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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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계속되는 핵, 미사일도발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금의 살벌한 추위만큼이나 매섭게, 맵짜게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을 포함해 당정이 모두 북한에 대한 군사적 옵션을 시사 하는 발언의 수위를 계속 높이고 있으며, 심지어 안전이유를 들어 내년 2월 남한의 강원도 평창에서 있게 될 동계올림픽에 미국 선수들이 참가하니 마니 하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곧 미국선수 전체가 참가한다고 수정을 했음 미다만 말이죠.

남한정부는 북한의 화성-15형 발사에 대한 대응으로 문재인대통령의 중국방문을 며칠 앞두고 북한에 대한 독자제재를 또 발표하였습니다. 금융기관 및 선박회사 20개 단체, 북한 인사 12명이 추가제재대상에 포함되었습니다.

기관, 단체들은 라선국제상업은행, 농업개발은행, 제일신용은행, 하나은행, 국제산업개발은행, 진명합영은행, 진성합영은행, 고려상업은행, 류경상업은행, 조선컴퓨터센터, 조선아연공업총회사, 대원산업회사, 송이무역회사, 려명해운경영유한책임회사, 조선금별무역, 능라도룡악무역회사, 조선남남협조회사, 조선능라도선박회사, 대봉선박회사, 조선유성선박회사입니다.

개인 12명은 김수광 주 벨라루스 정찰총국 요원, 김경혁·박철남 제일신용은행 소속 중국 주재원들, 리호남 류경상업은행 소속 중국 주재원, 리성혁 고려은행 소속 중국 주재원, 김영수 원양해운 소속 베트남 주재원, 김동철 만수대창작사 소속 나미비아 주재원, 차승준 고려금강은행 소속 중국 주재원, 허영일 하나은행 소속 중국 주재원, 지상준 조선금강그룹 은행 소속 러시아 주재원, 곽정철·렴희봉 조선금강그룹 은행 소속 아랍에미리트 주재원들입니다.

또한 조중우호의 상징인 압록강 철교가 11일부터 열흘간 보수작업을 이유로 폐쇄되게 됩니다. 신의주와 단둥을 잇는 이 다리가 일시 폐쇄됨으로서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줄지, 그리고 당장 닥친 설날 명절준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북한에서 신정, 설날은 김부자 생일, 당 창건, 정권창건 기념일과 같은 정치적 명절보다도 정서적으로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고 기다리는 명절입니다.

명절준비를 위해 일부는 1년 내내 신경을 쓰죠. 좋은 술도 마시지 않고 모아놓고, 임박해서는 중국으로부터 바나나, 맥주, 귤, 당과류 등 명절물자들이 물밀듯이 흘러들어오죠.

북한주민들은 설날을 일명 '술 날'이라고도 합니다. 평상시에는 비록 술이 귀하지만 이날만큼은 마음껏 마시기 때문이죠. 또 일부는 '설사 날'이라고도 합니다. 왜냐면 오랫동안 기름기를 먹지 못하다 이날 몰아서 갑자기 고기를 많이 먹는데 소화를 시키지 못해 많은 사람들이 설사를 하기 때문이죠. 설사를 '오토바이 탄다'고도 하죠?

그렇게 오랫동안 고대하던 설날, 이번엔 북한의 핵, 미사일 도발로 강화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압록강교의 일시 폐쇄로 오토바이를 타는 것도 일부 특권계층의 호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