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2016년 7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공사가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했습니다. 다양한 언론 인터뷰와 강연, 탈북자들이 출연하는 유명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북한 김정은 정권의 정통성을 꼬집은 것입니다.
태 공사는 김정은 정권의 3대 세습 허구성에 대해서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태 공사는 김정일의 경우 후계자가 되기 전 10년 동안 노력하면서 걸림돌인 삼촌 김영주와 자기 이복동생들을 제거하며 후계자가 되었지만 김정은은 명분도 정체성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김정일은 북한에 유교적인 문화가 있어 아버지는 '빨치산 대장', 어머니는 '빨치산 대원'으로 선전하며 후계자 정체성을 만들 수 있었지만 김정은에게는 이런 것들이 전혀 없다는 것이죠.
특히 김정은의 생모 고용희는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낮은 째포(재일동포) 출신이기 때문에 김정은이 이른 바 백두혈통을 강조하면서도 집권 5년차에까지 자기 생모를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하기는커녕 이름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의 말처럼 고용희는 째포출신이며 고용희의 아버지 고경택은 한국 제주도 출신입니다. 고경택은 해방 전 일본 '히로타 군복공장'에서 일하면서 관리자로 승진하는 등 일본군에 협력한 친일분자 경력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일본 방위성 자료실에 있는 일본 육군성 극비문건으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김정은의 외할아버지는 이른 바 '남조선 출신'인데다 친일파라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은 쩍하면 백두산에 오르고 '백두의 칼바람', '백두 혈통', '백두의 정신' 운운하며 이를 자기 집권의 정통성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 집권 5년 동안 북한주민들을 핵•미사일 개발로 내몰고, 그로 인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경제난, 식량난을 겪게 했음에도 김정은은 신년사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고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을 위협하는 등 후안무치의 극치를 보여 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정은은 주민 생활고를 외면하고 핵 개발에만 몰두하는 현실을 합리화하기 위해 다른 나라 사례들을 명분으로 삼기도 하는데요, 리비아의 가다피가 자국민들의 손에 처형당한 것이 핵개발을 포기하였기 때문이라고 했고, 현재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내 준 것도 결국 핵을 포기했기 때문이라고 할 겁니다.
그러나 가다피는 튀니지에서 촉발된 이른바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인민봉기, 시민혁명이 리바아로 확산되면서 처단된 것입니다. 더욱이 봉기를 진압하기 위해 탱크와 비행기를 동원해 자기 국민에 대한 대량살상을 명령했기 때문에 UN안보리도 리비아 시민들을 지원했었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북한주민 인권유린행위 책임자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할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UN총회는 12년 연속으로 북한인권 관련 결의를 채택하고 있고요, UN안보리에 북한 인권유린책임자인 김정은을 처벌하도록 3년 연속 권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지금처럼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 고집하고, 주민들의 인권은 안중에도 없다는 식으로 행동한다면 머지않아 김정은이 국제형사재판소에 끌려가고, 북한에도 시민혁명이 일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대동강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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