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개성공업지구의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개성공단상회가 지난 9월 1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정식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개성공업지구에 대한 높은 관심 때문인지 개점식을 보러온 사람들도 무척 많았는데요. 이번 주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개성공단상회 개점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우리가 개성공단을 국민 속에서 좀 더 많이 알리고, 참가치를 인식시키는 데 작은 일조라도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바람에서 개성공단상회를 출범시키게 됐습니다."
서울의 전통한옥이 모여있는 북촌 앞 인사동. 문화거리로도 유명한 이곳에 개성공업지구에서 생산한 물품만을 파는 상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상점 이름도 개성공단상회입니다. 개성공단상회는 지난 9월 14일 정식으로 문을 열었는데요. 애초 개점 행사는 5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사정이 생겨 무기한 연기됐다가 이번에 열리게 됐습니다.
정기섭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 이사장: 개성공단상회 오픈식은 두 번이나 미뤄졌습니다. 한 번은 메르스 때문에 그랬고요. 또 한 번은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폭발로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감이 조성되면서 또 연기가 됐습니다. 이것이 개성공단의 현실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개성공단상회를 서울, 그것도 도심 한복판인 안국동에 직영점을 낸 것은 대단한 일입니다. 개성공단상회는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한 12개의 기업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만든 협동조합입니다. 이는 순전히 생존 차원에서 나온 겁니다. 이들 기업은 최근 몇 년 간 남북관계 악화로 거래처가 떠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습니다. 지금도 2013년을 떠올리면 눈앞이 캄캄하다고 기업인들은 말합니다. 2013년은 개성공업지구가 5개월 가까이 잠정 폐쇄됐던 해입니다. 그때 어려운 시기를 보낸 업체들이 모여 조합을 만들고 판로 개척을 위해 이번에 상점도 낸 겁니다.
정기섭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이 사업이 단기적으로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 업체가 같이 참여해줘서 오늘 이처럼 매장을 개장하게 됐습니다. 참여해준 기업들에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개점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상민 통일부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 등 외빈들도 참석해 개성공단상회 직원들을 격려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 개성공단은 남북교류와 경제공동번영의 일종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더 나아가서 남북의 평화와 통일의 길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이런 가게들이 서울에만 수십 개가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시도 함께 돕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화이팅 하세요. 고맙습니다.
이상민 남북협력지구발전기획단장: 오늘 이제 1호점입니다. 앞으로 전국 방방곡곡에 그리고 중국 등 개성공단 제품이 가는 곳마다 개성공단상회 10호점, 50호점, 또 100호점이 계속해서 만들어져서 작은 통일공간이 점점 영역을 넓혀가길 바랍니다. 그래서 개성대박, 통일대박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개성공단상회라니 어떤 상품들이 있을까 호기심을 갖고 매장을 둘러봤습니다. 대체로 의류 제품이 많았는데요. 갖가지 옷들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어 여느 상점과 비슷했습니다. 품질은 물론이고 중간유통 과정이 없기 때문에 가격은 시중보다 상당히 저렴했습니다.
기자: 매장에서는 어떤 물건들을 판매합니까?
매장 점원: 의류도 있고요. 보석함류, 최근에는 도어락(전자 장금장치)도 들어와 있습니다. 그리고 도서도 있고요.
기자: 손님들이 많이 찾는 물건은 뭡니까?
매장 점원: 주로 의류를 많이 보십니다.
기자: 손님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매장 점원: 개성에서 만들었다고 하니까 손님들이 좀 더 관심있게 보시더라고요.
개성공단상회를 만든 12개 기업의 제품이 주로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더 많은 기업의 제품이 판매될 것으로 보입니다. 개성공단상회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장 수를 늘려 내년까지 매장 수를 모두 30개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이종덕 개성공단상회협동조합 부이사장: 9월 중으로 대전 둔산점, 서인천 서경백화점, 전주점 등 6개 매장을 더 늘릴 것입니다. 금년까지 총 10개 매장을 더 늘려 2016년까지 3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금년 내 인터넷 쇼핑몰을 열어 대리점이 없는 지역에서도 개성공단상회의 저렴하고 품질 좋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남북경협 시민단체들도 개성공단상회의 발전을 기대했습니다. 이날 개점 행사에 참석한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는 "8.25 남북고위급 합의로 모처럼 남북관계 개선의 기대가 크다"며 "이번 개점을 계기로 개성공업지구가 더 발전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김규철 남북포럼 대표: 향후 개성공단은 남북 당국의 정책에 따라 위험에 처할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개성공단의 의미와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개성공단 발전을 위해서 남북 당국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개성공업지구는 남북경제협력의 상징과도 같습니다. 남측의 기술과 자본, 북측의 노동력과 토지가 합쳐져 이뤄졌습니다. 남북 당국의 갈등으로 개성공업지구가 몇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10년을 견뎌왔습니다.
사실 개성공업지구는 당초 1단계 100만 평에 이어 2단계 250만 평, 3단계 550만 평 등 총 2천만 평을 개발한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2, 3단계는 시작도 못 했고, 1단계 사업도 절반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비록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지만, 개성공업지구는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임병수 남북경제인총연합회 사무총장: 남북경협은 북한의 경제적 여건을 상승시켜 차후 통일을 대비한 비용의 절감을 도출해 내고 즉 통일 비용을 줄일 수 있고요. 개성공단의 예처럼 중소기업의 경쟁력 회복 및 회생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나아가 북한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어 남과 북의 거리감으로부터 마음의 문을 여는 즉 대남인식의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북한 근로자들이 함께 일하는 개성공업지구는 아직 군사적인 측면이 강합니다. 군사분계선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개성공업지구는 앞으로 정치적 상황과 확실히 분리될 수 있도록 공업지구에 대한 투자 보장 합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입니다.
옥성석 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 자유로운 해고, 자유로운 채용, 자유로운 통관, 그리고 자유로운 통신 등 제도적으로 모든 게 보장돼야 한다는 겁니다. 국제화 시대에 인터넷이 안 된다면 그건 말이 안 되죠. 또 법적 제도적 부분들이 기업의 경영을 침해하지 않고, 규제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이런 것이 보장되는 것이 바로 국제화입니다.
개성공단상회는 단순한 유통업체 그 이상입니다. 제품을 팔지만, 그 제품 속에는 작은 통일이 담겨져 있습니다. 개성공단상회의 시작은 단출했지만, 먼 훗날 통일 건설의 머릿돌이 될 수 있는 역사적인 공간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매장 입구에 있는 작은 철길 모형이 이를 기념하는 듯한 느낌입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