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최근 남북관계는 북한이 요구하는 대북삐라 살포 중단과 남한보수단체들의 강경한 태도, 이를 둘러싼 남한정부의 대응과 이에 대한 북한의 항의 등으로 매우 소란스러워 보입니다.
그러나 제 눈에는 이것이 남북관계의 본말을 전도하려는 북한의 위장공세전략의 결과로 보입니다.
이런 말이 있죠. '손톱 곪는 줄은 알아도 염통 곪는 줄은 모른다.' 마치도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남북관계의 본질을 가장 정확히 대변해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주한미군 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는 미국 수도 워싱턴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점점 더 핵탄두 미사일을 만드는 쪽으로 다가가고 있다'면서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갖고 있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해 큰 파장을 낳고 있습니다.
그동안 한미 군 정보당국이나 일부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가능성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미군 주요 장군이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그는 계속하여 '북한이 아직 실험은 하지 않아 얼마나 효과적인지, 실제 소형화에 성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지휘관으로서는 북한이 이런 능력에 도달하지 않았다는 사치스러운 생각을 할 여력이 없고, 최악의 경우에 대비해 우리의 자세를 다지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그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한반도 전역에 대한 북한의 핵 공격 위협이 가시화 됐고, 또한 미국 본토에 대한 핵 위협도 점점 현실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북한은 지난 25일 미국이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화해 김정은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하려 한다면 미국 본토와 전 세계 미군기지에 대한 핵 공격을 하겠다고 위협해 나섰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후 성명에서 '미국은 얼마 전부터는 우리의 인권문제를 국제화할 심산으로 유엔인권이사회를 조종했고 북인권보고서와 결의까지 만들어 유엔총회에서 통과시키는 것으로 반공화국 인권소동을 세계적 범위로 확산시키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미국의 인권 공세가 극단의 지경에 이른 이상 그 관계 세력들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추호의 용서도 없이 대를 이어 가장 처절하게 결산한다는 것을 미국에 정식으로 통고한다'고 했죠.
이어 '태평양지역의 미제침략군기지들과 전쟁광신자들이 틀고 앉아있는 미국본토의 주요도시들에 대한 전면타격계획이 비준된 상태'라며 '우리 식의 가장 강력한 새로운 대응선전포고는 빈틈없이 확보된 강 위력한 핵 무력과 지상•해상•수중•공중에 전개되는 여러 가지 첨단타격수단들에 의해 뒷받침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핵 타격능력과 위협이 남한을 넘어 미국 본토로 향하고 있는데 정작 핵 위협이 가장 임박해 있는 남한에서는 북한의 위장공세전술로 온통 대북삐라에만 쏠려 있습니다. 그것도 민간인 단체 몇 명이 날리는 것을 가지고 남남갈등으로까지 비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를 구실로 '아무것도 차려지지 않은 고위급접촉 밥상'이 물 건너간 책임을 남한정부에 전가할 태세이고요. 대북전단 살포가 저지되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혹시 이번에 대북전단이 살포라도 되지 않고 2차고위급접촉이 열린다면 무슨 대단한 희소식이라도 준비돼 있나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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