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얼마 전 김정은은 강원도 안변에 있는 여성 방사포구분대를 지도하면서 '훈련에서 형식주의를 뿌리 뽑고 도식적인 방식과 멋 따기(멋 부리기)를 철저히 없애며 기동, 전개, 목표조준과 사격 등 모든 훈련을 실전분위기 속에서 진행하는 것을 체질화해야 한다.'고 했더군요.
그로부터 이틀 뒤에는 인민군 제681군부대 관하 포병구분대 사격훈련을 지도하면서 해당 '구분대의 싸움준비가 잘 되지 않았다.'고 질타했죠.
'반미 대결전을 눈앞에 둔 지금 싸움준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라며 포사격 훈련이 잘 되지 않은 것은 '형식주의가 낳은 결과이다. 이곳 구분 대와 해당 부대의 지휘관들의 마음은 싸움마당을 떠나 있는 것 같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일부 지휘관들 속에서 군인들을 다른 사업에 동원시키며 훈련을 뒷자리에 놓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물론 군인생활 개선을 위해 부업도 하고 부강조국 건설에서도 한몫해야 하지만 항상 싸움준비를 첫 자리에 놓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어 '구분대의 싸움준비에서 심중한 결함이 나타나게 된 원인은 부대 당위원회가 지휘관들과 군인들이 자기들 앞에 맡겨진 혁명임무를 훌륭히 수행하도록 당 정치사업, 군인들과의 사업을 잘 하지 못한데 있다.'라고 지적했죠.
더욱이 '전쟁은 예고 없이 일어나며, 그에 대처해 경상적인 전투동원 준비를 철저히 갖추고 있어야 적들의 불의적인 침공을 즉시에 제압하고 작전과 전투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사진을 보니까 김정은의 지적을 받는 옆의 중장 표정이 매우 안 좋네요. 아주 맞갖지 않은 시선을 김정은에게 보내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제일 자랑하는 사거리가 긴 주체포 사격훈련이었는데 포탄이 나가지 않았다면서요.
포가 작동하지 않은 것과 정치 사업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네요. 제 눈으로 보기에 병사들의 멋 따기와 수령의 멋 따기를 비교해 보면 단연코 김정은의 멋 따기가 훨씬 더 문제인 것 같습니다.
남자들은 군 만기복무 10년, 여성들은 5년 동안 자기의 청춘을 모두 바치면서 기껏 멋 따기를 부려야 낡은 군복과 치마에 침을 묻혀 주름잡는 것, 이따금씩 차례지는 식당 당번 때 식용유 몇 숟가락을 떨렁 밥에 쳐서 먹고 눈이 좀 나왔다고 배 내미는 것이 전부 아닌가요?
그러나 수령의 멋 따기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군사복무를 하루도 해보지 않고 단 번에 대장별을 달지 않나, 그리고 며칠 안 있어 원수가 됐죠. 권력 3대 세습에 큰 도움을 줬다고 역시 당 일군 황병서에게 중장, 상장, 대장의 별을 벼락 치듯 달아주다가 대장별을 단지 열흘도 안돼서 차수칭호를 줬네요.
또 김일성의 손자라고 무슨 광대도 아닌데 본인은 머리 깎는 거며, 옷차림, 걸음걸이, 연설 등 온갖 흉내, 멋 따기를 다부리고 있죠. 그러나 따지고 보면 김정은의 출신성분은 엄청 문제가 있습니다. 보통 병사들, 군인들보다 훨씬 복잡한 집에서 태어났죠. 노동당 규율 상말입니다. 김정은 집안이 바로 남조선출신, 친일파, 반역자, 탈북자 집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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