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면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보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남한의 통일부는 지난 14일과 15일 양일간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통합적 접근'을 주제로 ‘2016 한반도국제포럼’을 개최했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전문가들의 토론 내용 전해드리겠습니다.
“튼튼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미국의 차기 정부와도 협력해 나가겠습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통일은 한미 공동의 목표”라며 차기 트럼프 정부와의 공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홍 장관은 “특히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한 제재를 통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에 들어서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홍용표 장관: 현재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제재와 압박을 진행하는 것도 다양한 전략과 정책 중의 하나입니다. 협상과 압박은 모두 비핵화의 수단입니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수단을 언제 어떻게 활용하는가입니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어떠한 대화도 거부하고 핵개발을 지속하는 현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대한 집착이 얼마나 무모하고 잘못된 것인가를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홍 장관은 북한 인권 개선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북한 당국에 인권 개선에 대한 경각심을 갖게 하고 북한 주민에게는 자유의 가치를 인식하게 하며 인권 증진이라는 희망을 갖게 해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용표 장관: 정부는 북한인권법의 발효와 함께 북한 인권 개선에 체계적이고 중점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 주민의 자유권과 생존권에 대한 추가적인 침해를 예방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보호함으로써 북한 주민의 인권이 증진될 수 있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정착해 나아가겠습니다.
한반도국제포럼은 올해로 7회째를 맞고 있습니다. 올해 한반도국제포럼은 14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막됐습니다. 이번 행사의 주최는 통일부지만 행사의 모든 기획과 운영은 북한연구학회가 진행했습니다. 북한연구학회는 사회과학, 인문학뿐만 아니라 보건의료, 문화예술, 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 걸친 북한연구자 600여 명을 회원으로 보유한 한국을 대표하는 북한연구 학술단체입니다. 올해는 특별히 한반도 국제환경의 변화를 분석하기 위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유럽 등 주요국의 전ㆍ현직 관료와 민간 전문가들이 초청됐습니다.
홍용표 장관: 내외 귀빈 여러분~!! 평화, 자유, 그리고 행복은 어느 한 국가만의 논리로 해결되거나 충족될 수 없는 인류 보편적 가치입니다. 인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통일 한반도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 세계와 함께 그 비중과 실천 방안을 논의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통일 준비는 한반도의 평화를 완성하기 위한 작지만 큰 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본격적인 토론이 열렸습니다. 먼저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적 환경’을 주제로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과 가렛 에반스 전 오스트랄리아(호주) 외교부 장관,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 등이 나섰습니다.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 핵 문제를 집중 조명했습니다. 류 전 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한반도 평화의 전제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대북 압박의 불가피성을 강조했습니다.
류길재 전 장관: 지난 몇 년간 김정은의 폭주는 대화 무용론을 낳기에 충분했다고 봅니다. 지금은 김정은의 폭주가 체제 유지에 부담이 될 수 있도록 대북제재를 강화하는 스마트한 제재방안을 강구하는 데 주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제재 무용론도 있으나 북한 체제의 전략적 이익 구조를 바꾸기 위한 국제사회의 압박은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특히 집권 초반기에 있는 김정은에게 핵ㆍ경제 병진노선의 전략적 부담을 깨닫게 하는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진 발표에서 가렛 에반스 전 오스트랄리아(호주) 외교부 장관은 동북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패권 싸움과 한반도 평화를 설명했습니다.
가렛 에반스: 동북아시아에서의 현재 안보환경은 걱정스러울 정도로 취약하지 않으나 중국과 미국의 지역 패권 다툼으로 인해 완전한 평화정착의 상태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지난 2005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북한의 핵 개발 상황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의 어떠한 대통령도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만든다면 엄청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이어 ‘북한의 변화, 그리고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북한 인권특사, 존 에버라드 전 북한 주재 영국대사, 황태희 연세대 교수 등이 토론을 벌였습니다. 존 에버라드 전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대북제재와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대북제재의 한계성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 프로그램은 북한 정권 내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체제가 존재하는 한 핵개발 포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북한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보 유입의 중요성을 언급했습니다. 킹 특사는 특히 “북한 주민들이 외부에서 북한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게 되면 북한 당국 역시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음날 15일에는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이 중심이 돼 북한학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북한학 학술대회에는 북한학을 연구하는 대학 연구소들도 협력기관으로 참여했는데요. 연구 주제는 정치, 경제, 안보, 문화, 인권 등 아주 다양했습니다. 권영태 지구촌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법제 전략을 분석했습니다.
권영태 지구촌평화연구소 선임연구원: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주된 논리는 국제법의 보편적인 규범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북한 핵개발이 문제가 된 것은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불량국가로 지목돼서 그렇습니다. 말하자면 핵을 보유하면 안 되는 불량국가가 핵을 가지려고 하기 때문에..
또 남북한 통합 형태를 놓고도 열린 토론이 벌어졌습니다. 정대진 한국고등교육재단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급변사태 발생해 외부 개입이 불가피할 때 남한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의 관점에서 한국도 주변국 중의 하나에 불과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고 자결권을 내세워 통합국가라는 법적ㆍ정치적 지위를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대진 한국고등교육재단 연구위원: 점진적으로 통합이 이뤄지는 경우와 급진적으로 통합이 이뤄지는 경우 2가지로 나눠볼 수 있는데요. 아무래도 우리 모두가 바라는 것은 평화와 안정이 보장되는 점진적인 통합이겠죠. 그런데 이 경우 남북한 주민 투표를 거쳐야 자결권을 갖는가에 대한 문제는 다시 검토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통일 후 북한 토지제도 재편에 대한 연구 논문도 발표됐습니다. 박승일 동국대 박사는 “토지제도 재편이 사회주의체제를 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데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승일 동국대 박사: 또 법 제정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국유재산관리청, 지적조사 전담기구, 토지가격조사단, 국유재산관리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 등 국가재산관리 담당 기구와 기관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 한반도국제포럼은 60여 명의 한국 학자들과 20여 명의 외국 학자들이 함께했는데요. 북한을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하고 평가하는 의미 있는 행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