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은 알 전쟁, 기름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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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는 12월 11일 남북사이 차관급 당국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지금 북한에서 또 한 번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시험을 한 징후가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앞으로 이르면 2-3년 안에 SLBM을 탑재한 신포급 잠수함을 전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하는데요, 정말 북한은 다른 것은 몰라도 선택과 집중된 일을 해치우는 데는 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잠수함발사 미사일에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이 있죠. 가장 위력한 무기는 핵탄두를 탑재해 적국의 전략목표물을 타격하는 전략미사일입니다.

현재까지 핵탄두 SLBM을 보유, 배치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북한이 만약 이 경지에 오른다면 유엔안보리국가의 군사력 위협수준에 가까이 간다는 의미죠.

미국의 최신형 SLBM인 트라이던트 D-5는 한 발당 8~14개의 핵탄두를 장착합니다. 핵탄두 한 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5~20배 위력을 갖고 있다 네요.

그리고 오하이오급 원자력추진 잠수함 한 척에는 이런 미사일이 24기가가 실리기 때문에 총 위력은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폭 1,600발에 버금간다죠. 잠수함 한 척으로 히로시마 같은 도시 1,600개를 공격, 파괴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에는 김일성의 유명한 교시가 있습니다. '현대전은 알 전쟁, 기름전쟁이다.' 총알, 포탄이 많아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고, 또 기름이 많은 쪽이 장기간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다는 얘기죠. 최고 존엄의 교시여서 사람들은 유머로도 써먹지 못했죠. 생각은 굴뚝같지만 말입니다.

재래식전쟁에 대비한 북한은 북한전역에 군수공장들을 만들어 놓고 알 생산에 집중했죠. 오죽했으면 90년대 중반에 터진 자강도 땅굴 군수공장 폭파 때에는 포탄이 며칠 동안 터졌겠습니까.

김정일시대에 들어서서는 사정이 바뀌었습니다. 비용이 많이 드는 재래식 전쟁준비보다는 비대칭 전력인 핵에 집착했죠.

지금은 더 진화하고 있습니다. 전쟁은 3일내에 끝난다는 신조로 과거 누구도 손댈 수 없었던 6개월분 전쟁예비물자도 방출하고 있죠.

그래서인지 2012-13년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어떻게 하든 식량문제를 해결하라는 불호령에 많은 2호미가 시중에 풀리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성택을 포함해 국가간부들이 전부 나서 외화를 들여 식량을 확보했죠. 결과 쌀값이 일정기간 안정됐고, 환율도 널뛰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사이버전, 정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980년대부터는 사이버전 전사들, 해커들을 대대적으로 양성하기 시작했습니다. 특수 요원이 벌써 3만 명이 넘고, 능력은 CIA와 맞먹는다면서요. '아보다 배꼽이 크다', '이부자리를 보고 발을 펴라'는 말이 여기에 꼭 맞지 않나 생각됩니다.

인민들은 손가락을 빨면서 고난의 천리가 빨리 가고 행복의 만리가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지도부는 알 전쟁․기름전쟁에 이어, 핵전쟁, 사이버전쟁 준비에 여념이 없으니 언제면 행복의 1리라도 올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