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방울 폭탄’도 3대 세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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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일성 생일 4월 15일이 코앞이네요. 요즘 외부에서는 북한과 유사하게 가족권력세습을 한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와 미국 오바마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크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라울 카스트로 의장에게 '매우 역사적인 만남으로 양국이 미래를 위한 길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구시대의 한 장을 넘겨야 한다'고 했고, 카스트로는 '양국 간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 쿠바는 인권과 언론의 자유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돼 있고 오바마 대통령의 표현대로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화답했습니다.

라울 카스트로는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쿠바혁명의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의 동생입니다.

피델 카스트로는 언젠가 '내 생애 최고 업적은 무수한 암살 시도에도 살아남은 것'이라고 했답니다. 그의 경호 책임자였던 에스칼란테는 자신의 책에서 1959년 쿠바혁명이후 '미국이 카스트로의 목숨을 노린 것은 638번이나 된다'고 주장했죠.

그에 따르면 '미국은 카스트로가 좋아하는 시가에 독을 넣기도 했고, 알 카포네 후예인 시카고 마피아를 동원하기도 했다'네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1962년 쿠바 미사일위기 이후 두 나라는 완전한 적대관계로 되었고, 쿠바에서는 영어로 된 노래를 듣는 것 자체가 불법이 되었죠.

그러나 지금은 모든 면에서 미국의 문화가 쿠바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카스트로의 손녀가 미국으로 망명하는 사건도 터졌죠.

오바마는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쿠바, 이란, 북한과 같은 적대국과도 필요하면 악수하고 대화하겠다고 공약했습니다. 이것이 결실을 맺어 현재 쿠바와는 정상회담에 이어 국교정상화까지 합의했고, 이란과는 비록 마찰은 있긴 하지만 핵협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북한만이 주민들의 민생은 안중에 없이 권력유지를 위한 핵, 미사일을 고집하면서 역사를 거스르고 있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교육을 학교에서 시작했다면서요.

'김정은 혁명 활동 교수지침서'라는 150쪽 분량의 자료에는 김정은이 3살 때부터 사격을 시작해 9살 때는 3초 내에 10발을 쏴 모두 명중시켰고, 6살 때 승마를 배워 기마수보다 말을 더 잘 탔으며, 8살 때는 승용차로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를 질주했다고 나온 다네요. 또한 시속 200km로 배를 몰아 외국 전문가와 경주에서 이겼다는 내용도 있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위대하고 뛰어난 사람이 어디서 태어났고, 가정환경은 어떤지, 어떤 교육을 받았는지 하는 아주 초보적인 정보는 하나도 없다 네요. 아마도 하늘에서 낸 인물로 앞으로 만들려는가 보죠?

그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축지법을 쓰고 솔방울을 폭탄으로 만드는 신적인 존재로 우상화되어 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은 일반인은 평생에 한 번도 할지 말지 한 홀인원을 골프코스 한 회전에서 11개씩이나 했다죠. 솔방울 전설도 아마 세습 되는가 봅니다.

이렇게 위대한 사람들이 왜 '밥 나오라 뚝딱'하는 쉬운 마술은 안하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