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대북방송 더 강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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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일본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지난 12월 10일 도쿄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 인권 침해를 다룬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날 저도 심포지엄 현장을 직접 취재했습니다. 심포지엄이 끝난 뒤에는 행사장 접견실에서 납치문제대책본부 사무국의 이시가와 쇼이치로(石川正一郞) 사무총장과 대담을 가졌는데요.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당시 대담 내용 전해 드립니다.

기자: 사무총장님, 안녕하세요?

이시가와: 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기자: 방금 일본 납치문제 해결과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심포지엄이 끝났는데요. 심포지엄,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시가와: 오늘 심포지엄은 밀도 있고 좋은 내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 북한 당국에 책임을 추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 점이 고무적이었습니다. 사실 국제사회가 북한에 요구하는 인권 문제는 최근 3년 간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국제기관과 일본, 한국이 지금까지는 잘 협력해왔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5차 핵실험으로 최근 유엔에서 대북제재가 새롭게 제정됐고 미국과 일본, 한국에서도 추가로 독자적인 제재를 내놨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것 같은데요. 이 부분 어떻게 보십니까?

이시가와: 북한이 아무리 도발을 한다고 해도, 즉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그리고 이밖에 유엔 안보리가 결정한 내용에 대해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더라도 일본 정부는 대화와 압력 그리고 행동 대 행동, 이 2가지 원칙을 철저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와 협력하면서 상황 변화에도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를 통해 북한이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일본 정부도 거기에 맞게 좋은 쪽으로 검토해 나가겠습니다.

기자: 일본 정부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일본인 납북자는 17명으로 이 중 5명이 2002년 일본 총리의 북한 방문으로 귀국했는데요. 그러나 인권단체들은 납북자 수가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합니다. 일본인 납북자 수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습니까?

이시가와: 일본 정부, 특히 일본 경찰이 정식으로 조사한 내용을 보면 모두 17명입니다. 그렇지만 순수 일본인 말고 북한 국적을 가진 일본 사람까지 포함하면 총 19명입니다. 이외에도 가족이 실종됐다며 북한에 의해 납치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이들에 대한 조사도 필요한 상황인데 이를 종합하면 800명 이상이 납치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북한 정부만이 알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추측 단계에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가 발표한 보고서에는 일본인 100명 이상이 납치됐다고 나와 있습니다.

기자: 일본도 최근 대북방송을 강화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납치문제대책본부가 지원하는 '고향의 바람'과 민간단체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에서 운영하는 '시오카제(潮風)' 등이 있는데요. 일본 대북 라디오 방송의 현황이 궁금합니다.

이시가와: 질문하신 것처럼 일본에는 2개의 대북방송이 있습니다. 하나는 정부가 지원하는 방송이고 다른 하나는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방송입니다. 납치문제 해결을 위한 메시지와 북한 주민에 대한 메시지를 중점적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민간방송인 '시오카제'는 단파로만 해오다가 올해 9월부터는 중파로도 방송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도 피해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고향의 바람'이란 이름으로 방송하고 있습니다. 방송은 북한 주민을 위해서 한국어로도 방송하고 있는데요. 일본 정부는 북한 주민과 일본인 납치자들이 잘 청취할 수 있도록 주파수를 배로 늘렸고 주파수의 강도도 더 세게 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예산을 편성해서 계속 방송할 방침입니다.

기자: 미국, 한국과도 대북방송 연대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대는 어떤 식으로 하실 계획인지요?

이시가와: 저희는 북한 주민들이 대북방송을 어떻게 듣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한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만나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단파보다는 중파를 더 많이 듣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 RFA와 VOA를 관심 깊게 듣는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RFA와의 인터뷰도 납치문제대책본부 입장에서는 감사할 일이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올해 여름부터는 미국 방송관리위원회인 BBG를 중심으로 RFA와 VOA 등과 연대해서 대북방송 강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 심포지엄 역시 그런 일환에서 진행됐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선 일본, 미국, 한국이 같이 정보를 공유하면서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국제연대는 북한 인권 개선과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기자: RFA 등 미국의 대북방송들도 일본인 납치문제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제언하실 것이 있으시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말씀 들으면서 오늘 회견 마칩니다.

이시가와: RFA 방송 내용은 일본 정부에서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과거 동서 냉전 시절 유럽에서 RFE와 VOA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반도에서도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두 가지 측면에서 RFA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하나는 외부 세계에 대한 소식을 북한 주민들에게 전하다는 것이고요. 또 한 가지는 거꾸로 북한 주민들의 실생활을 밖으로 알려서 외부 사람들이 북한 내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RFA 방송을 열심히 청취하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상황을 밖으로 알리는 RFA의 이러한 역할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주길 바랍니다. 관련해서 일본 정부도 노력하고 있는데 특히 대북방송에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등을 놓고 계속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RFA와 계속해서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협력 차원에서 RFA의 방송 구성이라든지 노하우 등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자: <통일로 가는길>, 지금까지 일본 납치문제대책본부 사무국의 이시가와 쇼이치로 사무총장을 만나봤습니다. 총장님 오늘 회견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시가와: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