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청춘만세> 이 시간 진행에 권지연입니다.
INS - 담배 못 끊어요. 끊고 싶은 맘이 없죠. 의지의 문제죠. 저는 줄었어요. 금연 구역이 많아지니까.
담배를 끊지 못하는 남쪽 사람들의 솔직한 얘깁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남쪽의 대도시의 공공시설이나 식당, 공원, 도로까지 대부분이 금연 구역으로 지정됐고 흡연자들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또 남쪽의 서귀포시 표선면 토산1리 주민들이 '금연마을'에 도전했다고 합니다. 토산1리 주민들은 마을회관, 경로당 등에 비치된 담배 재떨이를 철거하는 등 전 마을 주민들이 금연에 들어갔습니다. 이런 주민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 주기 위해 지역의 보건소에서는 오는 9월까지 금연마을 만들기 사업이 성공을 거둘 경우 마을에 발전기금으로 500만원, 5천 달러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습니다.
담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바뀌면서 담배 끊는 사람이 독하다, 멀리하라... 했던 말이 이제는 다 끊는데 안 끊는 사람이 독하다는 말로 바뀌고 있을 정돕니다. 오늘 <청춘 만세> 에서 다룰 이야기는 바로 담배, 금연입니다. 남북 청년들이 함께 하는 인권모임 '나우'의 지철호, 김윤미 씨가 함께 합니다.
권지연 : 안녕하세요.
지철호, 김윤미 : 안녕하세요.
권지연 : 저희가 이렇게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찻집에 와있는데 여기도 흡연실이 따로 있습니다. 오늘 담배에 대한 얘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여기서 피워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철호 씨 일 것 같아요.
지철호 : 네. 많이 피웠죠. 저 같은 경우는 담배를 전에 한 7년 정도 피웠어요. 원래 한국에서는 성년이 되는 것이 20살인데 북한에서는 만 16세 이상이면 성인입니다. 그 때부터 사회생활을 할 수 있고 담배나 술도 맘껏 피우고 마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도 17살부터 담배를 피웠습니다.
권지연 : 북한은 어떤 담배를 피우나요?
지철호 : 북한 같은 경우는 여기처럼 곽 담배가 아니고 밭에서 직접 키워서 말려서 북한의 신문지를 쪼개면 64장 정도의 종이가 나오는데 그걸로 말아서 피우죠.
권지연 : 윤미 씨는 담배를 피워 본 적이 있나요?
김윤미 : 저는 담배 냄새도 싫어해요. 북에 있을 때 아빠가 많이 피웠는데 아빠도 싫어지더라고요.
권지연 : 담배 안 피우는 사람들은 담배 냄새가 정말 싫습니다. 아버지는 왜 못 끊으셨던 것 같아요?
김윤미 : 담배를 우리보다 더 사랑하셨던 것 같아요. (웃음) 우리가 그렇게 끊기를 원하는데도 못 끊으시더라고요.
권지연 : 담배를 못 끊는 가장 큰 이유는 뭐였어요?
지철호 : 담배가 나쁘다는 것이란 인식이 없어요. 여기 남쪽에서는 사회적으로 금연하자는 인식이 강한데 북한에서는 금연을 통해서 이익이 나는지도 모르고 그러니 금연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거죠.
김윤미 : 북한이라는 게 문화생활이 없어요. 그러니까 뭔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것이 담배, 술 밖에 없는 거죠.
권지연 : 남쪽은 여자들도 담배 피는 사람들이 꽤 있는데 북한은 어때요?
김윤미 : 북한은 없어요. 그래서 여기서 담배 피우는 여자들 봤을 때 성격이 거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권지연 : 철호 씨도 그런가요?
지철호 : 저는 담배 피는 여성에 대해서 그렇게 바라보는 것 자체가 차별이라고 생각해서 거부감을 갖거나 불편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권지연 : 저도 그 사람 자체에 대한 편견은 없는데요. 여성들 같은 경우는 2세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제가 전에 담배를 핀 사람과 안 핀 사람의 폐를 비교해주는 실험이라든지 그런 영상 같은 것들을 많이 봤었는데 흡연자의 폐 사진은 끔찍하더라고요.
북에 계신 남성분들은 대부분이 담배를 피우시죠? 그러면서도 담배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은 별로 없을 텐데요. 아마 이 수치를 들으시면 깜짝 놀라실 수도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에 의하면 전 세계 흡연율은 남성 47%, 여성은 12% 정도라고 하는데요. 매년 400만 명 정도가 흡연관련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보고된답니다.2020년에는 흡연자 비율이 전체의 12%를 넘어서 매년 1천만 명이 희생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가 에이즈나 결핵, 교통사고, 자살, 분쟁학살 등에 의한 사망자를 모두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수치라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권지연 : 담배의 성분에 뭐가 있는지 아세요?
지철호 : 니코틴?
권지연 : 제가 알기로는 타르라는 성분도 있는데요. 도로에 공사할 때 까만색 북한에서 말하는 골탄인데요. 그 성분이 있습니다.
이 밖에도 담배에는 우리 몸에 유해한 성분은 무척 많습니다. 살충제, 제초제, 마약성분이 있는 니코틴과 도로 포장용 타르 외에도 연탄가스중독의 원인이 되는 일산화탄소, 페인트제거제인 아세톤, 농양과 의약의 원료로 개미살충제로도 쓰이고 있는 비소, 강력한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 가스라이터 원료의 주성분인 부탄, 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카드뮴, 살충제인 디디티, 최루탄에 사용하고 시체방부제로도 사용되는 포름알데히드, 가스실에서 사용되는 독극물 중 하나인 청산가리, 로켓의 연료인 메타놀, 방부제로 사용되는 나프티라민, 염료를 합성하는 원료 톨루이딘 등... 이런 끔찍한 성분이 함유돼 있는 담배를 계속 피우다보면 폐암, 고혈압, 뇌질환, 심장병 등 각종 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권지연 : 흡연과 간접흡연 중 어느 것이 더 몸에 해로울까요?
김윤미 : 간접흡연이요. 담배를 끊는 것은 자신을 위한 것도 있지만 타인을 위한 것도 있잖아요.
권지연 :그런데 왜 간접흡연이 왜 안 좋은지 이유를 아세요? 흡연자들은 필터에서 걸러진 담배를 피우지만 안 피는 사람들은 직접적으로 담배 연기를 맡는 겁니다. 그래서 간접흡연이 더 몸에 해롭다고 합니다.
몸에 해로운걸 알고 금연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남쪽은 청소년과 여성의 흡연율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어서 걱정인데요. 최근 금연 분위기를 확산시키고자 남쪽 정부는 담배 값을 한국 돈으로 2천원, 미화로 2달러 정도 더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담배 한 갑이 5달러, 적은 돈이 아닌데요.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남쪽 사람들의 생각을 들어볼까요?
INS - 저는 찬성이에요. 올리면 확실히 안피지 않을까요?
INS - 글쎄요. 효과는 별로 없고 물가만 인상될 것 같아요.
INS - 세수 확보를 위해서 라는 말도 있던데 별로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권지연 : 두 분 생각은 어떠세요?
지철호 : 저는 담배 값을 올리는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피는 사람들에겐 나쁘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담배 값이 비싸면 담배 끓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요?
김윤미 : 저도 동의합니다. 북한에서도 술과 담배는 끊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방법으로라도 가격을 높이면 소비할 때 생각을 하고 덜 피지 않을까 생각해요.
철호 씨와 윤미 씨는 담배 값 인상에 모두 찬성하는 입장이라네요. 특히 철호 씨는 올해, 금연을 결심했습니다.
권지연 : 지금 금연 시작한지 얼마나 됐죠?
지철호 : 1달 반 정도 됐습니다. 저는 금연을 하게 된 이유가 꽁초를 버렸다가 벌금 냈습니다. 3만 2천원 냈거든요. 그리고 또 금연 캠페인은 많이 보다보니까 그런걸 보고 끊게 된 거죠.
남쪽은 공공장소에서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하면 30달러, 운전 중 도로에 담배꽁초를 무단 투기 할 경우 50달러 정도의 벌금을 물게 돼있습니다.
김윤미 : 중국에도 정말 담배 피는 사람이 많아요. 길 다니면서 담배꽁초 버리고 침 뱉는 사람들이 많은데 여기 와서 깜짝 놀란 게 그거예요. 길거리에 담배꽁초가 없는 거예요.
권지연 : 잘 찾아보면 있긴 있어요. (웃음)
김윤미 :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북한처럼 담배꽁초를 주워 피우는 사람들이 없어요. 남쪽은 (벌금이나 인식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비흡연자들이 많잖아요. 조금만 노력하면 다 같이 건강해 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금연을 하는 사람들...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는데 철호 씨는 어떤 방법을 쓰고 있을까요? 금연을 실천하고 있는 철호 씨의 얘기를 좀 더 들어봅시다.
권지연 : 견과류 같은 것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다가 담배 피고 싶을 때 꺼내서 먹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던데요.
지철호 : 저 같은 경우는 그런 것들을 씹는 걸 싫어해서요. 대신 각 동사무소나 구청마다 금연 클리닉이 있습니다. 금연 클리닉을 가니까 금연 할 수 있는 약들도 주고 그 도움을 받았습니다. 밴드나 껌, 알약을 주고 3 주 정도 관리를 받는데 그런 걸 통해서 끊기가 쉬웠고요. 담배는 끊을 맘만 있으면 얼마든지 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권지연 : 금연 하니까 몸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지나요?
지철호 : 흡연하면 머리가 많이 아프고 목이 칼칼했는데 금연을 하니까 그런 것들이 없어져요. 그런데 이런 기호 식품은 끊는 것이 아니라 참는 거예요. 금단 현상을 지금도 가끔 느낍니다. 그런데 욕구를 참는 것은 3분이면 됩니다. 3분만 참으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맘이 없어집니다.
권지연 : 계속해서 금연에 성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지철호 : 그런데 저는 솔직히 민주주의 다수결의 원칙이 있잖아요. 그것 때문에 가끔은 소수가 힘들 때도 많은데 그런 소수를 위해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아요? 담배 피는 사람이 소수라고 해도 담배 피울 수 있는 환경은 만들어주고 피울 수 있는 구역은 만들어줘야 할 것 같습니다. 담배를 피운다고 해서 그것이 범죄는 아니잖아요. 원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게 해 주고 교육이나 금연 클리닉을 통해서 점진적으로 끊을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권지연 : 금연은 혼자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도와 줘야 한답니다!
지철호 : 이왕 시작 했으니까 담배를 끊고 연애를 하려고 해도 안 피우는 것이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
권지연 : 피우는 것을 적발 할 시에는 벌금 만원 씩! 어때요?
지철호 : 좋습니다.
권지연 : 철호 씨의 금연 성공을 기원하면서 오늘 마무리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고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건강의 중요성 기억하면서 여러분도 금연에 한번 도전해 보시면 어떨까요? 오늘 <청춘만세>는 여기까집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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