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생각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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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유난히 일찍 폈다 금세 져버린 벚꽃이 참 아쉬웠었는데요. 지난 주말, 그 길에 예쁜 장미가 피어 있더라고요.

'하나가 지나가면 또 하나가 찾아오고 하나를 잃으면 다른 하나를 얻는다'는 인생의 진리를 자연이 가르쳐 주는 것 같았는데요.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새로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쥐고 있는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뜻이겠죠?

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우리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점점 파괴돼 가는 환경을 걱정해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데요.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약간의 불편쯤은 감수해야겠죠! 5일은 환경의 날, 환경에 대한 얘기 해봅니다. 남북청년들이 함께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이정민, 김강남, 김재동 씨와 함께 합니다.

진행자 : 안녕하세요.

이정민, 김강남, 김재동 : 안녕하세요.

진행자 : 덥네요.

이정민 : 정말 많이 더워진 것 같아요.

김재동 : 피부가 많이 탔습니다.

진행자 : 여름을 좋아하세요?

김재동 : 저는 차라리 겨울이 좋습니다.

김강남 : 저는 여름이 좋습니다. 봄과 여름이 좋은 것 같아요. 추운 계절은 생각만 해도 움츠러들고 북에서 고생했던 생각이 납니다.

진행자 : 그런데 점점 봄과 가을이 짧아지고 여름과 겨울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의 영향인데요. 6월에 '환경의 날'도 있고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도 있는 것 아세요?

김재동 : 몰랐습니다.

6월 5일은 환경의 날, 6월 17일은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입니다.

'환경의 날'은 1972년 6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에서 제정됐고 남한에서는 1996년부터 법적기념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은 기후 변화나 인간 활동 등으로 인해 토양이 침식되거나 산림이 황폐화 되면서 사막이 점점 넓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정한 날입니다.

진행자 : 정말 환경이 많이 파괴되고 있어서 전 세계적으로 걱정입니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환경을 생각하면서 사는 것 같습니까?

김강남 : 저는 환경을 정말 많이 생각합니다. 저는 환경파에요. (웃음) 산을 많이 사랑하고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것에 대해 스스로도 많이 놀랄 때가 있습니다. 관련 뉴스도 챙겨 보고 북한과 남한의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더 예민하게 생각하는 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환경 보호를 얼마나 실천하고 계신가요?

김강남 : 제가 지금은 담배를 끊었는데 예전에 담배를 피울 때도 산에 가서는 담배를 아무리 피우고 싶어도 꾹 참았어요. 담배를 많이 피는 사람이 피고 싶은 것을 참는 것은 고문이에요. 하지만 산 불 한번 나면 얼마나 많은 나무가 죽어요? 내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 나면 그게 얼마나 큰 죄인지를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등산할 때 저는 정해진 코너를 다니지 않고 야산을 타요. 산에서 거의 7년을 살았기 때문에 그런 거에 익숙하고 산타는 것을 즐겨요. 흙냄새를 맡는 것이 좋아서 그런 길을 타는데 옆에 보면 쓰레기가 많은 겁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주워갈 수 있는 만큼 주워서 내려옵니다.

진행자 : 정민 씨도 환경을 정말 많이 생각하실 것 같아요.

이정민 : 저는 너무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자랑 같기도 한데요. 세제가 환경에 안 좋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음식물은 되도록 남기지 않고 다 먹고 세제는 되도록 안 쓰고 물로만 설거지 할 수 있는 것들은 물로만 씻어내요. 그리고 일회용을 안 써요. 또 제가 이 세상을 떠나면 환경을 생각해서 수목장을 해달라고 했습니다. 작은 거 하나라도 해야겠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환경에 도움을 줄 것 같아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정민 씨는 정말 많이 실천하고 있네요. 재동 씨는 어떤 걸 하고 있나요?

김재동 : 저는 솔직히 환경 변화에 둔감한 편이거든요. 그나마 하는 건 분리수거. 그리고 쓰레기 무단 투기는 절대 하지 않아요. 쓰레기통이 없으면 제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집에 가서 버리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전기나 가스 같은 것들은 환경을 생각해서 아낀다기보다는 적지 않은 공과금 때문에 돈을 아끼려고 절약하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 환경을 생각하다보면 돈도 아끼고 우리 몸도 더 건강해 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환경을 생각해서 실천해야 하는 것 중에 제가 가장 자신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육류를 줄이는 겁니다.

이정민 : 저는 3일 정도 고기를 안 먹으면 빈혈이 오는 것 같아요. 그런데 고기를 먹는 것이 환경에 무척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김강남 : 저는 처음 알았어요!

현재 아메리카 대륙의 많은 지역이 소를 사육하기 위한 목초지로 개간돼 있습니다. 목초지로 개간하기 위해서는 원래 있던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그 자리를 태워야 합니다. 많은 나무가 베어졌고 콩을 생산하는 지역은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국제산림협회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브라질의 아마존에선 포르투갈이나 우루과이의 크기의 두 배가 되는 숲이 벌목됐다고 합니다.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지역인데요. 나무가 사라지면서 공기가 나빠지고 토양이 침식되고 날씨는 더 건조해 집니다.

게다가 소를 먹일 곡물을 생산하기 위해서 필요한 살충제, 비료, 농업 기계 등은 모두 화석연료를 이용해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한 마리의 소는 하루에 500리터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데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강한 온실가스입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소를 포함한 가축들의 배설물은 이산화질소와 메탄가스를 방출하고 물과 공기를 오염 시키는데 미국 농무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육되는 가축의 배설물이 1년에 약 14억 톤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 수치는 미국 전체 인구 배설물의 130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인데요. 배설물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먼지, 스모그, 악취, 유독가스 등이 방출되기 때문에 공기의 질을 저하시키고 사육장 근처에 살고 있거나 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 통증, 가려움, 현기증을 유발시키기도 합니다. 대량으로 소를 키우는 게 이렇게 많은 환경 문제를 가져온다니! 청춘만세 구성원들도 모두 깜짝 놀랍니다.

이정민 : 잘 못하고 있는 걸 얘기 하려면 끝이 없네요. (웃음)

진행자 : 자, 그러면 이제부터 한 가지씩 환경을 생각해서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지금하고 있는 것에서 하나씩 더 추가해 볼까요?

이정민 : 저는 지금 하고 있는 것들도 잘 실천해서 이어가고 싶고 분리수거를 안 하는 것이 지금 생각해보니 참 미안합니다.

진행자 : 분리수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를 때도 있죠. 북한은 분리수거라는 것이 없죠?

이정민 : 네, 버릴 것이 없으니까요. 북한에서는 날아다니는 쓰레기봉투, 빈 캔도 다 재활용해서 씁니다. 빈 캔은 쫙 펴요. 그 후 못으로 구멍을 내요. 그렇게 해서 감자 칼로 써요. 그런데 남한은 그런 것들을 재활용 안 하고 다 버리니까 그 때 그 때 분리수거 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재동 : 저는 설거지를 할 때 물을 많이 씁니다. 오히려 너무 설거지를 쌓아 놓으면 물을 더 쓰게 되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그 때 그 때 설거지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고 제 친구는 외출 할 때는 전기 제품의 플러그를 다 뽑는다고 하더라고요. 친구들의 모습 중에서도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김강남 : 남한에 와서 환경, 환경 문제라는 얘기를 처음 들은 것 같아요. 북한에서는 환경이라는 말을 잘 안 합니다. 남은 음식도 잘 없지만 남으면 개가 먹고 깡통이라도 길에서 주우면 재활용을 해요. 그런데 남한에 와서는 음식을 많이 남깁니다. 그래서 참 부끄럽습니다. 북에서는 음식을 남기면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는 버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고 배부르니까 하는 짓 같은데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도 두 끼 이상은 안 먹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거제도에서 음식을 해서 보내 주시면 한 두 끼 먹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일이 많거든요. 정말 부끄러운 일인데요. 이제부터는 음식을 남기지 않겠습니다.

진행자 : 우리부터 환경을 잘 생각하기로 합시다.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민, 김강남, 김재동 : 감사합니다.

'당신이 버린 한 조각의 양심이 지구를 병들게 합니다' 얼마 전 우연히 보게 된 환경을 지키자는 선전화의 문구인데요. 잠깐의 편안함을 생명과 바꾸게 되는 어리석음을 범치 않기를 바랍니다.

오늘 방송은 여기 까집니다. 함께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