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준비는 대결 아닌 화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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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얼마 전 한국의 통일운동단체인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서울본부가 탈북자들과 함께 일본 돗토리현에서 역사문화탐방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서울본부 이동훈 기획국장을 모시고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일본 돗토리현을 탐방하게 된 사연과 단체의 활동사항 등을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십니까?

이동훈: 네. 안녕하세요.

기자: 지난달에 일본 돗토리현에 다녀오셨는데요. 이번 여행이 통일운동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동훈: 역사적으로 보면 일본이라는 나라가 우리의 옛 백제와 가야와 관련이 있습니다. 그 당시 이곳에 많은 한반도 사람들이 정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옛 조상들의 얼을 찾고 지금의 분단 현실을 돌이켜보는 그런 시간을 마련하고자 이번에 일본 역사탐방을 하게 됐습니다. 특히 이번 탐방 때 역사 전문가와 한일 전문가들도 함께하셨는데요. 이분들 덕분에 탐방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돗토리현이 일본 전체 신들을 모신 곳입니다. 어찌 보면 그 정신문화도 바로 우리나라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이번 일본 역사문화탐방에는 탈북자들도 함께했다고 들었습니다.

이동훈: 그렇습니다. 이번에 3명이 함께 다녀왔습니다. 이 중에는 전직 탁구선수도 있고요. 기술자분도 계셨습니다. 탁구선수는 지난번 한마음 탁구대회에서 우승했던 분인데요. 이번에 저희가 초청해 특별히 함께하셨습니다.

기자: 일본 현지에서는 어떤 곳들을 둘러보셨나요?

이동훈: 조금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일본의 신들을 모신 그곳을 구경했고요. 그곳에 가면 우리의 홍익인간 정신도 엿볼 수 있고요. 또 고구려 주몽 얘기도 나오는데 주몽과 백제 이야기, 가야 이야기 등 여러 스토리가 있습니다.

기자: 돗토리현에서 혹시 현지 일본인들과 통일 관련 행사도 있었습니까?

이동훈: 현지 일본인들과는 통일운동을 직접 하지 않았고요. 한일교류협회장이 일본 사람이었는데 그분을 통해 한일관계에 대한 특강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특강이 끝나고 나서 저희와 다양한 얘기를 나눴습니다.

기자: 그러면 현지에서는 통일 관련 특강이나 관련 활동은 없었나요?

이동훈: 저희가 그동안 생활 속에서 통일운동을 했던 내용을 가지고 토론을 많이 했습니다. 토론할 때는 삼삼오오 그룹별로 나눠서 했는데요. 저 같은 경우 주로 북한 이탈주민들과 얘기를 많이 나눴습니다. 탈북자들은 주로 남한 사회에 적응하면서 어려웠던 점들을 얘기했습니다. 얘기를 들어보니까 그분들 같은 경우 생활 적응에만 너무 몰입했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다소 지쳐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얘기를 나누면서 얻은 결론은 이렇습니다. 탈북자 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사적인 마음, 공적인 마음 둘 다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중 한쪽에만 너무 치우치면 삶이 힘들어진다는 거죠. 이 부분에 대해선 탈북자 분들도 인정하고 공감했습니다. 남한에 와서 처음에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등 제도에만 집중했는데 사람은 결국 누군가를 위하여 사는 그런 마음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청취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단체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이동훈: 저희는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서울본부입니다. 전국에 600개 단체가 가입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는 연합단체죠. 그래서 일반 단체에서 볼 수 있는 회장이나 사무국장 등이 없습니다. 그냥 공동대표 또는 상임대표 이런 분들이 단체를 함께 이끌고 있습니다. 지금 회원 수만 전국에 5천 명 정도 되는데요. 이분들은 직간접적으로 여러 활동에 참여하고 계십니다.

기자: 여기 회원 중에는 탈북자들도 있습니까?

이동훈: 물론입니다. 지금 저희 단체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분 중에는 상임대표도 있고 공동대표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반 회원도 많이 계시고요.

기자: 그동안 벌였던 활동 가운데 자랑할 만한 활동, 어떤 게 있을까요?

이동훈: 저희는 생활 속에서 통일운동을 실천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 활동이 지속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맨 먼저 화합하는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었는데요. 첫 번째는 봉사였습니다. 대표적으로 겨울철 김장 담그기라든가 또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공경하는 일도 있겠지요. 또한 남북한 학생들이 자전거를 타면서 우의를 다지는 것도 있었는데요. 그중에서 탈북자분들의 여가생활을 돕는 일이 무척 보람됐습니다. 탈북자들이 남는 시간을 이용해 체육활동을 하는데 특히 탁구가 좋은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저희가 탁구단을 만들기에 앞서 ‘한반도탁구대축제’를 열었는데요. 탈북자들만 경기에 참가하고 남한 주민들은 뒤에서 응원하고 봉사를 합니다. 벌써 4회째를 맞다 보니까 이제는 멀리 사시는 분들도 알고 참여하고 계십니다. 축제가 끝나고 나면 남한 주민들도 북한 이탈주민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만족해했습니다. 이렇게 남북한 주민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통일운동 확산에도 어려움이 많을 것 같습니다. 통일운동 확산을 위해 단체가 최근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이동훈: 탁구와 봉사활동 외에도 예술분야도 남북한 주민들의 화합에 상당히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예술성이 꽤 높거든요. 요즘엔 뮤지컬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그 대상이 어린아이들입니다. 이렇게 한반도 정세가 악화될 때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운 생각을 하고 순수한 생각을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면 정치적 이념에서 벗어나 인간적이고 따뜻한 마음이 들게 되고 결국에는 서로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로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의도로만 한 것은 아니었고요. 계속 하다 보니까 아이들의 화합과 성장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이번에도 아이들 뮤지컬을 준비하게 된 겁니다. 2월 20일 첫 공연이 있습니다. 오후 4시에 있고요. 장소는 영등포 롯데백화점 10층입니다. 이번 공연에는 30명의 탈북 아이들이 참여하는데요. 부모들의 이야기를 자기들이 연기하는 겁니다. 뮤지컬은 음악과 춤, 여기에 연기까지 들어가다 보니까 아이들이 준비하면서 굉장히 즐거워합니다. 많은 분이 오셔서 관람해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이런 활동이 어떻게 보면 통일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통일의 주역이 될 테니 말입니다.

기자: 끝으로 국장님께 생각하는 통일은 무엇입니까? 이 말씀 들으면서 오늘 회견 마치겠습니다.

이동훈: 제가 생각하는 것은 통일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이후라고 생각합니다. 즉 한반도가 통일되면 한반도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화합할 수 있게 되는데 그 출발점이 통일이라고 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통일은 화합과 응원, 사랑을 만드는 일련의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네. 잘 알겠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서울본부의 이동훈 기획국장을 만나봤습니다. 바쁘신데 오늘 시간 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동훈: 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