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한국에는 수많은 통일 관련 기관과 단체가 있습니다. 이 중 헌법기관이자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가장 규모가 크고 영향력이 있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호열 수석부의장을 모시고 이 단체의 활동 사항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수석부의장님, 안녕하세요?
유호열: 안녕하세요.
기자: 수석부의장에 취임하신지 벌써 4개월이 넘었죠?
유호열: 네. 제가 1월 6일에 취임했으니까 4개월 조금 지났습니다. 우리 민주평통은 대통령을 의장으로 하는 헌법기관으로서 2만명의 자문위원을 두고 있는 통일 관련 조직입니다. 그런데 제가 취임하던 날 공교롭게도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반도가 계속 긴장된 분위기를 이어오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저희 민주평통은 통일준비와 공감대 확산을 위해 계속 활동을 벌였고 자문 역할도 담당해왔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7차 노동당 대회가 열렸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내용만 보면 북한이 걸어왔던 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수석부의장님은 노동당 대회 어떻게 보셨습니까?
유호열: 북한은 기존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당 대회를 통해 한층 더 강화했습니다. 핵을 보유한 상태에서 지위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려는 것 같습니다. 또 그 전제 하에서 남북대화를 하고 경제발전도 이루려고 하고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기존의 정책에서 달라진 게 없습니다. 유엔의 대북제재 속에서도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자: 현재 수석부의장님께서는 다양한 중책들을 맡고 계신 줄 압니다. 특히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에서도 그동안 많은 일을 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요. 통일준비위원회에서는 주로 어떤 일을 맡아 하셨습니까?
유호열: 저는 통일준비위원회에서 정치 법제도 분과위원장을 맡아 1년 반 정도를 활동했습니다. 통일준비위원회는 말 그대로 통일준비를 위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집대성하고 그것을 위원장님인 대통령께 보고하고 분과위원장 간에도 협력하는 그런 일을 하는 곳인데요. 특히 정치 법제도 분과에서는 통일헌장이라는 통일방향을 설정하는 데 노력했습니다. 아직 헌장이 채택되거나 발표되지는 않았습니다만 관련해서 위원들끼리 많은 의견 교환이 있었습니다.
기자: 한반도가 여전히 동북아 대립과 갈등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주변 강대국들은 이해관계가 있는 만큼 유불리를 생각할 텐데 한반도 통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유호열: 주변 국가들은 한반도 안정과 평화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것을 반대하고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6자회담도 구성했습니다. 주변 국가들은 우선 통일보다는 한반도 안정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북한은 계속해서 핵과 미사일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최근에는 오히려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분위기가 서서히 형성되고 있습니다.
기자: 통일에 대한 준비가 대두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설문조사를 해보면 통일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관심,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유호열: 통일에 대한 관심은 우선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 지역이라든지 계층에 따라서도 다소 편차를 보이는데요. 통일에 대해서 무관심을 보이거나 거부감을 나타내는 것은 역시 통일이 됐을 때 나에게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서 그런 것입니다. 특히 통일되는 과정에서 혜택보다는 경제적 부담을 먼저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젊은층에서 이런 경향이 많은데요. 오히려 분단세대인 노년층에서는 이 시대가 가기 전에 통일이 이뤄져서 이산가족들이 만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기자: 방금 말씀하셨지만 북한 문제와 남북관계에 대해 젊은 세대들이 반감을 갖는 경향이 있습니다. 미래의 통일세대인 젊은이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호열: 대통령께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언급하셨을 때 사실 '통일대박'이 경제적 측면만을 말한 것이 아닙니다. 정치, 외교, 군사 등 모든 분야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혜택 또는 이익을 준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여러 가지 자료나 예측을 통해서 설명해주려고 합니다. 젊은 세대들도 이런 설명을 듣고 나면 통일이 이 시대에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이들도 통일에 대해 기대감을 가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 민주평통이 좀 더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가장 먼저 통일교육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10년 이내에 통일이 된다고 가정하면 통일 이후 걱정되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유호열: 독일은 통일된 지 25년이 지나도 여전히 동서독 주민들 간에 마음의 벽이 있습니다. 이를 감안하면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할 텐데요. 남북 간의 마음의 벽을 허무는데 걸리는 시간은 적어도 10년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때문에 우리가 지금부터라도 통합을 염두에 둔 정책을 마련하고 준비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이런 노력이 없으면 통일이 돼도 오히려 혼란만을 가져올 뿐입니다. 그런 만큼 우리가 통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통일 전과 통일 후를 고려하면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새로운 변화에 대한 남한 국민들의 바람이 있는데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민주평통이 해야 할 일이 뭐라고 보십니까? 이 말씀 들으면서 오늘 회견 마치겠습니다.
유호열: 거듭 말씀드리지만 한반도 비핵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서 남북이 대화하고 교류협력을 해 나가야 하겠죠. 이런 관점에서 우리 민주평통은 지난 1월 북한이 핵실험을 했을 때 국내외에서 규탄대회를 열었습니다. 또 대북제재 국면에서 북한의 변화를 이끌기 위한 정책 방안도 내놓았습니다.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기자: 네. 지금까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유호열 수석부의장님을 만나봤습니다. 오늘 회견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유호열: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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