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경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찌는 듯한 불볕더위에 이어, 폭우, 태풍이 휩쓸고 가 농사에 큰 지장이 있지 않은지 모르겠습니다. 북한에서 공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수백 명이 행불됐고 수만 정보의 농경지가 피해를 입었다고 하네요.
요즘 북한에서는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파격적인 일들이 일어나고 있지요. 자본주의, '미 제국주의의 상징'이라고 판매를 허용하지 않았던 코카콜라가 이탈리아 음식점 피자집에서 이탈리아 콜라로 팔린다고 하네요.
말이 났으니 말이지 콜라에 대해 얘기를 좀 더 한다면 본사는 미국 남동부 애틀랜타에 있고 전 세계적으로 200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로는 세계 제1위 기업이죠.
콜라 향은 본사에서 직접 제조해 전 세계로 배달하는데 그 제조방법을 7명만 안다고 합니다. 그들이 비행기를 같이 탔다 사고 나면 콜라가 없어질 것이라는 조크도 한답니다. 그런 불상사는 당연이 없겠습니다만 말이죠.
얼마 전 북한에서는 여성들에게 다시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허용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습니다. 제가 평양에 있을 때 1999년에 금지시켰죠. 통일거리에선가 한 노동당 간부의 딸이 온 가족을 자전거에 태우고 가다 화물차에 치워 모두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난 후에 취해진 조치입니다.
노동당 작전부 부장 오극렬의 딸 이었다 네요. 이 때문에 중앙기관 많은 여성들이 피해를 입었습니다. 출근시간이 정 늦을 때는 남장을 하고, 모자를 쓰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여성들도 있었죠.
김정은 부부가 요즘 자주 보는 모란봉악단 공연에는 가수와 배우들이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등장도 했습니다. 저도 여러 번 참가해 보았습니다만, 중앙당 목란관 파티 장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수들, 무용수들이 파격적인 옷차림으로 춤도 추고 노래를 불렀죠.
그러나 이런 모습을 전체 인민에게 TV로 공개한 것은 정말 깜짝 놀랄 일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몰래 비디오테이프를 구해 비키니 차림의 북한배우들의 훌라후프 춤, 토끼 춤인 '깡깡 춤'을 숨어서 보았는데 앞으로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미국에서 애국가와도 같은 노래 '마이 웨이'가 상영되더니 미국 만화영화 주인공들인 미키 마우스, 백설 공주도 등장했습니다. 미국영화 '록키'의 주제곡 '이제 곧 날아오르리'가 연주될 때는 미국선수 록키 발보아가 상대편 소련선수를 강력한 펀치로 타승 하는 장면이 배경으로 소개되기도 했죠.
김정일이 생존해 있을 때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김정은 부부는 공연이 끝나자 일어서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환호를 했습니다.
북한에서 바지문화는 여성들에겐 금지된 문화였습니다. 중국식이라고 지도부에서 배척했기 때문이죠.
물론 작업할 때나 집에서, 그리고 여성군인들도 바지를 착용합니다. 그러나 공식 행사나 출근 길, 중앙기관들의 사무실에서는 허용되질 않았죠.
며칠 전 김정은 부인 리설주는 평양타일공장을 방문하면서 바지차림으로 언론에 공개되었습니다. 과거에 금기시되었던 많은 것들을 지도부에서 직접 깨버리는 좋은 모습들인 것 같습니다.
이런 속도로 변하면 곧 머지않아 청바지, 말보로 담배, 할리우드 영화 등 자본주의, 미국식 문화도 공개적으로 허용되지 않을까 기대를 가져봅니다.
지도부가 앞장서는데 중간급 간부들이 그 뜻을 받들어 누구보다도 빨리 관철시켜야겠죠. '인민들이 다시는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 사회주의 부귀영화를 마음껏 누리게 하겠다는 김정은동지의 경제관련 교시'도 하루 빨리 관철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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