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기억 통해 평화 일깨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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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남북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게 하는 6.25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민족 전쟁으로 눈물과 생명이 이 땅에 흐르고 묻힌 지도 어느덧 65년째입니다.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서울 용산에 있는 전쟁기념관을 찾아가 봤습니다.

6.25전쟁 65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호국군상'을 구경하고 있습니다. 6.25를 맞이해서 관람객들로 가득해야 할 기념관 앞 광장에 이상하리만큼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 즉 메르스의 여파로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줄었다는 게 기념관 측의 설명입니다.

전쟁기념관 해설사: 지금 호국의 달이잖아요. 학생들, 교육기관에 있는 분들, 그리고 우리 일반 국민들도 6.25전쟁을 상기하는 뜻에서 여기 전쟁기념관에서 와서 전시된 거 보면서 또 해설도 들으면 애국하는 마음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용산 전쟁기념관은 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전시관입니다. 전쟁기념관 정문에는 국군 장교와 인민군 병사가 포옹하는 모습의 '형제의 상'이 있습니다. 형제의 상은 6.25전쟁 당시 적으로 만난 실제 형제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두 형제는 원주 치악산 고개에서 불꽃 튀는 백병전의 전쟁터에서 만났습니다. 땅바닥에 엎드려 있는 인민군에게 총을 겨누며 도망치지 않으면 살려주겠다는 형의 힘찬 목소리에 동생이 고개를 들면서 극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이때의 감격 어린 포옹장면을 청동조형물로 재현한 겁니다. 듣기만 해도 너무나 가슴 아픈 역사의 한 장면입니다. 이런 아픈 사연과 함께 6.25전쟁에는 수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박정인 예비역 육군준장: 전차 1개 소대 5대를 데려다, 내가 영어를 좀 한다고 해서 내가 저것 때려라 이것 때려라, 때려서 적 15사단을 내가 영천에서 섬멸시켰는데 거기부터 9월 (15일)부터 반격을 시작하고 인천상륙작전이 시작된 겁니다.

기념관 입구로 들어서자 6.25전쟁에 참전했던 참전국을 대상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편지쓰기 행사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참전용사에게 감사편지쓰기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진행됐습니다. 한국이 원조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만큼 품앗이 정신으로 이젠 도움을 주자는 겁니다. 올해는 뉴질랜드와 오스트랄리아 참전용사와 그 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구광모 품앗이운동본부: 작년에 캐나다에 다녀왔고요. 재작년에는 미국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뉴질랜드랑 호주입니다. 참전 용사들이 할아버지라는 표현을 아주 좋아하세요. 실제로 아이들이 할아버지라고 부르면서 포옹했더니 눈물을 흘리시면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셨어요. 여기 영상도 있습니다.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리고 제일 좋은 것은 국기를 그려주는 겁니다. 뉴질랜드나 호주 국기를 그려주시면 가장 좋아요.

용산 전쟁기념관에는 6•25전쟁과 관련한 전시실이 제일 크고 멋집니다. 다양한 영상물과 각종 체험실이 있어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좋아합니다. 6•25전쟁실 내부에 있는 전장체험실은 총소리 등 소음과 진한 화약 냄새를 체험하는 장소로 전투의 공포와 긴장감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게 합니다.

전쟁기념관 해설사: 그 당시 서울에는 한강 다리가 몇 개 있었을까요? 그때는 5개가 있었는데, 다 파괴되고 이 한강철교 1개만 남게 됩니다. 이 철교를 이용해서 북한군이 강을 건너려고 하는데, 그때 미군 포격기 B-29가 와서 한강철교를 폭파해버립니다. 드디어 6월 29일 폭파에 성공하면서 북한군을 6일간 서울에 붙잡아 놓게 되는데요.

6.25전쟁의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3년 동안의 전쟁으로 남북한 합쳐서 약 520만 명의 사망자와 약 100만 명의 사람들이 실종되거나 납북이 되어 많은 이산가족이 발생했습니다. 더구나 중국 군인들의 희생도 커서 피해 규모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한국에 온 중국 유학생들도 이곳 용산 전쟁기념관을 방문해 전쟁의 참상과 아픔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기자: 여기 용산 전쟁기념관은 처음 오셨습니까?
중국 유학생: 네, 처음입니다.
기자: 어떻게 6.25전쟁에 대해서 이해가 되셨나요?
중국 유학생: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중국에서도 약간 배웠지만 상세하게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여기 와서 많이 배우고 이해가 됐습니다.

최근 6.25전쟁의 참상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계기가 있었습니다. 바로 관객 수 천만 명을 돌파한 영화 '국제시장' 때문입니다. 영화의 첫 장면은 흥남철수작전의 전황입니다. 10만 명에 가까운 북한 피난민을 구한 흥남철수작전은 지금도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도주의적인 구출작전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임춘재 피난민: 빨리 지금 피난 나가야 한다고 해서 흥남 사람들은 그래서 다 나왔을 거에요. 빨리 배타는 데, 부두에 가라 이거지요. 그래서 저도 나왔어요.

이후자 피난민: 사람들이 타는 거야. 피난 갈 사람들이 저기 타고 있다고. 나도 살아야 한다고 했지. 사람 목숨은 다 똑같다고 이래가지고 그 배를 탄 겁니다.

어린이들에게 전쟁은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입니다. 이곳 전쟁기념관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어린이박물관도 따로 마련돼 있어 전쟁의 교훈과 평화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습니다. 이런 어린이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좋은 선생님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담아 6.25전쟁의 상처와 아픔을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쟁기념관 해설사: 탱크 1대가 보병 병력 약 470명과 맞먹습니다. 우리는 전후방 다 합해서 61개 대대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탱크 242대였고, 병력 20만 명이 있었습니다. 이런 전력에서 우리가 어떻게 싸웁니까. 있을 수 없는 거죠.

6.25전쟁 발발 65주년 공식 행사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개최됩니다. 한국의 국가보훈처는 올해는 '튼튼한 안보의 길, 하나된 통일의 길'을 주제로 정부 주요 인사, 6•25 참전용사, 참전국 주한 외교사절, 군 장병 등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가 진행된다고 밝혔습니다. 보훈처는 이번 행사가 6•25 전쟁의 교훈을 바탕으로 분단 70년을 극복하고 한반도 통일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국민의 힘을 결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습니다. 지방에서도 6.25전쟁 행사가 개최되며 각급 학교에서는 '6.25전쟁 바로 알기' 특별교육이 실시됩니다.

박세준 우리하나 대표: 우리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 그래서 6.25전쟁을 깨끗이 잊기 위해서는 통일이 대안이라는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탈북 대학생들이 함께하는 자리도 많이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탈북 대학생들이 멀리 김천에 가서 거기 학생들과 만남을 갖고 있습니다.

6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휴전 상태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반도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와 군사분계선이 설치되고, 양측은 서로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로 했지만, 이후에도 남북은 크고 작은 충돌이 있었습니다. 한반도는 지난 60여 년 동안 전쟁을 중단한 상태였지만, 평화를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통일 운동가들은 남북이 영구적 평화를 위해서는 지금의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억하고 싶지 않은 전쟁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전쟁이 바로 6.25전쟁입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