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서울에서는 북한이 보낸 무인기 사건으로 떠들썩합니다. 백령도, 경기도 파주에 이어 강원도 삼척에서도 추락한 무인기가 발견되었으니 북한에서 날린 무인정찰기가 얼마나 자주, 그리고 샅샅이 남쪽을 들락날락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미국언론은 초보적인, 원시적 수준의 골동품이라고 평가 절하했지만 김정은이 벌써 소형 핵폭탄을 설치해 타격 준비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해, 그리고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자폭이 가능한 무인기 발굴도 가능해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율을 내는 무기라 하겠습니다. 한쪽에서는 북한주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 헐벗고 굶주리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무력적화통일을 포기하지 않고 국가의 모든 재원을 국방에 투자하고 있으니 북한의 미래가 정말 걱정되네요.
북한에는 이런 구호가 있죠.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그런데 정작 북한인민들은 아무리 어렵고 고생해도 노동당의 구호대로 웃으며 살고 있지 못합니다. 오히려 중국인민들이 가는 길 순탄해도 웃으며 가고 있죠.
그럼 중국인민들이 북한판 유머를 어떻게 공유하는지 한번 볼까요? 중국 교육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을 풍자하는 내용입니다.
'북한 집단농장의 농장원 정만용씨가 강에서 고기 한 마리를 잡았다. 정씨는 기쁜 마음으로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이것 봐. 우리 오늘 물고기 튀김을 먹을 수 있겠어!'
'기름이 없잖아요?'
'그럼 찜을 하자.'
'솥이 없어요!'
'그럼 구워 먹자.'
'땔감이 없는데......'
화가 난 정씨가 다시 강으로 가서 물고기를 놓아줬다.
물고기는 물에서 원을 그리며 노닐다가 윗몸을 물 밖으로 내밀더니 오른쪽 지느러미를 치켜들고 흥분된 목소리로 크게 외쳤다.
'김정일장군 만세!''
또 다른 이야기입니다.
'김정일이 집단농장에 현지시찰을 나갔다가 귀여운 돼지들을 보고 순간 기분이 좋아서 돼지들 가운데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신문에서 이 사진을 보도하려고 하는데 편집자는 사진 제목 때문에 난처해지고 말았다.
'음.......'김정일동지가 돼지와 함께 계신다'.......이건 아닌 것 같고, '돼지가 김정일동지와 함께 있다'.......이것도 아닌 것 같은데.......'
결국 신문이 출판됐다. 사진 밑의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왼쪽에서 세 번째 분이 김정일동지다!''
'부시, 푸틴, 김정일이 백악관에서 회담을 마치고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때 개 한 마리가 옆으로 지나갔다.
세 사람은 누가 더 말재주가 좋은지 내기를 걸었다.
먼저 부시가 개에게 다가가 말을 했다.
'이리와! 우리 미국에는 풍족한 생활과 자유, 민주주의가 있어.'
개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계속 앞으로 뛰어갔다.
이번엔 푸틴이 개를 따라가며 말했다.
'이리와! 우리 러시아에는 넓은 국토와 풍부한 석유가 있어.'
개는 여전히 앞을 향해 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김정일이 개에게 다가가 뭔가 소근 거리자, 개는 즉시 발길을 돌려 반대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부시와 푸틴은 탄복하여 어떻게 개를 설득했냐고 김정일에게 물었다.
'나는 개에게 저 앞에는 조선의 주체사상이 있다고 말했소.''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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