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소리 나다’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가 김정남 추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는 웹페이지 캡쳐.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사이트 '우리 민족끼리'가 김정남 추대 서명 운동을 하고 있는 웹페이지 캡쳐. (Photo courtesy of uriminzokkkir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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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에는 주민들, 특히 젊은이들이 많이 쓰는 은어가 하나 있죠. '딱 소리 나다'입니다. 무슨 일이든 똑 부러지거나, 최고로 만족스러울 때 쓰는 감탄사입니다.

가수가 노래를 정말 잘 부를 때도 '딱 소리 나다', 음식이 기가 막히게 맛있어도 '딱 소리 나다'입니다. 외국출장 시 천지개벽한 베이징 광경을 보거나, 싱가포르 도시를 보면 이 소리가 저절로 나오죠.

서울에도 유사한 표현이 있습니다. '끝내준다'입니다. 뭐든지 기가 막히게 좋을 때 많이 쓰죠. 야구나 축구경기에 가서 훌륭한 경기를 보고도 '경기가 끝내줬어'라고 표현하고, 영화관에 가서 좋은 새 영화를 보고도 '끝내준다'로 표현합니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에는 그야말로 딱 소리 나는, 끝내주는 소식이 하나 실렸습니다. 서울에 온 탈북자가 운영하는 사이트가 소개됐는데요, 인터넷 사이트 이름은 북한림시망명정부의 이름으로 된 '우리민족끼리'입니다. 북한이 운영하는 대남사이트 '우리민족끼리'를 패러디 한 것인데요, 주소에 k가 하나 더 있습니다.

여기에 흥미로운 서명운동도 하나 올라있는데요,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은의 맏형인 김정남을 '위대한 수령'으로 추대하자는 서명운동입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백두혈통 김정남을 공화국 지도자로! 인민에게 식량과 자유를! 김정남은 사실상 김정일의 장남이자 진정한 백두의 혈통으로 김정일에게 공화국이 살아갈 길은 개혁, 개방뿐이라는 충정어린 직언을 끊임없이 해 왔으며, 특히 3대 세습에 대해서는 과거 봉건왕조 시기나 다름없는 력사의 후퇴로, 사회주의와도 맞지 않아 세계적인 비웃음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후계자에서 밀려나야 했던 정의롭고 패기 있는 인물이다.

현재 김정남은 중국 정부의 비호를 받고는 있으나 권력욕에 사로잡혀 형제간 의리도 저버린 패륜 철부지 동생 김정은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고국을 찾지 못한 채 해외로 떠돌고 있다.

아래의 덧글을 클릭해 '서명합니다' 라고 남겨주시고 의견도 적어주세요. 공화국 인민들이 하루 빨리 독재정권의 폭압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명 한명이 뜻을 모아 나간다면 압제의 사슬을 끊어내고, 후손만대의 행복과 륭성번영을 누릴 새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라고 광고가 나 있습니다.

현재까지 147명이 서명에 참여했는데, 그리 많지 않은 숫자죠. 그러나 신문에 대서특필됐으니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것 같습니다.

김정일의 맏아들 김정남은 지난 2012년 1월 3일 일본 도쿄신문 기자와의 대화에서 '정상적인 사고를 갖고 있다면 3대 세습을 용인하기 어렵다'고 했었죠.

그의 아들 김한솔은 지금 프랑스 유명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그도 핀란드 공영TV와의 인터뷰에서 자기는 할아버지와 삼촌을 만난 적도 없고, 또 삼촌(김정은)이 어떻게 독재자가 됐는지도 모른다고 했죠. 세계 언론이 이를 두고 떠들썩했습니다.

또한 우리민족끼리 사이트 맨 위에는 자기주민들의 생활과 고통에는 아랑곳없이 핵,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하는 김정은이 북 ․ 중 국경에서 중국의 참대 곰(판다)한테 쿵푸 세례를 받는 동영상과, 저팔계로 형상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을 북한 군인들과 인민들이 잡으러 가자고 외치는 동영상도 올라와 있습니다.

너무 적나라하게 풍자했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 많은 사람들이 신통하고 통쾌하다고 하고 있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