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미래, 우리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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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남한의 청소년들이 여름 방학을 맞아 다양한 활동과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요즘 북한과 통일을 주제로 한 행사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도 서울 방화동에서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청소년들의 행사가 있었는데요.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이 소식을 전해 드립니다.

“저는 이번에 1조랑 2박 3일 동안 함께할 송태순이라고 하고요.”

7월 24일 오전 서울 방화동에 있는 국제청소년센터. 그룹별 조 편성이 끝나고 참가자들이 강단에 나와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음: 조별 토의)

참가 학생1: 어떻게 보면 지금은 다 어색하잖아요. 앞으로 2박 3일 동안 함께할 활동이 많으니까..

참가 학생2: 저는 인천여자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강세영입니다.

참가 학생3: 저는 북한인권시민연합에서 캠페인 팀에서 인턴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번 ‘북한인권 청소년 워크숍’에 온 청소년은 50여 명. 이들은 서울을 비롯해 인천과 경기도에서 온 고등학교 학생들인데요. 2박 3일 동안 이곳에 머물면서 북한 생활상을 배우고, 북한 인권 개선 활동에도 참여합니다.

이은주 인천국제고 1학년: 저는 기숙사 학교에 다녀서 학기 중에는 학교에만 있거든요. 그래서 방학만이라도 보람찬 활동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오게 됐습니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북한인권시민연합이 주최하고 중앙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지원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통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북한을 알고, 특히 북한 인권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고 밝혔습니다.

윤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지금 남쪽 인구가 5천만 명이고, 북쪽 인구가 2천400만 명입니다. 나중에 통일되면 우리는 7천만이 넘게 됩니다. 우리가 북한 동포의 인권개선에 대해 관심을 갖고 그 개선책을 모색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이고, 또한 특권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이 워크숍이 여러분의 인생에 큰 보탬이 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이번 ‘북한인권 청소년 워크숍’은 다양한 방식으로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춰 교육이 이뤄졌는데요.

최주리 북한인권시민연합 교육훈련팀 간사: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배우고, 전문가와 탈북 청년의 강의로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해 알아볼 예정입니다. 또 북한의 최근 상황을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하고, 특히 이번에는 거리 캠페인 활동도 진행함으로써 청소년들이 생각만 하는 게 아니라 배운 것을 실천하게 하려고 합니다.

첫째 날에는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북한 관련 강의가 진행됐습니다. 둘째 날에는 인근에 있는 김포공항으로 나가 북한 인권을 알리는 거리 깜빠니아(캠페인)를 벌이기도 했는데요.

최주리 간사: 여러분 5호선 방화역에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김포공항역이 있습니다. 거기에도 마트가 있잖아요. 그동안에는 앉아서 듣는 것만 하니까 우리가 배워서 할 수 있는 게 뭐냐며 물어보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런 의견을 받아서 이번에 이렇게 하게 됐는데요. 여러분이 직접 해보면 현실이 이렇구나 체감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북한 인권을 알기 위해선 먼저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부터 알아야겠죠. 참가 학생들은 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이사를 통해 세계인권선언의 의미를 배웠습니다.

채명성 대한변호사협회 이사: 사실 북한 인권 상황이 어떤지 제대로 알려면 북한에 가서 직접 조사하면 되잖아요. 당연히 북한에서는 세계 인권 조사단이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조사가 진행됐습니다. 왜냐하면 세계 각국에 탈북자들이 흩어져 살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물론 조사 자료가 가장 많은 곳이 우리나라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조사했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탈북대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했는데요. 북한의 실상을 알려주고, 통일의 필요성을 심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동국대학교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탈북자 이지연(가명) 양입니다.

이지연: 저는 친구들과 함께 밤에 똥도둑질 하러 다녔습니다. 학교 과제 때문에 도둑이 아닌 도둑이 되어야 했어요. 이렇게 퇴비를 도둑질하러 다녔던 저의 학창 시절이 가장 기억이 납니다. 그러면 왜 제가 여러분에게 이런 말을 하느냐. 여러분은 정말 행복한 나라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행복하다고 인식을 못 하죠. 왜 그럴까요? 그건 태어나 보니까 이 나라고, 또 공부하기 싫은데 어머니가 알아서 참고서 사주시고..

북한인권운동가로 활동 중인 이영환 ‘전환기 정의 워킹그룹’ 대표는 북한 아동과 청소년들이 겪는 인권 유린 실태를 소개했습니다. 특히 철모르는 어린아이들까지 말조심을 해야 하는, 그리고 그것이 생존을 위해 필요하다는 말에 일부 참가자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영환: 북한의 부모들은 자녀들의 입단속을 잘 시켜야 합니다. 밖에 나가서 집에서 있었던 일들, 예를 들어 집에서 몰래 남한 드라마 봤던 것을 철이 없어서 얘기하면 어떻게 될까요. 난리가 납니다. 공부하라는 말은 그다음입니다. 왜? 말실수를 하면 온 가족이 큰 화를 입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른들은 아이들이 말실수를 안 하게 단단히 주의를 줍니다.

참가자들은 이어 열린 탈북자 박은지(가명) 씨와의 만남을 통해서도 북한의 소식을 전해 들었는데요. 박 씨는 북한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배고픔을 달래는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북한 주민들은 장마당을 중심으로 자체적으로 생계를 꾸려가는데, 이제는 북한 당국에 대한 어떠한 희망이나 기대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참가자들은 또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참가자: 우리 남한에서는 아이들이 통일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통일교육을 하는 데요. 북한의 학교에서도 이런 통일교육을 하고 있나요?

박은지: 저는 통일교육이라는 말을 여기 한국에 와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통일교육도 여기 와서 처음 받아봤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통일을 원하지만, 스스로 알아서 통일교육을 이끌어 갈 수가 없습니다. 김정일이 통일교육을 하라고 말하면 하는 거고. 우리는 군사적으로 통일해야 한다고 말하면 밑에 있는 사람들은 그냥 따르기만 하면 됩니다. 민간에서는 김정일의 말이 곧 법이고, 말씀이고, 그것이 삶이기 때문입니다.

참가자들은 강연이 끝난 뒤 조별로 다시 모여 통일에 대해 각자 자기의 생각을 발표했습니다.

이은주 인천국제고 1학년: 통일은 집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집을 보면 항상 그립고 돌아가고 싶잖아요. 그래서 통일은 언젠가는 돌아가고 싶은 그런 집인 것 같습니다.

곽도연 이화외고 2학년: 통일은 영순위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국가가 벌이는 사업은 많은데요. 특히 분단국가로서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게 통일이 아닌가 싶어서요.

그렇습니다. 이번 행사는 북한의 실상과 인권 실태, 탈북자 증언 등 다양한 강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청소년들이 북한에 대해 배우고 통일 미래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참가 학생1: 북한 인권이 심각하다는 정도만 알았지 구체적으로 어떻게 됐는지 몰랐는데요. 관련 영상을 보고, 탈북 동포들의 말씀을 들으면서 북한 인권을 좀 더 심각하게 생각해 볼 기회가 됐던 것 같습니다.

참가 학생2: 우리가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 너무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느꼈고요. 앞으로 통일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나라 차원에서도 중요하지만, 내 마음의 자세가 먼저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분단의 아픔을 품은 지 70년. 이번 교육과 활동을 통해 막연했던 통일에 한 발자국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가 학생들에게는 통일을 준비하는 좋은 경험이 됐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