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북핵해결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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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지난 6월 24일부터 대한민국의 강원도 무주에서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가 개최되고 있는데요, 전 세계 183개국에서 선수와 관계자 등 총 1,800여 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국내외의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대회가 주목 받는 이유는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참가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2015년 러시아에서 남북 선수단이 합동 시범공연을 펼친 바 있지만, 이번 대회는 북한의 끊임없는 핵·미사일 도발과 미국의 대북압박 기조로 한반도 긴장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되는 남북 교류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지금까지 대회에 국가정상이 참석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개막식에 참석, 축사를 통해 남북 교류행사의 의의를 부각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세계태권도연맹(WTF)과 국제태권도연명(ITF)이 하나되고, 남과 북이 하나가 된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통해서 세계가 하나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올해 9월 평양에서 열리는 I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 WTF시범단이 참가하고, 2018년 평창올림픽에 남북단일팀이 출전하는 등 남북화합이라는 이번 대회의 성과가 지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대회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은 남북간 이해와 신뢰의 폭을 넓히는데 있어 스포츠 등 민간 분야의 교류협력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 '오토 웜비어' 사망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반북여론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으며, 북한도 미국 전역을 타격권으로 하는 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음을 시사하고 있어 미북 간 대립은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주 29일과 30일 미 워싱턴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이 개최됩니다. 양국 정상은 북핵문제 등 한반도 안보이슈에 대해 집중 협의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은 미 주요 언론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북핵 해결방안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6월 20일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까지 국제사회가 UN안보리 결의에 따라 이행해 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대화자체가 목적이 아닌 한반도 비핵화를 유도하기 위한 방법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같은 날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한 압박을 가하지 않을 수 없으나, 협상 테이블로 나온다면 북한을 도울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적절한 조건이 충족되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한반도 긴장완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있어 당사국인 한국은 물론, 미국과 중국도 궁극적으로는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희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북한이 화답할 차례입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하루아침에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립과 갈등 국면이 지속되는 한 관련국들은 물론 북한에게도 득이 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북한의 핵 우선정책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북한 주민들의 삶은 날로 황폐해져 가고 있습니다.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상생을 위해서는 북한이 우선적으로 각종 도발을 중단하고 갈등해결을 위한 대화의 장에 나서는 등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남북이 함께하는 이번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의 중요성이 더욱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번 대회를 계기로 우선 민간차원의 남북 교류협력 행사가 지속 확대되고, 이를 기반으로 향후 한반도 현안을 다루는 당국간 회담으로까지 발전되어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