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부유층 1%가 수도 평양에서 마치도 뉴욕 맨해튼 부자들처럼 호화롭게 산다는 뉴스가 미국 워싱턴포스트에 실려 크게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평양과 맨해튼의 합성어 '평해튼'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습니다.
남한에서는 이젠 일상이 된 일이지만 최근 북한에서도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성형이 유행한다죠. 의사의 수준과 실력에 따라 쌍꺼풀수술은 50-200달러를 호가한다고 합니다.
제가 평양에 살 때 쌍꺼풀수술이 유행하기 시작했었는데 당시에는 돈은 받지 않고 아는 사람에게 소개를 받아 수술을 하군 했습니다. 마취를 하지 않고 째다나니 큰 고통을 감내해야 했는데요, 여인들이 예뻐지려고 그런 것쯤은 아랑곳하지 않았죠.
또한 카푸치노 등 커피가격이 4-9달러한다면서요. 미국에서도 아메리카노는 2달러이고 서울은 좀 비싸 4달러정도 하는데 결국 뉴욕이나 서울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북한 부유층이 산다는 얘기입니다.
여러 외국식당들도 생겨나 최고급 소고기 값은 뉴욕보다 더 비싸다고 하죠. 외신기자들에 따르면 독일식 레스토랑에서는 구운 감자와 프라임 스테이크를 48달러에 판다고 합니다.
려명단지에는 스시바와 바비큐식당도 있고 주민들이 무리지어 고기를 구워 먹고 있었다고 하네요.
또한 평양 중심부에 있는 레저단지에서는 러닝머신을 달리면서 디즈니 만화를 화면으로 보거나 요가를 하는 모습도 보였고, 시간당 500달러의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는 호화 식당에는 아이스모카 거피를 9달러에 파는 커피숍도 있었다고 합니다. 9달러면 북한사무원 평균월급을 3천원이라고 해도 1년분 월급이 넘죠.
최근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에 따르면 여성들 사이에선 가장 인기 있는 옷 브랜드는 엘르이고 남성들은 아디다스와 나이키를 좋아한다고 합니다. 또한 유니클로, 자라, H&M 같은 브랜드도 인기라고 하죠. 모두 명품입니다.
평양에는 10년 전부터 이런 말이 유행했습니다. 던힐 거리, 세븐 거리, 해당화거리. 각 거리들의 주민구성, 생활수준을 거주민들이 피우는 담배에 비유해 평가한 것입니다.
중앙당 간부들이 많은 창광거리에서는 던힐을 많이 피우기 때문에 이를 던힐 거리라고 했고, 재일교포들이 많으면서 일본담배를 많이 피우는 북새거리는 세븐거리라고 이름을 붙였죠. 백성들이 많이 사는 거리는 누구에게나 다 해당되는 해당화담배를 피운다고 해당화거리라고 했습니다.
핵도박으로 국제사회의 압박이 어느 때보다 강화되고 있지만 북한의 사정은 그럭저럭 버티고 있는 모양입니다. 오히려 유통되는 달러, 외화는 더 늘어난 것 같습니다.
10년 전에 2만 5천달러 하던 최고급아파트가 지금은 10만-15만달러를 호가한다죠. 그리고 20만달러 정도 목표로 세웠던 무역일꾼들은 요즘 100만달러쯤 돈이 있어야 부자 측에 들어간 다네요. 그것도 현금으로요.
그리고 군 면제에도 가격이 매겨졌다죠. 500달러면 군대에 나가지 않아도 된다고 합니다.
이 정도쯤 됐으면 앞으로 북한거간꾼들이 핵무기도 시장에 내놓고 팔려고 하지 않을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