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경애하는 북한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운 겨울을 평안히 나고 계십니까. 생활형편이 어려워 요즘 일부 북한주민들은 행복 약(독약)을 사먹는다고 합니다.
굶주림 등 온갖 생활고에 시달리기보다는 그 약을 먹고 죽는 게 더 행복하다고 해서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장마당에서 사고 판다나요.
요즘 김정일이 전쟁열을 고취하면서 삼남 김정은을 데리고 공군부대를 연이어 방문합니다만, 한 때 북한에서는 항공유가 만병통치약으로 통해 많이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자그마한 잔에 소량을 정상적으로 복용하면 암은 물론 모든 병이 치료된다고 난리였습니다.
저도 고려항공에 근무하는 제자들이 있어 몇 병 얻어갖고 친척에게 보장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고난의 행군시절이라 별일이 다 있었습니다. 전쟁용 2호 식량이 거덜 났다는 소문에, 비축유도 다 뽑아 써 전쟁나면 큰일 난다고 야단치기도 했죠.
겨울철 동기훈련이 시작되면 군인들은 갱도에 다 들어가야 했고, 군용차들은 만단의 전투준비태세로 갱도에서도 발동을 걸어놓아야 하는데 기름이 없어 모두 세웠다고 했었죠. 게다가 만병통치약으로 둔갑해 항공석유까지 동이 날 판이었습니다.
사회적 혼란은 이뿐이 아니었습니다. 단식이 건강에 좋다고 의사와도 상의 없이 1주일, 15일씩 굶는 사람들, 치질에 수은이 들어간 약이 좋다고 쓰다 사망한 사람들, 중국에서 수입한 염색약을 쓰고 낙태한 여인들 등 수난은 끝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자살하려고 행복 약을 찾는다는데, 한 때 일부 특권층은 살찌기 위해 게걸 약을 못 구해 난리였습니다. 중국에서 들여와 퍼지기 시작했는데 몇 봉지를 2-3달 먹으면 식성이 왕성해져 속성으로 살을 찌우는데 효과가 만점이라고 열풍이 불었죠.
일부사람들은 오줌요법으로 병을 고치느라 야단이었습니다. 아침 첫 오줌을 받아 마시면 온갖 소화기병, 특히 간염을 고칠 수 있다는 소문에 많은 사람들이 오줌을 받아 마셨습니다. 일부는 진짜 고쳤다고 자랑하고 다녔죠.
일본에서 들어 온 요법인데 한권 분량의 치료방법이 담긴 책까지 등장해 나돌았습니다. 북한당국은 이를 중단시키고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일본사람들이 조선인민들을 다 뇨 독에 걸려 죽게 하려고 퍼뜨렸다고 포치하고 재 포치하고 그랬죠.
여기 외부세계에서도 건강은 최대의 관심사입니다. 특히 부유한 나라들에서는 살을 빼기 위해 난리입니다. 학생들이 살찌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학교들은 교내에서 햄버거 판매를 금지하는가 하면, 덴마크는 세계 최초로 지방이 많이 포함된 식품에 별도의 지방세를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다이어트가 너무 지나쳐 거식증에 걸려 영향실조로 사망한 유명배우들, 모델들도 있습니다.
북한과 같지는 않더라도 자살에 대한 사회적 논란도 뜨겁습니다. 안락사를 도와주는 것을 법적으로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는 이미 오랫동안 국제적 이슈로 되고 있습니다.
자살을 택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입니다. 달리는 지하철에 떨어지는 사람, 강으로 뛰어드는 사람, 아파트에서 떨어지는 사람, 연탄불을 피워놓고 죽는 사람. 심지어 인터넷에서 여럿이 만나 집단 자살하는 사건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사회주의든, 자본주의든 인간은 자기의 생명을 마음대로 처분할 권리가 있을까요? 북한에서는 자살이 반체제적, 반역적 행위로 인식되지만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많은 경우 반인륜적 행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수억 분의 1의 변수로 태어난 생명이기에 인간은 하늘이 준 것, 부모님이 주신 최고의 선물을 끝까지 잘 지켜야 할 것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