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여름방학을 맞아 탈북대학생과 남한대학생 80여 명이 지난 7월 21일부터 27일까지 비무장지대 100km 구간을 걸었습니다. 통일의 염원을 안고 걸었던 이들의 통일발걸음은 경기도 파주와 연천, 그리고 강원도 철원까지 이어졌는데요. 이번 주와 다음 주 2회에 걸쳐 이들의 비무장지대 걷기 행사를 전해 드립니다.
지난 7월 21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한 휴양소. 비무장지대 통일발걸음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배낭을 멘 채 강당 안으로 들어갑니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여러분 오늘 드디어 출정의 날이 밝았습니다. 우리 다 같이 열심히 건강하게 완주하실 거죠?
참가자들: 네~
박선영 물망초 이사장: 통일은 누가 주역이 돼서 누가 이뤄야 하는 거죠? 그렇습니다. 바로 우리죠. 그래서 그런 의미로 구호를 한 번 외치겠습니다. 제가 "통일은~" 하면 여러분은 "우리 손으로~" 하시면 되는 겁니다. "통일은~"
참가자들: "우리 손으로~"
전직 검찰총장 출신으로 이번 행사를 함께 기획한 6.25공원건립국민운동본부 한상대 이사장은 "평화와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원한다면 그런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젊은이들이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이번 통일발걸음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상대 6.25공원건립국민운동본부 이사장: 통일을 위해서 행동을 한다면 여러분 세대에 여러분 시대에 통일이 이뤄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오늘 통일발걸음을 통해서 통일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또 동료애를 통해서 통일의 세력을 다지시기 바랍니다.
또 이번 통일발걸음 행사의 총괄단장을 맡은 단국대 차동길 교수가 격려사를 했습니다.
차동길 총괄단장: 저는 1회 때부터 이번 3회 때까지 계속 함께하고 있습니다. 해를 거듭하면서 통일에 더 다가선 느낌을 받고 있습니다. 3회 출범에 앞서 우리가 마음속에 다짐해야 할 것은 통일 대한민국입니다. 그리고 저와 여러분이 안전하게, 유익하게, 보람있게 그리고 재미있게 완주합시다. 감사합니다.
이어 참가자들의 결의를 담아 조정훈 학생과 권선희 학생이 출정 선서를 했습니다.
출정 선서: 우리는 DMZ 행군을 통해 전쟁의 비극과 분단조국의 현실을 체험하고 이를 통해 통일준비 작업에 참여함으로써 통일 역군으로서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출정식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버스에 탑승하기 시작합니다. 출발에 앞서 참가자들의 각오를 들어봤습니다.
강선영 (동국대 2학년): 아무래도 역사적인 장소를 보는 거니까 책으로만 보던 것을 직접 본다는 점에서 설레고요. 가서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이정희 탈북대학생(중앙대 3학년): 그냥 조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겠습니다. 통일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조정훈 (명지대 3학년): 저는 작년에도 DMZ 걷기행사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먼 거리를 도전하기 위해 참가하게 됐고요. 작년보다 더 힘들 것 같지만, 그래도 더 어른이 되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습니다.
버스는 임진강을 건너기 위해 통일대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부터는 민간인 통제구역으로 허가된 차량 외에는 출입할 수가 없습니다. 버스는 통일대교를 건너 도라산으로 향했습니다. 10분 정도 달리니 도라산전망대가 나왔습니다. 개성시에서 12km 떨어진 이곳에서는 개성공업지구와 개성시 변두리의 모습이 훤히 보이며 맑은 날이면 송악산까지 보인다고 안내 병사는 설명했습니다.
안내 병사: 여러분이 보시는 전방의 넓은 들판이 남북 간의 무력 충돌을 막기 위해 완충지대로 설정된 비무장지대, 그러니까 DMZ가 되겠습니다. 그리고 군사분계선은 오른쪽 위로 펼쳐져 있으며..
손위택 (강원대 2학년): 북한 땅을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입니다.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보던 북한 땅을 육안으로 보니까 더 실감 나는 것 같습니다.
도라산전망대를 구경한 이들은 곧바로 제3 땅굴 견학에 나섰습니다. 제3 땅굴은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만큼 많은 사람이 찾는 곳입니다. 땅굴 앞엔 분단의 역사와 자연생태계를 담은 입체영상물을 상영하는 DMZ 영상관, DMZ 관련 유물과 자료를 전시하는 전시관, 상징 조형물, 기념품 판매장 등이 설치돼 있습니다.

(DMZ 영상 현장음)
DMZ 전시관을 둘러본 이들은 제3땅굴을 보기 위해 맞은편 건물로 이동했습니다. 제3 땅굴은 북한이 기습작전을 목적으로 휴전선 비무장지대 지하에 뚫은 남침용 군사통로입니다. 1978년 10월 17일 판문점 남쪽 4km 지점인 군사분계선 남방 435m 지점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제3 땅굴은 총 길이 1.6km, 지하 73m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 2m, 폭 2m의 둥근 아치형 땅굴입니다. 전술능력은 1시간에 3만 명의 병력과 야포 등 중화기를 통과시킬 수 있습니다.
제3땅굴 해설원: 학생들이 오늘 견학하시는 땅굴은 지상으로부터 지하 73m입니다. 건물 높이로 따지면 아파트 25층 높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땅굴은 군사분계선 기준으로 북한 쪽에서 1.2km, 남한 쪽으로 435m를 파고 들어왔습니다. 견학은 지하 약수터 지점에서 265m만 도보로 견학할 수 있으며 끝에 가시게 되면 우리 군에서 못 넘도록 벽으로 막아놨습니다. 소요 시간은 30~35분 정도입니다.
참가자들은 제 3땅굴을 견학한 뒤 버스를 타고 다시 통일대교로 나왔습니다. 통일대교 건너편에는 임진강을 바라다볼 수 있는 임진각이 있습니다. 이들은 임진각 내 식당에서 비빔밥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김원일 탈북대학생 (동국대 3학년): 한반도가 이렇게 갈라져 있다는 게 너무 가슴이 아파요. 또 여기서 얼마 안 가면 부모형제를 비롯해 친척들이 있는데 바로 갈 수 없다는 것도 마음이 아프고 그렇습니다.
걷기에 앞서 참가자들은 임진각 뒤편에 마련된 국기 게양대에서 태극기 교체식을 가졌습니다.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나라사랑 정신을 함양하기 위해서입니다.
행사 요원: 국기가 게양될 때 나머지 대원들은 거수경례를 하시기 바랍니다. 국기에 대하여 경례~
임진각 망배단 옆으로 생태 탐방로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비무장지대 통일발걸음의 시작점입니다. 출발 시각인 오후 3시의 임진각 기온은 섭씨 32도를 가리켰습니다. 드디어 대열의 맨 앞줄인 1조 대원들이 철책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참가자들의 내딛는 발걸음에서 통일에 대한 염원이 느껴집니다. 현장 체험과 견학을 겸한 걷기인 만큼 행군 거리는 1일 평균 20km 정도로 정했습니다. 7월의 무더위 속에 습도까지 높아 걷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참가자들은 힘든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걸었습니다. 첫날 9km의 구간을 걸은 참가자들의 소감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여기 태풍팀은 혹시 낙오자 없습니까?
태풍팀: 네 없습니다.
김승현 단국대 3학년: 훌륭하게 끝마쳤습니다.
기자: 오늘 첫날 걸어보니까 어떠세요?
김승현 단국대 3학년: 저는 9km가 이렇게 긴 줄 몰랐어요.(웃음)
기자: 앞으로 하루에 20km씩 걷는다고 하는데 어떡할래요?
김승현 단국대 3학년: 그래도 하면 할 수 있죠.
이번 통일발걸음의 마지막 지점은 철원의 승리전망대입니다. 비무장지대 일원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학생 걷기 행사는 휴전협정 기념일인 7월 27일까지 계속됩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