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남한의 한 일간지에 장성택의 처 김경희에 대한 사망설이 보도돼 또 한 번 서울이 술렁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김정은에 의한 고모부 숙청은 남북한 국민들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케 했으니 지금 김경희 심경이 오죽하겠습니까.
그의 신변에 이상이 없는 게 더 이상한 거죠.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김경희 건강이상설이 보도됐었습니다. 오랫동안 알코올 중독을 앓고 있고, 간 경화에 당뇨병, 또 일부는 치매까지 앓는다고도 했죠.
남의 신상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면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참 미안한 일이죠. 더구나 자기 남편을 처참하게 잃은 지금 이 시각 이 문제도 자꾸 거론하는 것은 본인에게 더 큰 상처를 입힌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북한의 상황이 너무나도 엄중하고, 김경희의 건강악화나 사망이 김정은과 북한체제에 주는 영향이 클 것이기 때문에, 또 북한의 폐쇄성으로 특히 김 씨 왕가에 대한 정보가 극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김경희 건강 외에도 김정은의 이번 두 번째 육성신년사에 대한 얘기도 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장성택 숙청과 관련해 처음에는 인민들로부터 반영 문, 성토를 강요하다가 이것이 더 확산되는 것이 김정은에게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장성택의 장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죠.
그래서 김정은의 이번 신년사에서는 장성택 숙청에 대해 결코 언급하지 않을 줄로 알았는데 의외로 이 사건을 '종파 오물'청소로 표현했으니 사실 크게 놀랐습니다. 그리고 김정은 유일령도체계 확립과 백두혈통도 강조했죠.
하도 북한이 요즘 '혁명에도 혈통이 있다, 백두혈통의 순결성을 위해서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하니 북한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저도 백두혈통이 무엇인지 되짚어보게 되고 또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북한이 말하는 백두혈통, 참 어지러운 혈통이네요. 노동당의 간부사업 원칙, 계급노선을 잣대로 말입니다.
우선 김정은은 만고역적 집안출신입니다. 북한에서 '조국을 반역한 천하의 만고역적, 매국노, 당과 혁명의 원쑤, 인민의 원쑤, 극악한 조국반역자'로 몰아 변호사, 배심원단도 없이 1심 군사재판으로 처형한 장성택은 김정은의 고모부, 가장 가까운 3촌 벌 친척입니다.
즉, 김정은 가계표에 아주 가깝게 오르는 인물이죠. 북한식 간부사업 기준으로 김정은은 수령은커녕 당 일군, 보위부, 보안부 하급직원 자격도 없는 셈입니다.
또한 김정은은 탈북자 가족출신입니다. 요즘 북한 중앙TV를 보니까 재 입북탈북자들을 자주 내세워 '남조선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다'라고 비판하던데 김정은 어머니 고영희의 여동생 고영숙, 김정은의 이모죠, 그는 남편과 함께 1998년 미국으로 망명했습니다. 거의나 탈북자 원조죠. 이외에도 김정은 가문에 탈북자가 여럿 더 있습니다.
이외에 김정은 생모 고영희는 오사카 출신, 그의 아버지는 친일파였습니다.
북한혁명영화에 이런 노래가 나오죠! '부사산이 높다고 제아무리 뽐내도, 조선의 백두산에 어이 비기랴!'
백두산을 칭송하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반일, 항일의 정신을 고취하는 노래죠. 이런 북한의 김정은 혈통에 역적, '째포', 친일파, 탈북자가 있으니 백두산혈통이 부사산혈통을 의미하는 건지, 아니면 반역자혈통, 탈북자혈통을 의미하는 건지 많이 헷갈리네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