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강박에는 강타로, 응징에는 무자비한 징벌로!'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이는 정세가 복잡하고 긴장해 질 때마다 북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제2조선전쟁', '핵전쟁의 불 구름'에 이어 미국과의 핵전쟁 불사발언이 인민무력부장의 입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공공연히 울려나오는 등 그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차 국제안보회의에서 현영철은 '미국의 핵위협이 존재하는 한 평양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침략전쟁에는 조국통일대업이라는 구호를 높이 들고 상용무력에 의한 전쟁이든 핵전쟁이든 미국이 원하고 택하는 그 어떤 형태의 전쟁과 작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평소에 그렇게 착하고 부드러운 영국주재 현학봉대사의 최근 발언과도 일맥상통하는 건데요, 북한은 언제든지 핵미사일을 발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그는 '우리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 미국이 핵무기 공격 독점권을 지닌 것은 아니다. 미국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보복 공격을 할 것. 재래식 전쟁에는 재래식 전쟁으로, 핵전쟁에는 핵전쟁으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습니다.
저도 고향이 북한이라서 이런 말을 하긴 좀 뭐합니다만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고 북한이 너무 쉽게 미국과의 핵전쟁을, 그것도 보복타격을 얘기하는 것은 아닌지요?
세계적인 무장력과 장비에 대해서 상식이 있으면 아마도 좀 자제하리라고 봅니다.
우리가 매일과 같이 북한에서 듣던 미국정찰기 'SR-71'만 보더라도 이는 1950년대에 개발이 시작됐는데요, 총탄보다 빠른 마하 3의 속도로 비행해 무적의 전략정찰기로, 전설로 세계에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부터 거의 반 세기전인 1970년대 세운 기록들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는데요, 당시 정찰기는 런던에서 로스앤젤레스까지 1시간 54분 만에 비행했고, 평균 시속은 1,435마일이었습니다. 세운 고도기록은 8만 5천 피트, 약 25.9km이죠.
이 높이에서 시간당 10만 평방마일의 지구 표면을 정찰할 수 있고, 골프공을 촬영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운영기간 중동전 등에서 100여발의 대공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한 번도 격추되지 않아 더 유명해졌죠.
북한이 요즘 친밀해지려고 노력하는 러시아의 핵전력에 대해서도 잠간 소개하면, 1961년 10월 북극해에서 터진 '차르폭탄'은 사상 최강의 핵폭탄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100km 바깥에서도 3도 화상을 입을 정도의 열이 발생했고, 후폭풍은 1,000km떨어진 핀란드 쪽 건물의 유리창을 깰 정도였다 네요. 폭발에 의한 지진파는 지구를 세 바퀴나 돌았고요.
TNT폭약 기준으로 5,800만 톤이 터진 거나 마찬가진데,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것이 1만 5,000-2만 2,000톤이었다니까 무려 이의 3,800배 폭발력을 가진 거나 같습니다.
물론 미국이 만든 가장 강력한 핵폭탄은 위력이 이의 반밖에 되지 않다지만 미국에는 세계의 어느 지역도 원격으로 목표한 유리창에 핵미사일을 공격할 수 있는 기술력과 1만여 개의 핵탄두가 있습니다.
적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지만 과소평가하는 것도 하나의 큰, 위험한 착오겠죠? 평안도 사투리로 상대를 말릴 때 '길디 말라우'라고 하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