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1월 6일 기습적인 북한의 핵실험에 이어 지금은 이란의 핵 포기, 국제사회의 제재해제라는 상반된 사건이 세계인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로서 유엔 포함,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는 오직 북한 하나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란은 지난해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주요 6개국과 핵 협상을 타결한 뒤 6개월 내에 11t에 달하는 농축 우라늄을 300kg만 남기고 전량 러시아에 반출하였습니다.
우라늄 생산 핵심 장비인 원심분리기는 1만 8천기를 6천기로 줄였고,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중수로의 불능화 작업도 완료해 핵과 관련된 국제사회의 제재에서 완전히 벗어나 서방과의 대결로부터 37년 만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복귀하게 되었습니다.
이 제재 해제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는데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3척의 이란 원유 수송선이 배에 가득 기름을 채우고 인도와 유럽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압바스 아쿤디 이란 도로․도시개발부 장관은 이날 유럽 에어버스 그룹에서 민항기 114대를 구매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이 미국과 유럽에 동결된 최대 천억 달러의 자산을 되찾을 수 있어 가능한 거래죠. 향후 5년간 매년 80-90대 정도의 항공기를 계속 살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석유는 당장 하루 50만 배럴을 수출할 것이고, 6개월 내에 50만 배럴을 추가로 판매할 수 있다 네요. 그야말로 석유 황금소나기를 맞는 거나 마찬가지죠.
이는 역으로 폭락하는 석유가격 하락을 부추겨 세계경제를 더욱 어렵게 한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앞으로 원유가격이 배럴당 10달러까지 떨어질 우려도 내놓고 있죠.
8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시장이 개방됨으로서 앞으로 남한을 포함해 국제사회에 큰 기회로 되기도 합니다. 미국과의 협력강화로 '이슬람국가'로 불리는 IS격퇴전도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북한에는 '고난의 행군'이 만들어낸 이런 유머도 있습니다. '부모는 우리를 국정가격으로 키웠지만, 우리는 부모를 야매가격(시장가격)으로 부양해야 한다.' 오랫동안의 경제난이 만들어 낸 씁쓸한 말입니다.
사회주의를 건설한 북한이 한 때 국정가격이라는 '수혜'를 보았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은 이 사회주의의 고수 때문에 '야매가격 부양'이라는 어려움의 부메랑을 맞고 있는 셈이죠.
북한의 경제난은 사회주의 시장의 붕괴, 국제사회의 제재, 자연재해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결정적으로는 행위의 주체인 북한자체에 있습니다. 주체사상의 원리죠.
치약, 칫솔도 제대로,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면서 미국을 '초토화 할 수 있는 핵무기'를 지속 개발한다니 앞으로 국제사회의 더욱 강력한 제재로 사회주의를 지킨다는 북한에서 '국정가격'은 완전히 사라지고 '야매 가격', '야매 부양', '야매 장사', '야매 생산'이라는 야매천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주의를 지키기 위한 핵 때문에 사회주의적 요소가 완전히 사라진 야매사회를 만드는 것, 참 아이러니가 아닐까요?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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