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주민들은 자기운명의 주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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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김정은시대 들어 북한주민들의 정치의식 및 사회상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는지를 중국에서 활동하는 북한주민 100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강동완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결과인데요, 흥미로운 내용들이 꽤 많습니다.

우선 주체사상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매우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는 답이 100명 중 51명, 약간의 자부심을 갖고 있다가 14명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사회주의 경제와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선호도 질문에 대해서는 정반대의 성향을 보였습니다. 자본주의 경제를 훨씬 더 지지한다가 60명, 약간 더 지지한다가 9명, 두 가지 모두를 비슷하게 지지한다가 11명으로 69%이상의 주민들이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경제를 선호했습니다.

북한경제가 어려운 까닭을 묻는 질문에는 과다한 군사비 지출 28명, 간부들의 관료주의 22명, 지도자를 포함한 정치적 문제 17명, 개혁개방을 하지 않아서 13명, 사회주의 노선 때문에가 4명으로 무려 80%가 넘는 주민들이 북한의 노선, 정책, 간부들 때문에 북한경제가 망가지고 시련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낮에는 사회주의를 하고 밤에는 자본주의를 한다'는 말은 북한에서 이미 오래전에 나왔죠. 이에 대한 질문 즉, 북한에서 현재 장사나 자영업 비중이 얼마나 될 것으로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90%이상으로 응답한 수가 37명으로 가장 많았고, 80%가 21명, 70%가 15명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73%의 주민들이 북한주민 70%이상이 장사나 자영업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죠.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크다는 응답이 98명, 조금 있다가 2명으로 대부분이 북한의 빈부격차를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북한에서 가장 잘 사는 계층은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는 43명이 노동당 간부, 41명이 무역과 외화벌이 간부, 16명이 군 간부라고 답했는데요, 결국은 북한의 특권층에 속해 김정은 정권에 기생하는 소수의 계층이 인민들을 착취하고 북한의 부를 대부분 탕진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죠.

뇌물에 관해서는 90명이 준적이 있다고 답했고, 10명은 준 적이 없다고 답했는데 제 시각으로는 이 10명의 답이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병원에 가도 담배를 가져가야 하고, 무슨 이유로든 중국에 나왔으면 그 과정에 많은 뇌물이 오고 갔을 텐데, 그리고 자식들을 키우려면 학교를 포함해 어떤 기회든 뇌물을 주어야 했을 텐데 그런 적이 없다니 외계세계에서 온 사람들 같군요.

조사결과를 종합해보면 이런 결론이 나옵니다. 주체사상에 대한 거부감은 비교적 없으나 사회주의 경제보다 자본주의 경제를 더 선호한다, 북한경제의 몰락은 지도부와 간부들 때문이다, 평등을 우월성으로 선전하는 북한에는 부익부, 빈익빈이 심각하게 존재한다, 이들 중 가장 잘 사는 사람들은 당일꾼들이다, 사람들은 대부분이 국가배급이 아니라 장마당과 사경제에 의존한다, 뇌물과 부패가 만연한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주민들은 지금 주체사상의 요구인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으로 살고 있는 건가요?

'대동강 이야기'에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