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라고 불리는 유럽연합 잔류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있었습니다. 잔류 쪽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 세계가 초기에 예견했으나, 예상외로 탈퇴표가 더 많아 결국 영국은 지난 43년 동안 유지해 오던 유럽연합가입국 지위를 벗어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당장 효력을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요, 앞으로 2년간 무역협정과 관세, 영사협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내용들이 다시 협상되고 마무리되어야 발효가 됩니다.
전 세계가 이 사태로 큰 충격을 받았는데요, 특히 금융시장이 선거결과발표 당일 하루 종일 요동을 쳤습니다. 일본 주가는 전일대비 7.92% 빠졌고 유럽, 미국 등 금융시장도 크게 출렁이었습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때문에 금값은 5%나 뛰었고, 일본엔화도 100엔 선이 깨지면서 강세를 보였으며 반대로 영국 파운드는 10%이상 폭락해 198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죠.
금융시장의 파동원인은 세계5위 경제대국인 영국이 앞으로 금융 중심지의 지위를 잃을 것이라는 우려와, 경제의 불확실성 확산 때문입니다. 또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등 이번 투표에서 잔류 쪽을 선택한 지역이 독립운동을 벌여 영연방에서 떨어져 나갈 위험성도 증대되었기 때문입니다.
북한 언론도 이에 큰 관심을 보였는데요, 앞으로 2년 동안 유럽연합과 영국과의 복잡한 협상과정, 연합탈퇴를 배격하던 영국의 한 여성국회의원의 살해사건, 영국이 유럽의 경제위기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난민대열로 유럽연합과 오랫동안 마찰을 빚어온 것 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하였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영국은 어떤 나라로 알려져 있을까요? 아마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이름을 떨친 늘 담배를 물고 다니던 윈스턴 처칠이 먼저 떠오를 겁니다. 그리고 냉전시기 공산권과 치열하게 대결했던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수상도 잘 아실 겁니다.
그리고 문학, 예술부문 인물들도 꽤 많이 알려져 있죠. 누군가가 인도와도 바꿀 수 없다고 한 극 작가 셰익스피어, 탐정영화, 소설에서 유명한 셜록 홈즈. 그중에서도 짜쁘링(채플린)이라고 하면 알 만한 사람은 모두 알죠.
북한에서는 비록 바보의 전형처럼 알려진 찰리 채플린은 영국의 영화배우, 감독으로서 세계가 낳은 천재적인 코미디언입니다. 특히 그는 무성영화시기에 큰 활약을 했는데요, 자기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리틀 트램프'를 통해 전 세계의 아이콘이 되었고, 이 캐릭터는 영화 산업계 역사상 가장 중요한 캐릭터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찰리 채플린, 셜록 홈즈, 로빈 후드, 제임스 본드, 엘리자베스 여왕의 나라, 그리고 한 때는 수많은 식민지들을 거느린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으로 불리던 영국이 지금 브렉시트로 큰 변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채플린은 이런 말도 남겼죠.
'웃음이 없는 하루는 버린 하루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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