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강 이야기] '꼬마땅크 나간다'

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선임연구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꼬마땅크(탱크) 나간다. 우리 땅크 나간다. 산을 넘고 강을 건너 달려 나간다. 미국 놈들 무찌르며 만세, 만세. 공화국기 휘날리며 만세, 만세.'

'산에 산에 산딸기, 빠-알-간 산딸기. 우리나라 산이 좋아 산에 산대요.'

두 노래 모두 북한에서 유치원 어린이들이 부르는 노래입니다. 참 대조적이죠. 하나는 통일전쟁을 묘사한 군가와 비슷한 장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산딸기를 동심으로 표현한 어린이들의 순진한 노래입니다.

꼬마땅크는 유치원어린이들, 소년단 학생들이 기여한 자금으로 만든 땅크를 의미합니다. '소년 호'의 명칭을 딴 군함도 있죠. 전민 무장화, 전국 요새화, 전군 간부화를 국방의 3대과제로 내세우고 있는 북한에서는 철부지 어린이들도 국방의 의무에선 자유롭지 않습니다.

꼬마계획이 이를 뒷받침하는 정책입니다. 유치원, 인민학교학생들은 주, 월, 분기, 연별로 동 수집은 얼마나 하고, 토끼는 몇 마리를 기를지, 수매는 얼마나 할지를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있어도 이를 수행해야 합니다.

수백, 수천 마리의 토끼를 길러 가죽을 팔아 외화벌이에 기여하는 어린이가 있는가 하면, 몇 톤에 달하는 동, 알루미늄을 수매해 김일성소년영예상을 받는 애도 있습니다. 누런 개털 가죽은 값이 꽤 나가는 품목입니다. 언제부턴가는 고급모피생산을 위해 수달 키우기 운동도 확산되었죠.

부모님들도 자식들의 꼬마계획에 보탬을 주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공장 변압기가 고장 나면 부셔 동선을 보장했고, 각종 배터리가 나가면 그것을 녹여 연 수매를 돕습니다. 가정들에서 개와, 토끼, 오리, 수달을 키우는 것도 모두의 몫입니다.

그러나 요즘 북한의 꼬마땅크 모금, '소년 호'건조의 국방정책은 그 도를 많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1998년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을 실었다는 대포동 발사에 이어, 2009년 광명성 2호 발사, 그리고 며칠 내에 3호를 또 발사한다고 합니다.

북한은 인공지구위성 발사시험이기 때문에 합법적이라고 하지만, 세계의 대다수 여론과 나라들은 이를 대륙 간 탄도로켓 시험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이 쏴 올린다는 100kg짜리 위성은 비용, 효율 면에서 실효성이 거의나 없다고 보는 거죠.

로켓개발 및 발사비용과 관련해서도 서로 다른 평가가 있지만 보통 2-3억 달러에서 8억 달러에까지 이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8억 달러면 쌀 210만 톤을 살 수 있으며 북한인민들의 굶주림을 몇 년간 해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탕 알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총알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선군사상의 '훌륭한' 구현이라 하겠습니다. 이것도 모자라 3차 핵실험을 준비하는 정황도 포착되었습니다. 두 차례의 핵 시험이 있은 함경북도 풍계리의 지하시설에는 남쪽으로 새로운 터널이 뚫렸고, 이를 막은 흔적의 흙토사도 갱도 앞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정치강국, 사상강국, 군사강국에 이어 경제강국을 달성하는 것은 북한이 국가건설의 목표로 정하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정책입니다.

인류사상 지금까지 검증되고 실증된 가장 훌륭한 정치시스템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입니다. 즉 자유민주주의가 제대로 정착되고 실천되는 나라들이 정치 강국이라는 얘기죠. 사상도 북한의 주체사상이 주장하듯이 가장 위대한 사상은 인간과 인간의 삶을 최대한 존중해 주는 사상입니다.

군사강국도 저절로 되는 게 아니죠.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할 겁니다. 3대 세습, 주체 ․ 선군사상, 핵 ․ 미사일 개발, 인민들의 굶주림의 성적표로 평가하면 북한은 지금 자기가 추구하는 4개 강국 건설의 어느 단계쯤에 왔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