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육이 미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제3회 통일교육주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서울 광화문 나인트리 컨벤션에서 열린 '제3회 통일교육주간 기념식'에 참석,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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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안녕하세요. <통일로 가는길>의 노재완입니다. 얼마 전 한국 정부가 전국의 초·중·고 학생들과 교원(교사)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통일에 대한 의식조사였는데요. 이번 설문조사는 통일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진행했습니다. 오늘 <통일로 가는길>에서는 남한의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 결과를 알아봅니다.

남한의 초·중·고 학생들은 북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면 대체로 ‘통일의 대상’이라고 답합니다. 물론 북한에 대한 느낌은 시대에 따라 달랐습니다. 1990년대 이전에는 안보를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다가 1990년대 중반 ‘고난의행군’을 겪으면서 가난한 존재로 인식됐습니다.

이진우 (고등학교 1학년): 북한에 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면 저는 가난이 먼저 생각이 납니다.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다큐멘터리를 봤는데요. 북한이 실제로 못 살고, 사람들이 극한 상황에 처한 것을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이후로 북한 하면 가난이 떠오릅니다.

남한 정부는 지난 10월 5일부터 11월 17일까지 ‘학교통일교육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전국 704개 초·중·고 학생 11만9천551명과 교원 4천672명 등 총 12만4천223명을 대상으로 한 건데요. 이번 조사는 리서치&리서치가 학교 현장을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일인식, 북한인식, 통일교육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통일부가 지난 12월 22일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진아 (초등학교 4학년): 통일이 되면 안 싸우잖아요. 전쟁이 안 일어날 것 같아서요.

김연우 (중학교 2학년): 통일이 빨리 됐으면 좋겠습니다. 통일되면 북한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고요. 만나서 얘기도 나누고 싶습니다. 또 헤어져 사는 가족들이 통일이 돼서 빨리 만났으면 좋겠어요.

방금 들으신 것처럼 학생들은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서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통일의 필요성에 대해선 10명 중 6명이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나왔는데요. 이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높아진 수치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초등학생은 2.9%, 중학생은 5.3%, 고등학생은 1.4% 상승했습니다.

초등학생 학부모 : 엄마인 저는 아이들에게 기본적인 것을 가르칠 수밖에 없습니다. 저 같은 경우 평소에 남북이 통일돼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있는데요. 어차피 이 아이들은 통일된 한국에서 살아야 하는 세대이고, 통일에 대해서 부정적이면 안 되잖아요.

그러나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통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와는 별도로 통일교육을 받은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11.8% 높게 나타났습니다. 또 ‘통일교육을 받은 후 통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응답도 지난해 30%에서 54%로 24%나 껑충 뛰었습니다.

도희윤 행복한통일로 대표 :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통일교육의 효과라고 봅니다. 통일교육을 받으면 대체로 아이들의 눈빛부터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서 가슴이 뜨거워지고 통일 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이런 것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통일교육은 스스로 공부할 수도 있지만, 전문가와 관련 단체 등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더 좋습니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들은 그 이유에 대해 ‘전쟁위협 등 불안감 탈피’가 26.6%로 가장 높았고, ‘국력이 더 강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학생도 25%나 됐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역사적으로 같은 민족이기 때문’(16.6%)과 ‘이산가족 문제 해결’(15.7%)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학생들도 그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먼저 사회혼란이 30.8%로 가장 높았고, ‘북한의 잦은 군사적 도발로 인한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과 ‘경제적 부담’이 28.1%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다음으로 ‘언어, 문화적 차이로 하나의 민족이란 느낌이 없어서’와 ‘나의 삶과는 관계가 없을 것 같아서’ 등의 순서로 응답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도희윤 대표는 “학생들이 나타나는 현상만 갖고 북한을 바라보고, 통일을 생각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통일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도희윤 행복한 통일로 대표 : 북한이 특수한 체제가 아닙니까. 실제로 매우 호전적이고요. 사실 아이들이 막연하게 북한을 바라봤을 때 느낌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통일에 대해서도 불안하다는 인식을 할 수 있는 겁니다.

통일이 가능한 시기에 대해선 다양했습니다. 10~20년 이내가 29.5%로 가장 높았고, 20년 이후도 27.3%로 비교적 높았습니다. 10년 이내라고 답한 학생은 25.3%로 지난해 20.1%에서 5.2% 높아졌습니다. 통일 이후 사회변화에 대해서는 ‘좋아질 것 같다’는 의견이 지난해 45.7% 대비 8.5% 상승한 54.2%로 나타났습니다.

이진우 (고등학교 1학년): 저는 통일이 20년 후에 올 것 같아요. 왜냐하면 20년 후에는 북한도 상황이 어려워 마지막 수단으로 우리와 통일하려고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때는 북한도 우리에 대한 생각이 바뀔 것 같습니다.

학생들은 설문조사에서 절반 정도가 북한을 협력대상으로 인식했는데요. 적대시 대상이라고 답한 학생도 31.8%로 여전히 높은 편이었습니다. 특히 안보를 위협한다는 응답이 75.5%로 가장 높았는데요. 초등학교 학생들의 답변이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진아 (초등학교 4년): 북한은 도와주면서 협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불쌍할 때도 있고요. 무서울 때도 있습니다. 예전에 뉴스를 보니까 북한이 우리 바다에 포를 쏘고 그랬는데 그때 무서웠어요.

북한 정권과 달리 북한 주민에 대해선 비교적 호의적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의 43.2%가 북한 주민을 지원대상으로 인식했으며, 협력대상이라고 답한 학생도 28.4%나 됐습니다. 반면 북한 주민을 적대시대상이라고 답한 학생은 7.7%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 : 이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학생들이다 보니까 학교현장에서 수업 중에 선생님으로부터 그렇게 교육을 받았다고 볼 수 있고요. 다른 한편으로는 부모님이라든지 대중매체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습득했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교원들에 대해서는 심층면접을 통해 학교통일교육 운영방법, 통일교육 활성화 과제 등에 대해 진행했는데요. 교원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일선 학교에서 교육과정대로 통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는 응답이 86.6%로 나와 작년의 81.6%에 비해 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원들은 작년에 비해 4.9% 상승한 62.8%가 ‘학교 통일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도희윤 행복한 통일로 대표 : 교육자는 멈춰 있을 수 없습니다. 아이들한테는 좋은 품성을 갖고 주입식보다는 쌍방향에서 소통하는 교육을 통해서 같이 배워나가겠다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고요. 이번에 통일교육이 잘 지워지고 있다는 응답이 60%가 나왔는데요. 긍정적인 결과라고 봅니다. 앞으로 90%, 100%가 될 때까지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설문조사를 실시한 통일교육원은 통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통일 무관심에서 벗어나 통일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인식해 나간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현장에서 통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부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특히 통일부, 교육부, 시도교육청 간의 협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금순 통일교육원 원장은 “제도·환경 마련과 함께 청소년들의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통일교육 자료 개발과 보급에 좀 더 신경을 쓸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밖에도 내년부터 중학교에서 전면 시행되는 자유학기제에 대비하기 위해 학생 발달상황에 맞는 학생 참여형 통일교육을 개발하고 보급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청소년들에게 통일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고 국민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한국 정부는 3년 전부터 해마다 통일교육주간 행사를 열고 있는데요. 광복 70주년이자 분단 70년인 2015년은 다채로운 행사들을 마련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통일로 가는길> 오늘 순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노재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