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미국북한인권위원회 김광진 객원연구원이 전해드립니다.
'쌕쌕이'라는 말은 6.25전쟁 당시 하늘을 날아다니던 제트기를 가리킨 말입니다. 남한의 국어사전에는 '쌕쌕이, 명사, 쌕쌕 소리를 내며 빨리 난다는 뜻으로 제트기를 일컫는 말'이라고 올라있습니다.
남쪽과는 달리 늘 전시체제로 살아야 하는 북한에서 '쌕쌕이'는 전쟁을 겪은 노년층은 물론 젊은이들에게도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들에게는 전쟁과 공포, 폭격보다는 장난감으로 더 익숙한 단어입니다.
북한에서 '쌕쌕이'는 '저주'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왜냐면 전쟁당시 소련제 비행기가 있었지만 수적으로 열세 해 미군주도 유엔군에 제공권을 완전히 내주었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북한군이 감행한 무차별 해안포 공격으로 요즘 남한에서는 대북응징과 규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며 주민들의 안보의식도 어느 때보다 예리해지고 있습니다. 남북사이의 군사력 평가와 비교도 부쩍 늘었고요.
한 일간지에는 이번 북한의 무력도발 시 충돌할 뻔했던 5대의 북한 '미그-23과 8대의 남한 F-15K, KF-16의 전력을 비교한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날 공중전이 벌어졌다면 그 결과가 어땠을 가를 평가하는 내용이었죠. 결론은 남한 F-15K의 일방적인 승리였습니다. 이유는 전투기의 눈인 레이더 성능과 압도적인 화력, 전자장비 시스템에 있었습니다.
'미그 23'은 레이더로 75km를 탐색하지만 F-15K는 220km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북한공군은 남한 전투기를 발견하기도 전에 공격을 받는다는 얘기죠. 북한에서는 도입할 엄두도 못 내는 미국의 AWACS 공중조기경보기의 지원을 받으면 전력차가 더 벌어집니다.
물론 공중전의 승패는 조종사의 기량, 정신력, 경험, 전투상황 등 많은 것에 종합적으로 달려있을 겁니다. 그러나 성능 면에서 적기를 발견하기도 전에 공격을 받는다면 이는 전투가 아니라 일방적인 격추로 끝날 확률이 높습니다.
실제 1982년 1차 레바논 전쟁 당시 이스라엘 전투기 F-15 40대는 3일간의 공중전에서 한대도 떨어지지 않고 시리아의 미그-23, 25기를 44대나 격추시켰습니다. 북한에서도 늘 강조하는 '현대전은 전자전, 기술전'이라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 하겠습니다.
2003년 이라크 전쟁이 터지자 북한은 각 나라에 주재한 공관원들에게 전쟁자료를 수집하여 보낼 것을 긴급지시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지만 당시 외국에서는 전쟁을 실시간으로 중계했습니다.
외신 보도 자료를 비디오로 녹음하면서 놀랐던 것은 위성항법조종으로 목표물을 타격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정밀도, 땅속 30m, 콘크리트 6m를 뚫고 들어가 터지는 벙커버스터의 파괴력, 육군의 진격 전 시야 권은 물론 그 밖의 목표물도 샅샅이 찾아내 공격하는 탱크의 위력 등이었습니다. 그 때 한 외국전문가에 따르면 토마호크는 건물 임의의 창문, 임의의 부위도 정확히 타격 가능하다고 합니다.
현대전은 일반인들의 예상처럼 군인들이 물리적으로 대치해 싸우는 것이 아닙니다. 지상, 해상, 공중 할 것 없이 시야 권 훨씬 밖에서 입체적으로 벌어집니다. 결국 승패는 싸우기 전에 이미 결정 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미사일이 어디서 날아오는 지도 모르고 자칫 총 한방 쏴보지 못하고 일방적으로 끝나기도 하죠. 게다가 무인정찰기, 무인폭격기, 로봇 등 최신 현대기술은 군인의 참전 없이 기계가 전투를 종결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이 두려워 김정일은 당시 수집한 이라크전 자료를 일부 장성들과 전략가들과만 공유하고 주민들과 군인들에게는 비밀로 붙였습니다. '적'의 기술력, 무장력을 알면 공포가 생기고 사기가 저하되며 전투의욕을 상실한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즉, '인민군병사'들은 명령에 따라 육신이 총폭탄이 되어 죽으라는 것이죠. 이것이 북한 최고사령부의 전략이며 김정일식 '선군정치'입니다.
사랑하는 북한형제여러분! 무기와 기술의 좋고 나쁨을 떠나 그리고 군사력의 차이를 떠나 전쟁과 동족상장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민족의 재앙, 인류의 재앙입니다. 북한인민들이 지금 원하는 것은 대대로 김 씨 왕조의 노예로 사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김 씨 왕조의 총알받이로 희생되는 것은 더더욱 아닙니다. 그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포근한 잠자리와 인간다운 음식, 따뜻한 가족의 사랑입니다.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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