 같아요.

진행자 : 지금까지 지진은 남한과는 거리가 먼 단어였죠.

광성 : 네, 지진은 일본에서만 일어난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남한도 지진에서 안전하지 않다...

예은 : 저는 얼마 전에 자다 뭔가 흔들리기에 또 지진인가 생각했어요.

진행자 : 일본 같은 경우는 지진이 워낙 많다 보니까
대처 방안이나 요령을 잘 알고 있는데,
남한에서는 그동안 국민들이 체감할 정도의 지진이 없었기 때문에
국가적인 비상 체계도 미흡하고, 국민들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잘 몰라서
그런 공포가 훨씬 크지 않나 싶어요.

광성 : 이번에는 인명피해가 크지 않아서 다행이었는데
5.8보다 더 큰 규모의 지진에서는 인명피해도 생길 수 있으니까
관련 대책이 잘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진행자 : 대책들이 만들어지고는 있죠.

자, 세 번째 사안까지 알아봤고요. 네 번째는 좀 더 남북이 연관된 내용이죠?

클레이튼 : 올해 하계올림픽에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사진이 있습니다.
바로 남북 선수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에요.
체조 선수들인데, 남한 선수가 휴대전화로 두 사람이 웃고 있는 모습을 찍었어요.
특히 미국사람들은 놀랐어요.
미국에서는 남한과 북한은 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적이 서로 웃고 있어서 사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 보면서 옛날 생각났습니다. 바로 핑퐁, 탁구 외교인데요.
미국과 중국은 오래 전부터 외교 관계가 안 좋았어요.
중국이 6.25전쟁 때 북한을 도와줘서 미국은 경제 봉쇄 정책을 유지했는데
1970년대 들어서 노선을 바꿀까 고민하는데
중국 정부가 미국 탁구 선수단을 초대했어요.
그래서 미국사람들이 20년 만에 중국에 갔는데
경기를 통해 두 나라 관계가 좋아졌고, 몇 달 뒤에는 국교 정상화도 이뤘어요.

예은 : 스포츠가 우열을 가르는 경쟁이라고 생각하는데
올림픽은 전 세계가 하나가 되고 화합하는 행사잖아요.

진행자 :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화합을 이루는 운동 축제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이번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렸잖아요.
여러분 1위가 어느 나라였는지 기억하나요?

클레이튼 : 미국, 미국(웃음).

진행자 : 그렇죠. 남한은 금메달 9개로 8위, 그리고 북한은?

클레이튼 : 34위.

진행자 : 금메달 2개를 기록했죠.

그때 남북 체조 선수들이 함께 찍은 사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는데
또 하나, 사격에서 동메달을 땄던 북한의 한 선수가 말했죠.
남북이 하나였다면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기록했을 텐데...
정말 남북의 금메달을 합치면 11개잖아요. 더 높은 순위를 기록했겠죠.
그리고 또 하나 기억에 남는 게
북한에서는 북한에서 금메달 딴 경기만 중계한다고.

광성 : 그렇죠, 지금은 동메달까지도 중계할 거예요.
그런데 예전에는 정말 금메달, 이긴 경기만 중계했고
그래서 어릴 때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올림픽에는 저 경기밖에 없다고 생각했어요.

진행자 : 다른 나라의 경기는 아예 보여주지도 않고,
다른 나라가 몇 위인지도 모르는 거죠.

광성 : 남한이 참가하는지도 모르죠.

진행자 : 그리고 2018년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는데
그때는 남북이 하나로 입장이라도 할 수 있을지. 북한이 참가는 할지.

예은 : 특히 강원도에서 열리는 거니까 북한과 함께 나누고 있는 땅이고...
그때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서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상황이 바뀔 수도 있지 않을까.

진행자 : 자, 다섯 번째 뉴스에서도 북한 얘기를 좀 더 해볼까요?

광성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가족과 함께 대한민국으로 망명했어요.
외교 쪽에서는 대사 다음의 권력을 지닌 사람이라 충격적이었어요.

진행자 : 탈북한 외교관 중에서는 가장 고위급이죠.

광성 : 네, 1962년생인데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한 엘리트예요.
아버지가 김일성과 함께 빨치산 투쟁을 했기 때문에
집안 대대로 자식들도 엘리트 과정만 거쳐요.

그 전에는 중국내 북한 식당 여종업원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한 일도 있어요.
4월 7일에 한국에 입국했는데,
북한 측에서는 남한 국정원의 납치라는 말도 있었지만
변호사들이 13명과 일일이 면담하는 과정에서 자유의지로 왔다는 답변을 들었죠.
13명이 집단으로 탈북한 건 처음이라서 더 새로웠던 것 같아요.

예은 : 올해는 엘리트, 고위층의 탈북이 많았어요.
사회 지도층의 탈북이 많다 보니까 남한 내에서는
북한 정권이 오래 못 가겠다는 생각이 많이 퍼졌어요.
진행자 : 예전에는 사실상 먹고사는 게 힘든 사람들이 많이 탈북했다면
최근 몇 년간은 북한에서 잘 먹고사는, 교육 잘 받은 사람들,
대외적으로 북한을 선전하는 사람들이 탈북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거든요.
특히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다른 나라의 자유나 살아가는 방식을 더 많이 접하다 보니까
북한과 비교가 되는 면도 있을 것 같아요.

예은 : 아무리 많이 가진 사람이라도
인권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자유를 누리지 못하면
사람들이 그 자유를 찾아서 나서게 되는 것 같아요.

진행자 : 북한에서도 남한의 많은 문화를 막으려고 하지만 스며들고 있잖아요.
외국에 있는 사람들은 훨씬 자유롭게 접할 수 있으니까.
또 하나의 대표적인 나라가 쿠바 아니겠어요?

클레이튼 : 네, 쿠바는 올해 변화가 많았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방문했고, 롤링 스톤즈라는 세계적인 록 밴드가 공연을 했는데
60만 명 정도가 현장에 모였다고 해요.
1959년부터 공산주의 정부가 있었는데 어떻게 서방문화를 좋아하게 됐는지...

그러게요, 사회주의 국가였던 쿠바에서 어떻게 록 음악을 좋아하게 됐을까요?
이 얘기는 나머지 10대 뉴스와 함께 다음 주에 계속 알아보죠.
<청춘만세>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윤하정이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