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전 세계의 반대와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보란 듯이 5차 핵실험을 단행하였습니다. 그것도 과거 3-4년 주기를 깨고, 정권창건 68주년인 9월 9일 9시에 4차 핵실험을 한지 8개월 만에 전격 단행하였습니다.
과거 명절 당일에는 도발이나 미사일발사, 핵실험을 하지 않던 패턴도 깼습니다. 지난 4월 15일, 김일성 생일에 무수단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해 공중에서 폭발한 적이 있죠. 이번에 두 번째로 명절 당일 날에 도발을 감행하였습니다.
그리고 김정은시대 들어 특별히 집착하는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미신적인 '길일'을 무척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주민들이 좋아하는 '손 없는 날'을 원수님도 무척 집착한다는 거죠.
물론 과거에도 정권창건일을 9월 9일로, 노동당 창건일을 10월 10일로 정한다든가, 김정일 생일을 망부 김일성의 생일과 맞추려고 1941년에서 42년으로 바꾸긴 했지만 지금의 집착은 그야말로 병적입니다. 광적인 도발이나 처형을 날을 골라 하고 있기 때문이죠.
장거리로켓발사시험을 2012년 12월 12일에 하더니 자기 고모부도 2013년 12월 12일에 처형하였습니다. 4차 핵실험을 한 날도 2016년 1월 6일, 그리고 5차 핵실험은 그 극치를 보여주었는데요, 9월 9일 오전 9시를 맞춰 하였습니다.
아마도 김부자 말고는 그 무엇도 믿거나 숭배해서는 안 된다는 '당의 유일적 령도체계확립의 10대원칙'을 당 지도부가 가장 가혹하게 어기고 있죠.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주체사상의 원칙에도 철저히 반대되게 말입니다.
4차 핵실험이후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사상최강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8개월 만에 또 핵실험을 했으니 국제사회의 인내와 자제력도 한계를 달리고 있죠.
서울에서는 자체 핵무장 론에, 전술핵 재배치, 핵잠수함 개발 등 강경대응 메시지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미국에서는 전 합참의장이 선제공격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죠.
북한주민들이야 어떻게 되던, 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이 정권의 안위만을 위해 핵미사일개발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정권의 광기와 무모함에 인민생활이 더욱 피폐해지고 생활고가 가증되는 와중에 60년 만에 최악이라는 두만강지역의 홍수피해가 또 겹쳤습니다. 북한당국이 초기 발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60명의 사망자, 수백 명의 행불자가 발생했다고 하는데 사고를 덮어온 당국의 태도를 고려하면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에서 피해복구를 책임지고 또 비용도 맡아야 하는데 이것도 주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충당한다면서요.
또 북한당국은 5차 핵실험을 준비하면서도 홍수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호소했다는군요. 후안무치가 아닌가요? 핵실험을 한마당에 국제사회가 지원에 나설 리가 없죠.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지 못해 인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든 말든 정권의 안위를 위해 핵실험이 우선이라는 거죠.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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