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대의 우리식 ‘3대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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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은어와 유머를 통해 북한사회를 이해하는 '김광진의 대동강 이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 김광진씨가 전해드립니다.

친애하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모두 다 모내기 전투에로!'의 당의 전투적 구호 밑에 먹는 문제 해결을 위한 농촌동원에서 연일 혁신적 성과를 거두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최근 김정은 부부의 지휘관들의 전투비행기술 경기대회 관람소식과 장거리 포병부대 포사격 참관내용을 보니까 군 장성들의 어깨별에 또 변화가 생겼더군요. 김명식 해군사령관과 윤동현 인민무력부 부부장이 중장에서 별 3개인 상장으로 진급해 있었습니다.

지난 4월 26일 군 총정치국장 최룡해를 해임하고 황병서를 앉힌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같이 결정된 것 같습니다.

김명식은 동해함대사령관 출신으로 김정은체제가 공식출범한 2012년에 해군사령관에 임명되면서 중장 계급장을 달았다가 이번에 2년 만에 또 한 계급 승진하면서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죠.

아마도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의 첩이었던 자기 어머니 고영희와 서자인 자신의 신분으로 강원도 지역 별장에 오랫동안 숨어 지낼 때 직접 면식을 익힌 것 같습니다.

김명식에 비하면 부부장 윤동현과 포병사령관 박정천의 계급은 오르락내리락 을 반복했죠. 윤동현은 김정일 체제에서는 오랫동안 상장의 별을 달고 있었지만, 김정은의 변덕에 의해 지난해 4월께 중장으로 강등되더니 10월에는 다시 소장으로 내려갔습니다.

박정천은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중장으로, 지난해 4월에는 상장으로 진급했으나 지난달 1일 중장의 계급장을 달고 나타났었죠.

북한의 간부사업원칙상 일반 중앙기관 정무원들도 한번 간부발령을 내리면 최소한 6개월은 인사사업을 하지 않는데 김정은체제에서 이 모든 것들이 다 뒤범벅이 돼버린 모양입니다.

더욱이 아래 지휘관들, 병사들에게 권위와 영을 세워야 할 군 장성들, 지휘관들의 별이 하룻밤 사이에 뗐다, 붙었다를 반복하고 있으니 무슨 애들 군사놀이 같네요.

그래도 김정은을 포함해서 군 장성들의 군사놀이는 좀 괜찮아 보입니다. 왜냐면 왕별을 뗐다, 붙였다하니까요. 군 사령관들은 최소한 별 3개는 보장이 되고 또 이것이 목표겠죠?

그러나 인민군 병사들의 '군사놀이'는 차원이 다릅니다. 이들은 죽기 살기로 생계를 위해, 자기 운명의 개척을 위해 전쟁, 혁명을 치러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은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도 자기들 나름의 3대혁명으로 바꿔 한다면서요. 하나는 노동당 입당의 혁명, 다른 하나는 대학추천의 혁명, 그리고 마지막은 힘 있는 집안의 딸을 쟁취하는 혁명이랍니다. 결국은 당에서 하라는 사상, 기술, 문화의 3대혁명은 하지 않고 모두가 동상이몽을 하는 셈이죠.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고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라는 주체사상의 요구대로라면 뭐 별로 틀린 행동이 아닙니다. 더구나 노동당에 입당 많이 할수록, 대학에 가려는 향학열이 높을수록 당국에 해로운 것은 없으니까요.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요즘은 당과 수령에 대한 충실성이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달러, 돈에 의해 좌우지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결국은 자본주의 원리가 북한 군인들의 운명, 행동양식을 규정한다는 말이죠.

이렇게 군인들이 3대혁명도 자체로 해석해서 하니 앞으로 조선혁명도 인민들이 모두 자체로 해석해서 할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벌써 그렇게 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대동강 이야기'의 김광진이었습니다.