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이야기] '곁가마는 왜 끓어?'

남측이 북한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대남 투쟁결의를 다지고 있는 북한 군인들.
남측이 북한 '최고존엄'을 모독했다며 대남 투쟁결의를 다지고 있는 북한 군인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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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천백배로 달아오른 우리의 무자비한 복수전, 우리식의 위력한 정밀보복타격은 역도패당의 더러운 모략 나발 통들을 단매에 묵사발 낼 것이다.'

지난 13일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대변인이 '정의의 붓 대포로 이명박 역적패당과 매문가들을 무자비하게 징벌하자'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밝힌 내용입니다.

성명은 이렇게 계속됩니다. '우리의 물리적 타격수단들과 정의의 붓 대포 조준경 안에는 역적패당의 아성인 청와대 뿐 아니라 그에 공모결탁, 추종하는 매문가(매국 문필가)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 서울의 중구와 종로구, 영등포구를 비롯한 모략보도 본거지들도 들어있다.'

아마도 서울 중구와 종로구에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 등 보수성향의 대형 신문사들이 위치해 있고, 영등포구는 KBS 사옥이 있어 거명한 것 같습니다.

성명을 발표한 이유에 대해서는 '우리의 최고 존엄을 모독한 역적패당은 악질 보수언론을 내세워 우리의 보복의지를 북이 먼저 시작한 비난선전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체제결속용, 총선파괴용, 통미봉남전술로 오도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요즘 인천시 어느 한 군부대 내무반에 걸려있던 '때려잡자, 김정일. 쳐 죽이자, 김정은'이라는 구호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정상수준을 많이 넘어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매체들이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남비난과 위협을 연일 쏟아내는 가운데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는 주민 15만 명이 참가한 군민 규탄대회도 열렸습니다.

전국각지에서 군 탄원이 이어졌고, 조선중앙TV는 매일 수위를 높여가며 이명박대통령, 김관진 국방장관을 목표로 한 군인들의 실탄 훈련장면을 내 보내고 있습니다.

급기야 조선기자동맹까지 동원돼 붓 대포로 청와대는 물론 중구와 종로구, 영등포구도 박살내겠다고 위협하기에 이르렀죠. 마치도 우리가 늘 이야기 하던 유머 '곁가마는 왜 끓어?'를 연상시킵니다.

구호에 제일 격분해야 할 당사자는 당연히 김정일, 김정은인데 그들은 정작 조용하고, 충성경쟁에 매몰된 곁가마 간부들이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이들의 곁가마 끓기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2일 이 대통령의 이름을 갖고 저주에 가까운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통신은 '남조선인민들은 리명박 역도를 가리켜 2MB라고 한다. 사고용량이 2MB(2 메가바이트)밖에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쥐 대가리에 들어있는 뇌수의 사고용량치고는 과남하다고도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MB에 대한 다른 해석은 MAD BRAIN, 즉 미친 뇌수라며 리명박이 미친 소병에 걸린 미국산 소고기를 먹고 미쳐서 미친 짓만 한다는 뜻'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리명박의 이름을 영어 약자로 풀이하면 가장 뛰어난 거짓말쟁이 (Liar Most Best)라는 뜻이라며 거짓말하는데서 리명박 역도를 따를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MB에는 Multi(많은) 비리, 옘병(염병)할 비라는 뜻도 있다며 그에 대한 증오심이 얼마나 사무쳤으면 이름을 옘병에 비유하여 욕설을 퍼붓고 있겠는가, 역도야말로 제 이름자 그대로 세상에 둘도 없는 머저리이고, 특등 사대매국노, 극우 파쇼독재자, 동족대결 미치광이며, 제명을 다 못살 추악한 인간추물'이라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군부대에서 대적관 목적으로 써 붙인 구호인데 아무런 상관도 없는 대통령은 왜 그렇게 썩어져라 욕을 하는지, 그리고 여기 언론은 대통령은 물론 그의 할아버지라도 마음대로 욕을 하는데 언론을 정부나 대통령과 공모 결탁한 추종자로 낙인하고 붓 대포로 멸살시키겠다니 그야말로 이는 '선군 주체조선의 장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