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세계 각국에서 인정 받아 수출 크게 늘어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
-박찬욱 감독, 영국 BBC 제작 드라마 진출, 김용화 감독은 할리우드에 도전
-현지 맞춤형으로 현지화 제작 전략 대세
-동남아 진출 급성장
(Title Music)
이장균 : 안녕하세요, 김헌식 교수의 열린 문화여행 진행에 이장균입니다.
지난 주부터 저희가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열린문화여행인데요, 북한주민 여러분들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간접적으로나마 여러분이 남한이나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 문화생활이 어떤 것인가를 조금이라도 맛 볼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 여러 가지 문화에 관한 많은 말씀을 전해주시는 문화평론가로, 저술가로 활동하시는 동아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모시고 말씀 나누고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헌식 : 네, 안녕하십니까?
이장균 : 지난 주에는 K-팝, 한국의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전 세계로 어떻게 뻗어나가고 있는지 또 어떤 가수나 그룹들이 활동을 많은 지에 대해 많은 얘기를 했습니다. 참 자랑스럽다는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오늘은 2017년 문화계 결산 두 번째 순서로 '영화' 편입니다.
한국 영화, 세계 각국에서 인정 받아 수출 크게 늘어
(insert : 영화 '마부' 장면 사운드)
이 한국영화가.. 저도 옛날에 흑백영화를 보던 시절이 생각납니다만 그 사이에 몇 백 년이 흐른 것도 아니고 몇 십 년 사이에 엄청난 발전을 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대중문화에서 음악만큼이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게 영화라고 할 수 있는데요, 최근에 보면 한국에 천 만 관객 영화 이런 얘기가 자주 들려서 인기 있는 영화가 참 많이 제작되고 있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만 1천만이라는 숫자 참 대단하죠.
북한 인구가 1천3백만 가량 이라고 얘기하는데 영화 한 편을 거의 북한 인구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봤다..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많은 숫자 아닙니까?
그렇게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국내 관객이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영화가 외국으로도 많이 수출되고 있다고요?
김헌식 : 네, 그렇습니다. 대폭 많이 늘어났고요, 예를 들면 영화 '부산행' 같은 경우는 156개국에 수출됐습니다. 엄청나다는 생각이 들고요, 수출 권역별로는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뿐 아니라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리고 북미와 유럽 지역도 그 동안 열세였는데 많이 늘어났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을 제치고 미국이 1위가 됐는데요, 그 이유는 미국의 동영상 플랫폼 매체라고 할 수 있는 넷플릭스나 아마존 등에 한국영화를 많이 판매하게 되면서 미국이 중국을 제치고한국 영화 수출대상국 1위가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 동안은 우리나라 영화가 북미나 유럽에 진출한다는 것이 그렇게 쉽지 않았었는데 이렇게 인터넷, 디지털 플랫폼 매체를 활용해서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이 우리 영화의 수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장균 : 네, 인터넷이 개방이 안 된 북한 주민들에게는 좀 어려운 얘기일 수도 있겠는데요, 요즘에는 영화를 극장에서도 물론 봅니다만 집에서 인터넷을 통해서 보지 않습니까? 이른바 안방극장이라고 해서.. 이렇게 영화를 제공해 주는 데가 아까 말씀하신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기업에서 일정한 비용을 받고 매달 혹은 1년 회원제로 가입을 하면 영화들을 제공해 주는데 미국 영화는 물론 전 세계 영화들을 제공해 주지 않습니까?
김헌식 : 네, 맞습니다. 말씀하신 넷플릭스나 아마존 같은 경우는 집에서 그냥 연결만 하면 그런 영화들을 펀안하게 볼 수 있도록 제공을 해주는 세계적인 업체인데 이들 업체들은 세계 200여개국 이상에 제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공급을 하게 되면 우리나라 영화가 세계200여개국 이상에 공급이 되기 때문에 홍보와 함께 수출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insert : 영화 '보통사람' 장면 사운드)
한국영화,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잇달아 수상하며,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드높여
이장균 : 우리 한국영화가 이렇게 발전해 나가는 가운데 해외에서 상을 받는 경우고 많이 늘고 있죠?
김헌식 : 그렇습니다. 최근 영화 '보통사람'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손현주 씨가 제39회 모스크바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는데요, 거기다 아시아권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넷팩(NETPAC)상까지 수상해 2관왕을 달성했습니다. 모스크바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은 한국 배우로는 24년 만의 일입니다.
또 여성 배우도 수상을 했는데요, 배우 김민희가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지난 2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스페인 북서부 도시 히혼에서 열리는 히혼국제영화제에서도 상을 받아 남녀 배우가 두 번씩 상을 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insert : 영화 '초행' 장면 사운드)
이장균 : 배우들의 연기가 뛰어나 상도 많이 받았지만 작품이 뛰어나 작품상을 받은 경우도 꽤 있었지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영화 '초행'이 또 화제가 됐습니다. "'초행'이 제32회 마르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받았습니다. 이 각본상을 받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무엇보다도 언어가 완전히 다른 남미권 영화제에서 최우수각본상을 받았기 때문에 보편적인 공감대가 있었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초행'은 앞서 제 70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 신인감독상인 베스트 이머징 디렉터상 (Best Emerging Director)을 받은 바 있습니다.
또 한국 영화 최초로 몬트리올국제영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돌아온다'라는 작품이 있었습니다. '그리움'이라는 주제를 한 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내며 진한 여운을 남기고 있는 영화입니다.
또 '공범자들'이 올해 국제엠네스티 언론상 수상작으로 선정됐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을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특별상 수상작으로 결정이 돼서 각별한 의미를 가졌습니다.
또 영화 '군함도' 가 제50회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 폐막식에서 경쟁 부문인 오르비타(Orbita) 섹션의 최고 작품상(Best Feature Length Flim)을 받았고 김옥빈 주연의 영화 '악녀' 역시 제16회 뉴욕아시안영화제에서 최고의 액션 영화에 주어지는 '액션 시네마상' 수상작으로 선정됐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영화들이 각종 수상을 했다는 것이 국제적으로도 달라진 위상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지 않나.. 그래서 현재 우리나라 작품들의 장르, 그러니까 유형이 매우 다양하고 다층화 되고 있어서 고무적이고 계속 진화하고 있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 영국 BBC 제작 드라마 진출, 김용화 감독은 할리우드에 도전
(insert : 박찬욱 연출 영국 BBC 방송 제작 '더 리틀 드러머 걸' 광고 영상)
이장균 : 흔히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얘기합니다만 어는 한 분야만 뛰어나다고 해서 영화가 되는 게 아니고 각본이나 연기도 중요하고 배경음악 등 여러 가지 부문이 합쳐져서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는데요, 이 영화 전체를 전반적으로 총 지휘 감독하면서 이끌어가는 사람이 감독 아닙니까?
그래서 감독의 역할이, 역량이 굉장히 중요합니다만, 이렇게 우리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가게 하는 데는 영화감독들의 자질, 능력이 바탕이 되야 하는 것이겠죠?
김헌식 : 그렇습니다. 최근에 또 반가운 소식들이 있었는데요, 박찬욱감독의 경우 세계적으로 작품성과 흥행성을 동시에 인정 받고 있는 감독입니다만 최근에 영국의 대표적인 공영방송 BBC에서 내놓는 6부작 드라마 '더 리틀 드러머 걸'(The Little Drummer Girl)을 연출하게 됩니다. BBC가 박찬욱 감독의 흥행성과 작품성을 인정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영국의 BBC 하면 영국 방송의 자존심 아닙니까? 이렇게 대단한 영국의 BBC에서 한국의 감독에게 작품을 맡겼다는 자체가 참 놀라운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헌식 : 네, 믿어지지 않는 그런 얘기 같습니다.
(insert : 영화 '국가대표' 장면 사운드 )
이장균 : 최근에 김용화 라는 감독이 또 눈에 띄는데요, 이 분이 할리우드 진출을 한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미녀는 괴로워'로 한국에서는 관객 608만 명을 동원했고요 '국가대표'라는 작품으로 803만명 등을 동원했습니다.
김용화 감독은 최근 305억원이 투입된 국내 최초 2부작 영화 '신과 함께' 을 만들었어요. 대작이죠. 해외 개봉을 준비 중인데 그 와중에 미국 할리우드로 가서 히어로 영화, 그러니까 영웅 영화를 만든다고 합니다. 김 감독이 연출을 맡을 작품은 '프로디걸'(Prodigal)입니다. '프로디걸' 측은 앞서 "김 감독이 전작들에서 보여준 휴머니즘, 인간적인 면에 대한 통찰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며 "'신과함께' 영상을 보고 그의 세계관이 새 작품 '프로디걸'을 완성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래도 할리우드 같은 경우에는 대중성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아무래도 김용화 감독은 할리우드의 대중성에 적합한 감독으로 채택된 건데 사실 한국의 감독들은 유럽에서 많이 좋아했어요.
그래서 모스크바 영화제, 베를린 영화제, 칸 영화제 등에서 상도 많이 받았는데 할리우드에서 본격적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고요
또 한 명의 봉준호 감독 같은 경우는 영화 '옥자'를 올해 아까 말씀 드렸던 넷플릭스를 통해 개봉해서 엄청나게 좋은 반응이 있었거든요.
이렇게 우리나라 감독들이 미국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는 점을 올해 영화계 성과로 들 수 있겠습니다.
이장균 : 유럽 쪽에서 우리나라 영화가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면 미국 쪽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중성, 혹은 미국은 철저히 사업성을 따지지 않습니까? 돈을 많이 벌 수 있느냐 없느냐.. 그런 쪽까지 우리 한국영화가 뻗어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이는 좋은 징조인 것 같습니다.
(insert : 영화 '수상한 그녀' 장면 사운드)
영화제작, 현지 맞춤형으로 현지화 전략이 대세
이장균 : 요즘에는 영화가, 전 세계가 문화적 배경이라든가 여러 가지가 다 다르기 때문에 현지에 맞추어서 영화를 제작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가는 경향이 많이 보인다고요?
김헌식 : 그렇습니다. 영화의 완성작을 수출하는 것이라든지 또 새롭게 만드는 리메이크 판권 판매보다는 현지 영화제작을 하는 방법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는데 올해 두드러졌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영화가 '수상한 그녀'입니다. '수상한 그녀'의 경우 중국, 베트남,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현지어로 만들어 개봉했으며, 영어, 스페인어, 터키어 버전으로도 제작 진행 중입니다. '수상한 그녀'는 앞서 개봉된 해외 5개 국가에서 상당한 매출 실적을 올렸습니다.
현지 영화제작에 대해 부연 설명을 드리면 형식은 똑 같습니다. 그런데 주연 배우라든지 기타 출연 배우를 캐스팅하고요, 또 현지에서 원하는 공간을 설정하고요, 그렇게 때문에 우리가 작품의 어떤 형식만 제공하고 현지에서 알아서 제작하고 제작진이 같이 가서 지도를 해주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현지인들도 공감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아져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고 특히 베트남 같은 경우에는 최고의 흥행영화로 이 '수상한 그녀'가 올랐기 때문에 '써니'같은 영화도 똑같이 제작된다고 하니까 새로운 기록이 또 탄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영화 최근 동남아 시장 진출 급성장
이장균 : 최근 한국영화의 동남아 시장 진출이 크게 두드러지고 있다고요?
김헌식 :동남아는 투자 가치가 큰 영화 시장입니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수만 세계 4위에 해당하는 2억5천 여 만 명이고, 전체 인구의 절반이 25세 이하 청년층입니다. 이들이 영화를 많이 보고 음악을 많이 듣는 면에서 성장 잠재력이 큽니다.
최근 5년 사이에 총 관객수만 해도 두 배 이상 폭증을 했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가 더 많이 진출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성장 여지가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베트남 같은 경우도 9,500만명 인구를 바탕으로 동남아 국가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래서 영화 제작 편수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 15편에 불과했던 현지 영화 제작 편수가 지난해 41편까지 늘었고, 영화 시장이 해마다 20%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찌감치 우리 나라의 CGV와 롯데시네마가 진출해 극장 인프라도 탄탄하게 다져가고 있습니다.
이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한국영화 '수상한 그녀' 같은 작품이 현지제작 되면서 호평을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우리나라 영화들이 더 적극적으로 진출하는 방향으로 모색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좀 생각해야 할 것이 인도네시아 같은 경우에는 이슬람문화권이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 영화가 진출할 때 그들의 문화에 맞게 개선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인도네시아에서는 영화 속에 음주 장면은 있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은 문화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현지인들이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수정하는 작업들이 과제다 이렇게 또 지적이 되고 있습니다.
(Title Music)
이장균 : 지난 주에 케이팝에 이어 오늘은 올 한 해 영화 쪽을 되돌아 봤습니다. K-팝 못지 않게 우리 나라의 영화도 아주 활발하게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이런 느낌을 또 갖게 됩니다.
2016년 지난 해 한국에서의 연간 평균 영화관람횟수가 4.2회라고 하는데요. 세계2위권이라고 합니다. 2013년 이후 4년 연속 한 해에 네 번 이상 관람하는 것으로 돼 있어서 그만큼 한국의 관객들이 영화를 많이 봐주시고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가 아니겠습니까?
김헌식 : 네, 맞습니다.
이장균 : 이런 것이 한국 영화를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이고요, 그것이 우리 영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데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김헌식 교수와 함께 하는 '열린 문화여행' , 오늘은 2017년 문화계 결산 가운데 두 번째 영화 편을 보내드렸습니다.
다시 한번 우리 대중문화의 저력, 무한한 가능성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싶습니다. 오늘도 문화평론가이신 한국방송예술대 김헌식 교수님 함께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감사합니다.
김헌식 : 네, 감사합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