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시국에 생일파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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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남북사이 오고가는 충격적인 소식들을 들으셨는지요? 황병서 총정치국장을 비롯해 북한의 권력실세 3인방이 인천을 다녀간 지도 며칠 안됐는데 북한은 서해북방한계선에 경비정을 침투시켰고 전연지역에선 대북삐라풍선에 고사총사격을 가했습니다.

남한에 있는 탈북자단체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북한이 무력으로 대응한 것은 노동당 창건 69주년인 지난 10월 10일이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평양에서는 태평스럽게 청년학생들이 춤을 추고, 음악회를 하는 등 평화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비상시국에 생일파티까지!' 북한의 어느 영화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북한젊은이들이 유머로 자주 써먹는 말이기도 하지요. 요즘 김정은이 40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비상시국에 서해에서 경비정이 도발하고, 분계선에선 고사총으로 남쪽에 사격을 해대고, 또 평양에서는 아무런 일도 없는 듯 춤과 노래에 빠져있고, 정말 영화에 나오는 대사에 꼭 맞는 일이 현실에서 연출되고 있는 듯합니다.

외부세계에서 불거지고 있는 김정은 건강관련 소식은 상상의 나래를 치며 온갖 무성한 소문을 낳고 있습니다. 서울에서는 항간에서 돌아다니는 루머를 일명 '찌리시' 또는 '하더라 통신'이라고 하는데요, 가장 따끈따끈한 최근 건 하나 소개해 드릴가요?

'수술실패로 김정은은 현재 뇌사상태에 준하는 심각한 상태. 아직 사망은 아닌 듯 보임. 북한 내부 쿠데타나 강제연금 상황은 아니라고 함. 거동은 확실히 불가능하며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기도 불가능으로 보임. 사망인지는 북한에서 공식발표가 있기 전에는 확인이 불가.' 참 재미있죠. 계속하겠습니다.

'김여정(김정은 여동생)이 백두혈통으로 명목상 표면에 나올 확률이 매우 높음. 아시안게임 중 방한한 북한 실세 3인방이 현재 전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북한 주민의 동요와 또 다른 북한 내부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해 평양에 계엄령 선포함.

하지만 사실상 북한 내부는 김일성일가의 후광 없이는 주민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저 3인방이 다른 세력의 견제나 주민봉기의 위험을 안고 표면상의 지도자로 나올 확률은 거의 없음. 김여정을 명목상의 지도자로 표면에 내세울 확률이 높다고 함.

지금 평양은 여러 세력에 의한 알력싸움이 굉장히 심한 상태임. 당장 붕괴는 안하지만 예전처럼 1인 독재는 불가능한 상황이라 조만간 문제가 발생해도 크게 발생할 여지가 매우 높다고 함.

한국과 통일문제를 협의할 여지는 거의 없으며, 김정은이 공식 사망하거나 김여정체제로의 전환이 불가능할 경우에는 중국이 최우선 협의대상이 됨. 중국식 시장개방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확률이 높음.

지금 이 사실을 알고 있는 통합진보당 최고지도부와 예전 경기동부연합 인사들은 동요상태.' 이것은 서울에 있는 종북단체에 대한 내용입니다.

마지막은 이렇게 끝을 맺습니다.

'북한 내부 권력층끼리 노선갈등이 심화되고 알력싸움도 빈번함. 내부붕괴로 인해 내년에 북한이 전례없는 변화를 맞게 될 것은 분명함. 북한 내 친중(親中)세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고 있음. 중국이 under table(뒤에서)로 대리통치할 수도 있다고 함.'

어떻게, 좀 신빙성이 있는 '찌라시'인가요? 김일성은 생존에 이렇게 말했죠. '방귀 자주 끼면 똥이 나온다.' '구름이 자주 끼면 비가 온다'라는 속담을 중학교까지밖에 못나와 이렇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과연 김정은 관련 구름이 소나기로 이어질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