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여러분,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북한이 최근 함경북도 지역의 홍수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해방 후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수해로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지만 외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과거 같으면 한국이 먼저 손을 내밀고 도와줄 법도 한데 이번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바로 계속되는 북한의 핵실험 때문인데요. 이런 상황에서도 북한 당국은 핵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번주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북한의 수해 상황을 바라보는 남한 사회와 국제사회의 분위기를 전해 드립니다.
지난 9월 초 북한 함경북도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큰물 피해로 많은 사람이 죽고 많은 주택이 파괴되었습니다.
조선중앙TV: 최근 두만강 연안의 여러 시·군들에서 해방 후 처음 보는 돌풍이 불어치고 무더기비(폭우)가 쏟아져 내려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이 시기 북한 당국은 수해 복구와 이재민을 돌보는 일보다 핵실험에 집중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9월 9일 유엔 등 국제사회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단행하는 범행을 저지릅니다. 북한 당국은 핵실험이 끝나자마자 국제사회에 큰물 피해 상황을 알렸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핵실험을 할 돈은 있어도 수해를 당한 자국민을 위해 쓸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며 오히려 공분을 샀습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 주민만 생각한다면 국제사회가 도와줄 의사가 충분히 있는데요. 문제는 북한 지도부가 핵 개발에 돈을 탕진하다 보니까 국제사회가 도와줄 명분이 없는 겁니다. 또 도와주려고 해도 누가 발 벗고 나서지 않는단 말이죠. 따라서 불쌍한 것은 북한 동포들이고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북한 당국자들이 져야 할 것입니다.
유엔이 최근 집계한 자료를 보면 이번 수해로 138명이 숨지고 400명이 실종됐습니다. 파괴된 살림집이 3만여 채인데 완파 비율이 60%가 넘었습니다. 또한 학교와 탁아소, 보건의료시설 등 1만6천여 채의 건물이 손상을 입었고, 수확기를 앞둔 농경지 3만여ha가 침수됐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 상주 유엔기구 업무 조정관실은 9월부터 내년 2월까지를 '홍수 피해 긴급 대응 기간'으로 정하고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번 만큼은 도와줄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남한의 통일부는 얼마 전 회견에서 "수해 지원이 김정은의 입지만 다져줄 뿐 실제로 북한 주민들에게 혜택이 갈지도 의심스럽다"며 "북한 당국의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수해 지원을 할 뜻이 없음을 밝혔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8월 28일부터 9월 2일까지 피해가 있었다고 하고 그 이후에 일주일 동안을 내부적으로도 또는 바깥으로도 전혀 피해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9월 9일에 그들이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9월 10일에 당 중앙에 호소문을 냈습니다. 핵실험을 할 때까지 일주일 동안은 아무리 피해가 커도 그것을 자기들이 내부적으로 밝히지 않았던 것입니다. 외부에서 지원하건 내부에서 자기들이 스스로 하든 간에 결국은 내부의 독재자한테 그 공이 다 돌아가고 또 그런 분위기를 조성할 것입니다.
북한은 북한대로 남한 정부가 "재난을 당한 동족의 가슴에 칼질을 한다"며 맹비난했습니다.
조선중앙TV: 큰물(홍수) 피해와 같은 재난이 발생하면 피해자들을 위로하고 재해 지역을 도와주는 것이 초보적인 인륜 도덕이고 보편적인 관례이다.
그렇다면 한국 국민은 대북 수해지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 국민들도 한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대북 수해지원에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10명 중 6명이 북한 수해지원에 반대했습니다. 핵실험 이후 대북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굳이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게 대체적인 정서입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동족으로서 피해를 본 북한 주민에게 인도적 지원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서 북한을 돕는 것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이 나왔다는 것은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쏘면서 대남 위협이 높아진 데다가 우리도 최근 경주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나면서 피해가 발생했기 때문에..
이런 가운데 한국의 일부 대북지원 단체들은 북한 수해지원을 위한 범국민 모금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민간단체가 대북지원을 하려는 시도가 "적절하지 않다"고 평가했는데요. 그러나 민간단체들은 국제기구를 통해서라도 수해지원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얼마 전 대북 민간지원단체인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해외동포 단체를 통해 2만5천 달러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하기도 했는데요.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어려움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돕는 것은 동포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북한의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필요한 물품을 직접 전달했으면 좋았겠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졌기 때문에 그동안 대북지원을 해왔던 해외의 협력기관과 국제기구를 통해 전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측은 "모금을 시작한 지난 19일 이후 1억5천만 원이 조금 넘는 성금을 모았다"고 밝혔습니다. 1억 5천만 원은 미화로 환산하면 13만 6천 달러 정도입니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이번 수해지원을 위해 11월 말까지 4억 원, 미화로 36만 달러 정도를 목표 금액으로 정했습니다.
손종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부장: 먼저 내복이나 겨울용 방한용품이 필요하고요. 수재가 났기 때문에 감기약과 지사제 등 의약품 등도 필요합니다. 또한 파괴된 주택 수리와 복구를 위한 자재 등도 필요해서 저희는 계속해서 이런 것들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54개 대북지원단체 협의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도 일차적으로 9월 말까지 모금활동을 펼쳐 국제기구를 통해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할 계획입니다. 북민협과 함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도 수해 지역 어린이들한테 방한복을 지원하는 범국민 모금운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저는 우리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다양성의 힘이라고 보고요. 결코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대북지원을 하는 단체나 종교단체가 국가가 대북지원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잘못된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스스로 쓸 것을 아껴서 어려운 동포들을 돕는 행위는 정말 아름다운 일입니다.
현재 대북지원에 대한 유엔 등 국제기구의 움직임이 있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엔의 대북 구호기금이 지난해 4천 만 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0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4분 1의 수준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올해는 핵실험으로 대북제재가 더 강화된 상황이라 구호기금을 모으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행복한통일로의 도희윤 대표는 "북한 스스로 핵과 미사일 도발이라는 무리수를 통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마저 어렵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우리 국민들이 그동안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을 잘 해왔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면 김정은을 비롯한 북한 지도부가 우리 대한민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도움을 받을 기회를 놓쳐버린 겁니다. 스스로가 등을 돌리게 하였죠.
이번 수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함경북도 지역에 태풍이 불고 이로 인해 많은 비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300mm가 넘는 큰비가 짧은 시간에 집중되다 보니 불어난 물은 제방마저 무너뜨렸습니다. 북한 당국이 주민들이 피할 시간을 주지 않고 저수지 수문을 개방하면서 인명 피해가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수해는 자연재해와 인재가 겹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대규모 수해가 난지 한 달이 다 되어가지만 최고지도자인 김정은 위원장은 아직도 피해 현장을 찾지 않고 있습니다. 완전무결해야 하는 수령의 자리가 오히려 현장 방문을 어렵게 만드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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