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혈통’도 김정은 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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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남북 사이에는 이산가족상봉이 가장 큰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인도적 사안으로 해결될지, 아니면 과거처럼 이산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고 무산될지 큰 관심사입니다.

올해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를 개선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자, 백해무익한 비방을 중단하자, 조국통일의 대업을 위해 그가 누구든, 과거가 어떻던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습니다.

이에 남한 박근혜대통령은 이산가족상봉을 제안했죠. 사실 이산가족상봉은 작년 9월에 예정됐었죠. 그러나 북한이 성사 4일전에 외화벌이용 원천인 금강산관광재개를 남한이 무조건적으로 수용하지 않는다고 상봉을 일방적으로 연기했습니다.

박근혜대통령의 제안에 북한은 몹시 당황했을 겁니다. 왜냐면 전 세계가 보는 가운데 김정은은 남북관계를 개선하자고 호소했고, 박근혜대통령은 그를 위해 가장 인도주의적인 이산가족상봉부터 하자고 했으니 말이죠.

이에 북한은 며칠 뜸을 들였다가 한미군사훈련을 구실로 좋은 계절에 하자고 거절했습니다. 총 폭탄이 오가는 속에서 어떻게 이산가족상봉을 하냐는 거죠. 사실 남한에서 하는 군사훈련은 방어훈련이고, 연례훈련입니다. 그리고 남한주민들은 어디서 어떤 훈련을 하는지 전혀 알지도 못하고, 총소리는 들리지도 않습니다.

그러던 북한이 갑자기 김정은의 특명을 거들며 국방위원회 중대제안을 쏟아냈습니다. 상호비상중상, 한미군사훈련 중단, 핵 재난 방지를 위한 조치를 거론하며 북한이 먼저 행동을 보이겠다고 했습니다. 이어 이산가족상봉을 아무런 조건 없이 하되 남한이 편리한 시간을 정하라고도 했죠.

그래서 2월 17일부터 금강산에서 이산가족상봉을 하자고 제의를 했는데 북한은 일주일째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또 한 번 이산가족들은 아픈 마음을 달래며 이번 설을 보내야 했죠.

지난번 김정은이 일본 '부사산혈통'이라는 내용 소개해 드렸죠. 그는 또한 남조선출신이기도 합니다. 소위 북한에서 말하는 '한라산 혈통'이죠. 남한에 친척이 있고, 이산가족상봉이나 기타 기회를 통해 남쪽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기 때문에 요즘에 뜨는 혈통이라고 하죠.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김정은 어머니 고영희가족의 묘비가 최근 소개됐습니다. 고영희의 아버지 고경택과 외증조부 고영옥 등 친족들의 묘 14기가 있네요. 김정은의 외조부 고경택의 형 고경찬은 일제 때 제주 조천면 면장을 지냈답니다. 면장이면 중산층이상이고 또 북한에서는 친일파로 구분하죠.

제주출신인 고영희 아버지 고경택은 1920년 일본으로 건너가 고상훈(북한에서는 고동훈으로 불림)과 고영희, 고영숙을 낳았고, 1962년 10월 21일 가족과 함께 제99차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가게 됩니다.

고영희는 1971년부터 만수대예술단에서 무용가로 활동하다 김정일의 눈에 들어 동거생활을 하게 됐고, 나중에는 정철, 정은, 여정 3남매를 낳았네요.

2002년부터 북한에서는 비밀리에 '평양의 어머니', '군인들의 어머니'라는 내용의 노래보급을 시작했고 또 한명의 우상화작업을 시도했죠. 모두들 '조선의 어머니' 강반석, '항일의 여성영웅' 김정숙은 알아도 '평양의 어머니'가 누군지 눈이 휘둥그레졌었습니다.

그게 바로 친일파, 남조선출신, 째포출신인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에 대한 우상화노래였습니다. 이번에는 한라산혈통이며 이산가족 중의 한사람인 김정은 '은덕'에 이산가족상봉이 꼭 실현되겠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