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평화공원 남북통일 초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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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최근 남한 정부가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후보 지역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에 나섰습니다. 통일부를 비롯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8개 부처와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까지 모두 협력하여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이번주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해 알아봅니다.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총 길이 248km의 DMZ 비무장지대. 정전협정 이후 60여 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이곳은 3천 여종의 생물들이 살고 있어 생태계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배병호 생물다양성 한국협회 사무총장 : DMZ의 가치를 경제적으로 따지면 140조 원 정도 되고요. 그리고 우리나라 생태의 50%가 이곳에 밀집돼 있습니다. 그래서 세계적인 학자들이 DMZ를 중요 지역으로 보고 있습니다. DMZ는 특히 인간이 출입하지 않았을 때 생태계가 어떻게 복원되는지 알아볼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곳입니다.

남북한 군사력의 70%가 DMZ에 집중이 돼 있는데요. 이 지역이 세계생태평화공원으로 조성이 된다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입니다. DMZ 평화공원은 남북 주민은 물론 세계인들이 자유롭게 방문함으로써 한반도를 넘어 세계의 평화를 잉태하는 공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그야말로 세계적인 명소가 될 것입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 국제화가 성공적으로 진행이 돼서 외국인들이 찾아올 경우 사실상 외국인들의 존재 자체가 인계철선으로 작용해서 강력한 안보 억제력이 될 수 있습니다.

비무장지대 DMZ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분단국가의 평화의 상징으로 만들자는 계획은 지난 1971년 미군측에 의해 처음 거론된 뒤 노태우, 김영삼 전 대통령 등 역대 정권 대부분이 추진해왔습니다. 그러나 늘 계획 단계에 머물렀지 실행에 옮기진 못 했습니다. 1988년 유엔총회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했던 말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노태우 대통령 : 휴전선 안 비무장 지대 안에서 평화 도시를 건설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2004년 7월 15일, 당시 DMZ포럼 국제회의에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포럼 참석에 대신한 특별 메시지에서 비무장지대 활용 방안으로서 평화공원 조성을 제안했는데요. 만델라 대통령은 과거 2001년 3월 김대중 대통령을 만났을 때도 남북관계 증진과 통일의 가교로서 비무장지대 활용방안에 대해 제안한 적이 있습니다.남아공 접경 지역에 조성한 평화공원의 성공사례를 한반도에도 적용하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조민 통일연구원 통일연구본부장 : 갈등의 땅인 비무장지대에 생태 그리고 평화라는 인류보편적 가치를 불어넣어 남북한의 신뢰와 아울러 통일을 촉진하는 계기로 만들자는 정신이 담겨있습니다.

지난 3월 독일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드레스덴 선언을 통해 DMZ를 평화공간으로 구성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도 남북한과 유엔이 함께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 유엔이 앞장서주길 부탁드립니다

지금 휴전선 접경지역의 일부 자치단체는 평화공원이 지역발전에 유리하다고 보고 이를 유치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12월 초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3차회의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 대한 후보지별 발전구상도 발표됐는데요. 지역별 특성, 생태계 연결과 복원, 국제기구와 북한의 참여 유도 등을 고려해 서부와 중부, 동부 DMZ가 후보지로 선정됐습니다. 서부 DMZ 지역은 접근성이 양호하고 저지대 습지의 발달로 생태복원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중부는 세계적 철새 도래지이며, 6.25 전쟁의 격전지로 역사적 유물이 많은 점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동부는 백두대간과 동해안 해양 생태계를 아우르는 한반도 고유 생태계가 발달되어 있고, 자연경관과 배후 관광지 연계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동부는 금강산과 설악산, 평창과 마식령 등을 연계하는 벨트를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정태용 통일준비위원회 전문위원 : 관광보고인 중동부 DMZ 지역은 금강산과 설악산 2018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평창 그리고 마식령을 염두에 두고 해당화 벨트를 만드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부는 이번 현지조사를 바탕으로 2015년 4~5월경에 2차 조사에 착수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상당수 전문가들이 평화공원 입지의 최적지로 경기도 파주를 꼽고 있는데요. 파주를 유력한 후보지로 보는 이유에 대해 많은 이들이 서울과 가까워 관광지와 연계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실제로 서울 광화문에서 66km 떨어진 이곳엔 자유로, 경의선 철로와 도로 등 도로 기반시설이 갖춰져 있고,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1시간 이내 거리 등 다른 후보지보다 접근성이 좋습니다. 게다가 개성공업지구, 판문점, 임진각 등이 있는 분단의 역사현장이어서 배후 관광지와 연계하면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기도 포천과 연천, 강원도의 철원이 중심이 된 중부 DMZ가 활발한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어 파주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들 지역은 하나로 뭉쳐 가칭 ‘통일시’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웠는데요.

김규선 연천군수 : 60여 년 동안 원형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DMZ를 남북이 서로 활용하자는 겁니다. 이를 통해 관광자원을 확보하고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리 연천군과 인접한 철원군 사이에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돼야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반도 신뢰구축이 박근혜 정부의 대북전략 기조와 흐름이라면, DMZ세계평화공원 사업은 이를 구체화하는 핵심사업인 셈입니다. 이 사업이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과 미래를 좌우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는 것 같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할 때나 유엔 사무총장과의 면담 때도 세계생태평화공원의 이해와 지지를 요청했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도 8·15 광복절 경축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 사업을 제의하고 추진 의지를 역설해왔는데요. 사업의 추진과정은 남북 간의 생태 보존은 물론 인적 교류를 전제로 하고 있어 남북 간의 포괄적 협력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DMZ 평화공원은 통일부가 주도하고 다른 부처가 지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또 평화공원을 조성하는데 있어 안전성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특히 매설된 지뢰는 수만 발 이상으로 추정돼 이를 제거하기 위한 작업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지뢰제거 전문가의 말을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김기호 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 : DMZ를 평화공원으로 조성하는 일은 이렇습니다. 먼저 남북이 공동으로 DMZ 일대를 세계평화공원으로 지정하고, 그런 다음 그 지역에 있는 남북한의 군사시설과 군인들을 철수해야겠지요. 그러고 나서 지뢰 등을 제거하면 바로 평화공원이 조성되는 겁니다

때문에 앞으로의 남북관계는 단순히 교류협력를 넘어서 새롭고 진화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선 상식과 국제기준이 통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는 상호 존중 속에 신뢰를 쌓아가는 것밖에 없는데, 박근혜 정부는 그 시작점을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에서 찾는 것 같습니다. 지금 개성공업지구가 가동되고 부분적으로 교류협력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남북관계는 여전히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남북화해와 평화를 열어가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은 정파적 이해를 앞세우기보다는 대승적 차원의 협력과 참여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울러 북측이 변화된 남북관계의 현실에 발맞춰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사업에 호응해 나올 수 있도록 남측의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비록 남측 정부가 먼저 제안했지만, 남북과 국제사회 모두의 협력 속에서만 가능한 사업이며 그 혜택과 이익은 남북 모두가 향유할 것입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